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안양=김귀혁 기자] 이창용은 인터뷰 내내 무거운 표정이었다.

18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FC안양과 대전하나시티즌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21라운드 경기에서 안양이 대전 송창석과 공민현에게 먼저 실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조나탄의 두 골로 2-2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결과로 안양은 충남아산을 밀어내고 다시 4위 자리에 올라섰다.

경기 전 <스포츠니어스>와 이야기를 나눈 안양 이창용은 진중하면서도 무거운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퇴장 공백 때문이다. 이창용은 지난 17라운드 서울이랜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5분 상대에 대한 거친 태클로 VAR 판독 이후 퇴장을 명령받았다. 이 퇴장 징계로 인해 이창용은 지난 경남FC와 광주FC와의 경기에서 나오지 못했다.

먼저 경기 각오에 대해 묻자 이창용은 "나는 뛰지 못했지만 전 경기 타격이 너무 컸다. 기술적으로 뭘 한다기보다 한 발이라도 더 뛰려는 비장한 마음가짐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지훈련 당시 본인의 심정을 전했다. 퇴장 징계를 받은 지난 경남과 광주와의 경기 사이에 안양에는 휴식기가 있었다. 11개 팀이 경쟁하는 K리그2 특성상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휴식기였다.

이 기간 안양은 벌교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이창용 입장에서는 무거운 마음을 가진 채로 훈련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사실 마음이 무거웠다"면서 "하지만 내 기분과 상황들로 인해 무거운 마음인 채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벌교에 있을 때도 경기에는 못 뛰지만 뛸 수 있는 사람인 것처럼 지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주현우를 언급했다. 퇴장 장면 때문이었다. 지난달 22일에 펼쳐진 서울이랜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4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주현우는 크로스를 올리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공을 빼앗겼다. 이후 서울이랜드 김정환이 역습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이창용이 반칙으로 제어했고 이것이 퇴장의 발단이었다.

이창용은 "퇴장을 당한 뒤에 (주)현우가 자기 때문에 그랬다고 하더라"라면서 "본인이 뺏긴 공이 퇴장으로 연결됐다고 말하면서 계속 나에게 미안하다고 전화가 왔다. 본인은 미안해하는데 아무래도 다음 경기에 뛰어야 되는 선수지 않나. 최대한 그런 것들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며 당시 주고받은 대화를 회상했다.

안양은 지난 광주전 포백을 새로 선보였다. 이날 경기에서도 포백과 스리백을 혼용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원래 스리백을 썼던 안양으로서는 꽤나 파격적이다. 벌교에서의 전지훈련 이후의 변화다. 중앙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는 이창용의 역할이 중요할 때이다. 이에 대해 이창용은 "동계 훈련 동안에는 스리백을 주로 훈련해왔다. 그런데 사실 그것뿐만 아니라 포백까지 소화하기 위해서 훈련을 해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창용은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를 전했다. 그는 "계속 아쉬운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 이를 달랠 수 있는 방법은 승리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사실 팬들께 드릴 수 있는 말씀이 별로 없다. 그럼에도 계속 응원해주시니까 이에 보답하고 이기고 싶은 생각뿐이다"라며 사전 인터뷰를 마쳤다.

gwima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