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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ㅣ탄천=명재영 기자] 아시안컵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대구에 집중하는 고재현이다.

18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16라운드 성남FC와 대구FC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는 후반 18분 대구 제카가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후반 22분 성남 구본철이 동점을 만들면서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바야흐로 고재현의 시즌이다. 2018년 데뷔 이후 꾸준히 유망주로 언급되던 고재현은 이번 시즌 리그 13경기에서 6골을 기록하면서 대구의 핵심 자원으로 거듭났다. 고재현은 이날 경기에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하면서 최전방에서 성남의 골문을 노렸다.

고재현은 A매치 휴식기 기간에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AFC U-23 아시안컵에 참가했다. 황선홍 감독의 부임 이후 첫 번째 대회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대표팀은 조별 예선 3경기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우려를 자아냈고 결국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하면서 대회를 조기 마감했다.

대표팀에서도 고재현의 입지는 단단했다. 첫 경기인 말레이시아전을 제외하고 전 경기에 출전했다. 3차전 태국전에서는 결승 골을 기록하면서 팀의 8강행을 이끌기도 했다. 문제는 일본전이었다. 준결승 티켓을 두고 치른 숙명의 한일전에서 고재현의 역할은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중앙 미드필더이긴 하지만 공격 작업에 강점이 있는 고재현은 이날 생소한 역할을 소화하면서 고군분투했다.

결국 팀은 0-3 대패했고 고재현은 아쉬움 속에 조기 귀국했다. 고재현은 경기 전 <스포츠니어스>와의 만남에서 "일본 선수들의 기술과 조직력이 확실히 좋았다"면서 "우리는 준비 기간도 짧았고 중간에 합류한 선수도 있었다. 어쨌든 진 것이다. 일본에 졌다는 사실 자체가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고 대회를 되돌아봤다.

고재현에게 제일 아쉬운 것은 준비 상태였다. 대표팀은 대회 직전 제대로 된 평가전도 치르지 못한 채 바로 본선 무대를 밟았다. 고재현은 "우리 팀 선수들 모두 개인 능력은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발을 맞출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조직력 문제가 크게 드러난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의 포지션 논란에 대해서는 성숙한 답변으로 이어갔다. 고재현은 "결과적인 것이다. 성적이 좋지 않다 보니까 이야기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좋은 성적이었으면 이야기 자체가 안 나왔을 것"이라면서도 "감독님이 중원에서 일본 미드필더를 많이 마크하면서 팀에 수비적으로 도움을 주라고 지시하셨다. 뛰는 것 자체는 문제 없었지만 공간을 파고들거나 적극적인 플레이가 내 장점이기 때문에 답답한 느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아쉬움만 남은 대회지만 고재현의 시간은 대구에서 이어진다. 고재현은 이번 시즌 대구에 대해 "가족 같은 분위기다. 목요일에 귀국했는데 형들이 휴식기 동안 잘 쉬고 잘 준비했다는 게 느껴졌다. 이대로만 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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