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쓸 맛 난다” 중국에서 포항 세리머니 지켜본 강상우의 반응은?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ㅣ포항=조성룡 기자] 포항스틸러스의 세리머니에 강상우(베이징궈안)도 화답했다.

17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포항스틸러스와 강원FC의 경기에서 홈팀 포항이 완델손, 이승모, 임상협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상대 골키퍼의 자책골에 그친 강원을 3-1로 꺾고 승점 3점을 획득했다. 포항은 순위를 2위까지 끌어 올렸고 강원은 11위로 내려갔다.

이날의 명장면은 역시 포항 선수단의 세리머니였다. 포항은 골을 넣을 때마다 단체로 ‘디발라 세리머니’를 했다. 베이징으로 떠난 강상우가 통 크게 소고기 회식을 지원해 보답의 의미로 한 것이었다. 김기동 감독부터 완델손까지 모두가 강상우와 소고기 이야기를 하며 싱글벙글이었다.

그렇다면 본인을 위한 세리머니를 강상우는 어떻게 봤을까? <스포츠니어스>는 베이징에 있는 강상우에게 연락해 세리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봤다. 저 멀리 베이징에 있지만 여전히 강상우는 포항에 대한 애정이 정말 큰 것 같았다. 이 남자 얼굴만 잘생긴 줄 알았더니 낭만도 있었다.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어요, 돈 쓸 맛 난다!”
사실 강상우는 포항 선수단의 세리머니를 실시간으로 지켜보지 못했다. 같은 시간 강상우의 소속팀 또한 메이저우하카와 경기를 치렀기 때문이다. 강상우는 경기를 마치고 나서 버스를 탄 이후에야 선수들이 세리머니를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엄청 연락이 많이 와있었다. ‘왜 많이 왔지?’하고 봤더니 선수들이 골 넣을 때마다 세리머니를 했다고 하더라.”

강상우는 이후 영상을 통해서 선수들의 세리머니를 직접 봤다. 강상우는 “첫 득점 장면에서는 구석으로 몰려가서 뭔가 엄청 하더라. 외국인 선수들마저 뭘 하려고 하는 것 같아 엄청 웃겼다”면서도 “선수들이 다 같이 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기분이 엄청 묘하면서 뭉클하고 감동이었다. ‘돈 쓸 맛 난다’라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웃었다.

특히 강상우에게는 더욱 더 ‘힐링’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강상우의 소속팀 베이징궈안은 상대가 퇴장 당하며 수적 우위까지 점했지만 2-2로 비겼기 때문이다. 강상우 또한 “우리 팀 분위기가 좋은 상황은 아니다. 이겨야 할 경기를 비겼다. 경기는 거의 진 느낌이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라면서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보면 치료가 됐다”라고 전했다.

강상우가 회식 주최한 이유 “작은 감사의 표시”
강상우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렇게 거하게 회식비를 낸 이유가 무엇입니까?” 포항 선수들의 SNS를 통해 알려졌지만 강상우가 포항 선수단을 위해 낸 회식비는 500만원이 넘는 큰 금액이었다. 강상우는 먼저 자신을 “포항에 오래 있었던 선수”라면서 “첫 프로 생활과 ACL 결승전 등 나름대로 추억이 엄청 많았다”라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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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내가 중국에 온 것은 나 혼자 만의 힘이 아니었다. 구단 프런트부터 동료 선수들까지 다 같이 도와줬기 때문이다”라면서 “어떻게 감사의 표시를 할 수 있을지 이런저런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회식을 생각했다. 나도 해드렸을 때 뭔가 기분이 좋고 받는 입장에서도 부담 느끼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했다”라고 말했다.

강상우는 구단과 상의해 회식비를 지원했다. 그는 “구단에 처음에는 회식을 시켜주겠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구단이 선수단 회식을 많이 주선했으니 어느 정도 가격이 나오는지 미리 물어본 다음 지원을 해드렸다”라면서 “대충 계산해서 드렸을 뿐인데 선수들이 또 보답을 해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강상우는 “정말 아름답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이적할 수 있었다. 포항도 나를 엄청 축하해주며 이적을 허락했고 나도 이적을 통해 포항에 뭔가 도움도 드린 것 같고 감사함도 느낀다”라면서 “나라는 선수가 중국에 있어도 포항에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내가 받은 만큼 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나는 포항을 항상 제 2의 고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강상우에게 “세 번의 세리머니에 그 금액이면 너무 비싼 것 아니냐”라고 묻자 그는 웃으면서 “앞서 말했던 것처럼 치료가 됐다. 그리고 내가 있었을 때 함께한 선수들이 많아 정말 세리머니를 열심히 해주더라”면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게다가 그날 경기에 포항이 이기니까 그림도 정말 좋았던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벌써부터 시작된 압박 “무슨 뜻인지 알지?”
포항 선수단은 강상우의 회식비 지원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완델손도 “고기 맛있더라”를 연발하면서 “강상우가 한 번 더 자리를 만들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고 김기동 감독 또한 “다음에는 나도 한 번 껴서 먹고 싶다”라는 작은 바람을 드러낼 정도였다.

