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 | 울산=조성룡 기자] '전반 울산'이 바뀌지 않으면 공든 탑이 또다시 무너질 수 있다.

19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울산현대와 전북현대의 경기에서 원정팀 전북이 전반전에만 세 골을 넣으면서 홈팀 울산을 3-1로 꺾었다. 전북은 쿠니모토의 두 골과 바로우의 한 골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고 울산은 엄원상이 만회골을 넣었지만 더 따라가지 못했다.

그동안 울산의 가장 큰 고민은 '선제 실점'이었다. 항상 먼저 한 대 맞고 시작하는 형국이었다. 홍명보 감독도 "경기 전에 선제 실점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또 선제 실점을 한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나마 공격력으로 역전승을 많이 거뒀기에 망정이지 다른 팀이었다면 승부를 뒤집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분명 울산은 이 부분을 개선해야 했다. 물론 많은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에 차출된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3주 간의 A매치 휴식기가 있었다. 울산은 휴식기 동안 통영에서 문제점을 보완해왔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오히려 그동안 누적된 전반전의 문제점이 한꺼번에 다 터진 모습이었다.

홍명보 감독도 기자회견장에서 이 질문이 나오자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강하게 "울산이 선제골을 내주는 문제는 현재 만의 문제가 아니다. 울산은 전통적으로 1분부터 15분까지 실점하는 비율이 다른 팀보다 훨씬 높다"라고 말했다. 무언가 화가 난 것 같은 모습이기도 했다.

어쨌든 홍 감독 입장에서는 이 전통을 깨야한다. 올 시즌 울산의 경기력은 높게 평가할 만 하다. 하지만 이 전반전의 모습이 계속해서 발목을 잡는다. 물론 홍 감독은 "여기서 우리가 다음 스텝을 밟을 것인지 또 같은 형태가 될 것인지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개선을 다짐했다.

이게 결국에는 향후 우승 향방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제법 있어 보인다. 경기 후 울산의 장내 아나운서는 "파도를 넘고 시련을 이겨내겠다"라는 코멘트를 했다. 아직까지 울산은 이 거센 파도를 넘지 못했다. 이 파도를 넘어야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전반 45분은 경기의 절반이기 때문이다.

이날 울산은 많은 부분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중원 싸움에서 완전히 밀린 상황에 전반전의 아쉬운 수비 집중력이 더해지니 와르르 무너졌다. 그나마 후반전에는 만회를 하려는 의지가 보였다. 솔직히 후반전처럼 전반전에도 경기를 했다면 이런 실망스러운 장면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여전히 울산은 K리그1 1위다. 2위 제주유나이티드와의 승점 차는 7점이다. 올 시즌 울산은 공들여 탑을 잘 쌓고 있다. 하지만 자꾸만 전반전의 경기력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그리고 결국 이번 현대가 더비에서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홍명보 감독도 "중요한 메시지를 준 경기"라고 표현했다. 이제 이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선수단의 몫이다.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