[스포츠니어스 | 아산=김귀혁 기자] 송승민과 유강현의 호흡은 '세대 차이'에서 비롯됐다.

19일 충남아산은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2 2022 21라운드 서울이랜드와 맞대결을 벌였다. 경기는 지속적으로 유강현과 최범경을 앞세워 서울이랜드의 골문을 노렸지만 상대 윤보상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경기는 0-0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이날 결과로 충남아산은 승점 1점 만을 추가하며 기존 순위인 5위를 유지했다.

<스포츠니어스>는 경기 전 사전 인터뷰에서 충남아산 송승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먼저 경기 각오에 대해 묻자 송승민은 "우리가 홈에서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앞으로의 3연전이 굉장히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경기만 잘해놓는다고 하면 우리가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답변했다.

지난 라운드 대전과의 경기에서 충남아산은 박세직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전반 36분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공을 끌고 들어온 최범경이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송승민에게 패스를 넘겨줬고 이 공을 송승민이 감각적인 원 터치 패스로 박세직에게 넘겨줬다. 이후 공을 받은 박세직은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 지으며 대전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재미난 상황이 펼쳐졌다. 경기 종료 후 박세직이 믹스드존에서 인터뷰를 하는 동안 송승민이 나타나 "내가 패스를 줬다"고 농담을 건네며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이에 박세직은 송승민이 지나가자 "내가 시즌 초반 전남전 때 기가 막힌 패스를 (송)승민이가 놓쳤다. 하지만 나는 오늘 승민이의 패스를 골로 연결했다. 그런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며 응수했다.

하지만 송승민은 이런 농담이 익숙했다. 그는 "그 발언에 대해서 따로 한 말은 없다"면서 "워낙 (박)세직이 형과 사이도 좋고 서로 농담도 많이 주고받는다. 그런 것에 있어서는 유쾌하게 넘어간다. 다음에 내가 득점을 하고 세직이 형한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장면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송승민은 올해 충남아산에 입단했다. 1992년생인 그는 다소 젊은 선수들이 많은 충남아산에서 비교적 고참급에 속한다. 하지만 그에게 권위의식 따위는 없었다. 지난 FC안양과의 13라운드 경기에서 골을 넣은 송승민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축구 외적으로 선수들과 소통해야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선수들도 나에게 장난을 많이 친다"면서 특유의 '인싸력'을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최근 공격진에서 좋은 호흡을 과시 중인 유강현과도 마찬가지였다. 유강현과 최근 호흡에 대해 송승민은 "축구 관련 이야기도 많이 하고 운동장 밖에서 사적으로도 많은 대화를 하려고 노력한다"면서 "서로 장난도 많이 치고 선후배 관계를 떠나서 친형과 동생 같은 느낌으로 대한다. 서로 벽이 없다 보니까 더 잘 통하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경기장 안에서는 물론 평소 유강현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말을 꺼냈다.

그렇다면 주된 대화 소재는 뭘까. 이에 송승민은 '세대 차이'라고 답했다. 유강현은 1996년생으로 송승민에 비해 4살 어리다. 송승민은 "라커에서 스피커로 옛날 노래를 틀으면 (유)강현이와 같은 어린 친구들이 이런 노래가 있냐고 하면서 놀란다"라면서 "서로 '이 노래 아냐'고 물었을 때 모른다고 하면 그걸로 놀린다. 너무 올드하다고 하더라"라며 일화를 소개했다.

대체 무슨 노래였길래 유강현이 놀란 걸까. 송승민은 "제목은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유승준 노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린 친구들은 누군지 아예 모르는 것 같더라. 이런 노래 듣냐고 놀린다"라면서 "그러면서 팀 분위기도 좋아지는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놀리면 (박)주원이 형은 '승민아 우리 때랑은 다르다. 애들이 뭘 알겠냐. 솔직히 우리 때 노래가 더 좋긴 하지'라고 응수한다"라며 밝은 표정으로 답했다.

이토록 좋은 분위기 속에 충남아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리그 5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달리고 있었다. 변수는 여름이다. 7월부터 계속 경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활동량이 장점인 송승민에게도 영향이 있을 법했다. 이에 송승민은 "아직까지 크게 문제는 없다"라면서 "더 더워지는 무렵에 경기 수가 많더라. 이를 대비해서 먹는 걸 더 신경 쓰려고 노력한다"라고 몸 관리 비결을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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