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나 많이?’ 충남아산의 커피 선물에 담긴 이모저모

ⓒ충남아산 구단 공식 SNS 캡처

[스포츠니어스 | 아산=김귀혁 기자] 충남아산의 커피 선물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었다.

19일 충남아산은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2 2022 서울이랜드와의 21라운드 경기에서 송승민의 득점이 VAR 끝에 오프사이드로 선언되는 악재 속에 0-0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이날 무승부로 충남아산은 승점 1점 만을 추가한 가운데 4위 FC안양에 다득점에서 밀리며 경기 전 순위인 5위 자리를 유지했다.

최근 충남아산의 분위기가 좋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6경기에서 3승 2무 1패의 상승세와 함께 순위도 플레이오프권을 가시권에 둔 상황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 6경기에서의 1패 역시 선두인 광주FC를 상대로 한 지난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12분의 혈투 끝에 2-3으로 석패한 것이었다. 광주의 올 시즌 모습을 떠올린다면 충남아산 입장에서도 본인들의 강점을 유감없이 뽐낸 경기였다.

이러한 모습 덕에 최근 충남아산에는 커피 관련 게시물이 인스타그램에 자주 등장한다. 보통 커피 선물의 경우 더운 날씨에 고생하는 선수 및 구단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충남아산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커피 선물을 게시물을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충남아산이 눈에 띄는 점은 최근 팀의 상승세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충남아산 구단 관계자는 “보통 선수들마다 방침이 있는 것 같다”면서 “라운드 베스트일레븐에 선정되거나 MVP를 받을 경우에 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아니면 구단 자체적으로 ‘푸드렐라 MOM’을 수상 받을 경우에도 커피를 쏜다. 아무래도 소정의 상금이 나오기도 하고 내가 혼자 한 게 아니라 모두가 같이 했다는 의미에서 선물을 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경기 충남아산은 경기 전 박세직과 박주원의 푸드렐라 MOM 시상식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커피를 받으면 잘해줘서 고마운 마음이 크다”면서 “너무 많이 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번 시즌이 워낙 상승세다 보니까 선수들이 무언가에 선정될 때마다 커피를 받고 또 SNS에 올려야 한다. 커피 관련 게시물이 너무 많이 올라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기분 좋은 걱정을 이야기했다.

실제 충남아산은 올 시즌 총 6번의 커피 관련 게시물은 업로드했다. 유강현을 시작으로, 박주원, 송승민, 박세직뿐만 아니라 박동혁 감독 역시 이 게시물의 주인공이었다. 물론 이외에도 커피 선물을 받았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통 라운드 당 베스트일레븐에 세 명이 들어갔다고 치면 하루하루 나눠서 커피 선물을 준다”며 일일이 게시물을 올리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선수단과 직원들을 합하면 수십 명에 달한다. 메뉴를 취합하는 과정도 꽤나 복잡할 수 있다. 아메리카노와 같은 메뉴로 통일하기에는 선수의 마음이 잘 전달되지 않는 느낌도 든다. 이에 구단 관계자는 “선수단 매니저가 직원들에게 ‘누구누구가 커피를 쏜답니다’라면서 메뉴를 취합하라고 전달한다. 그러면 우리는 이에 맞게 메뉴를 선정한 뒤 말해준다”면서 “이전에 박동혁 감독님도 커피를 쏘시면서 직원들에게 ‘커피 뭐 마실래? 주무한테 커피 메뉴 받아와라’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경기장에 있던 ‘가물치’ 김현석 사무국장과 전혜자 대표이사 역시 선수들의 커피 선물에 감사함을 표했다. 전혜자 대표이사는 “사실 커피를 받을 때마다 감격스럽다”면서 “선수들이 사무국 직원까지 신경 써준다는 마음에 상당히 감사하다. 이런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낀다. 사실 시즌 전에는 이렇게 커피를 많이 마실 줄 몰랐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전 대표이사는 “선수단이 그런 베풀 수 있는 마음을 가졌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커피 선물을 받을 때마다 우리 사무국은 ‘제대로 서비스를 해줘야 선수들이 힘을 얻고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다. 서로 간 신뢰 관계가 쌓이는 것 같다. 우리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사무국의 중요함을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커피 선물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그렇다면 커피를 선물하는 당사자들의 입장은 어떨까. 지난 17일 선수단과 구단 사무국에 커피를 돌린 골키퍼 박주원은 “지난 번에는 K리그 베스트 일레븐에 들었을 때 커피를 샀고 이번에는 푸드렐라 자체에서 주는 상을 받아서 샀다”면서 “사실 푸드렐라에서 받은 거 그대로 나가는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베푸는 게 우리 팀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해 기쁜 마음으로 샀다”라고 밝혔다.

박동혁 감독은 조금 다른 이유가 있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은 “동기부여 측면에서 자주 사는 것 같다”면서 “훈련이나 회복할 때 족구를 많이 한다. 여기에 나는 프로 선수라면 승부 근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간단한 게임에도 내기를 거는 경우가 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많이 산다. 프로에 몸을 담고 있는 선수들은 매년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잦은 커피 선물의 이유를 동기부여로 이야기했다.

gwiman@sports-g.com

이 기사의 단축 URL은 https://www.sports-g.com/Rq30f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