이미 강상우에게는 압박이 들어간 상황이었다. 강상우는 “선수들이 소고기 회식의 힘으로 이겼다고 하더라. 그런데 (신)진호 형과 (임)상협이 형은 개인적으로 ‘세리머니 봤냐’고 연락이 왔다. ‘정말 감동이었다’라고 답하자 형들이 ‘이 정도면 무슨 소리인지 알지? 그러면 어떻게 행동해야 될지도 알겠네’라고 하더라. 진호 형이 그랬다”라고 말했다.

품격 있는 소고기 회식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포항 선수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어 강상우는 “형들이 ‘기다리고 있을게’라고 하더라. 내가 중국에서 돈을 더 많이 벌어야할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라면서 “사실 내가 세리머니를 바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보답을 받으니 고마웠다. 나중에 내가 다시 회식을 지원하면 그 때는 내게 어떤 식으로 보답을 해줄지 기대하고 있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특히 강상우는 형들마저 열심히 하는 모습에 웃으면서도 많은 감동을 받았다. 그는 “진호 형의 경우 그런 세리머니를 안할 것 같은 형이 더 열심히 하니까 더 웃겼다”라면서 “여기서 열심히 하다보면 다시 한 번 그런 자리를 만들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라고 여지를 남겼다.

훈훈함을 자아내는 이유 “포항 만의 분위기가 있어요”
포항은 많은 운영비를 쓰는 ‘부자 구단’이 아니다. 물론 기업구단이지만 자본주의 논리에 밀려 주축 선수들을 이적시켜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항은 뭔가 독특하다. 다른 팀에 있던 포항 출신 선수들이 ‘연어’를 자처하며 돌아오고 강상우처럼 떠난 선수들도 포항을 쉽게 잊지 못한다.

강상우는 “이게 포항만의 분위기”라고 말한다. 그는 “작년에 (신)광훈이 형, 진호 형, (오)범석이 형과도 이런 이야기를 했다. 다양한 팀을 경험해봐도 포항에는 포항만의 그런 분위기가 있다고 하더라. 내가 생각했을 때는 구단 프런트와 감독님 이하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의 마음이 잘 통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강상우가 꼽은 비결은 ‘희생’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그는 “구단 프런트와 감독님께서 항상 많은 걸 배려해주신다. 선수들이 그들에게 고마운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신다”라면서 “선수들이 그래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되고 그게 포항만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생각해보면 선수들이 내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고 해도 구단 프런트나 감독님 입장에서 어렵다면 하지 못했을 것이다”라면서 “내가 회식을 해주고 싶어도 구단 프런트와 감독님이 양해하지 않는다면 어려운 일이었다. 이게 다 일사천리로 됐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선수들이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첫 외국 생활 고군분투 중이어도 포항 잊지 않은 로맨티스트
베이징으로 이적한 강상우는 마냥 편한 외국 생활을 보내고 있지는 않다. 현재 중국 슈퍼리그(CSL)는 코로나19로 인해 독특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6개 팀씩 세 그룹으로 나눠 한 지역에서 몰아서 하고 있다. 중립 경기인 셈이다. 자유롭게 K리그 경기가 열리고 일상으로 회복 중인 한국과 대조적이다.

게다가 CSL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자유롭게 이동을 할 수 없다. 경기장 또는 훈련장과 호텔을 오갈 뿐이다. 경기와 훈련 외의 대부분 시간은 호텔에서 격리인 셈이다. 강상우 또한 “운동하지 않는 시간은 거의 쉬는 시간이다. 어디 나가거나 구경을 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래도 강상우는 열심히 베이징에 적응하고 있다. 그는 “외국 생활이 처음이다. 아직도 적응하는 단계다. CSL이 막 시작해서 모든 것이 새로우니 좀 정신이 없기는 하다. 모든 게 처음이다”라면서 “그래도 여기 조선족 형들이 필요한 것들을 챙겨주거나 최대한 많이 도와주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베이징 궈안

그래서 그런지 베이징 입단 때 “잘생겨서 이적했다”라고 말한 자신감도 살짝 떨어졌다. “그 때는 정말 은행에서 연예인으로 알아볼 정도로 얼굴 컨디션도 좋고 자신감도 있었다”라고 말한 강상우는 “지금 내 모습을 영상으로 보면 아닌 것 같다. 요새는 얼굴 컨디션이 조금 많이 떨어졌다”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강상우는 전 소속팀 포항을 살뜰하게 챙기고 있는 것이었다. 강상우는 웃으면서 “쉬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다보니 포항 선수들 등과 연락할 기회가 더 많아져서 그렇다”라고 말했지만 그만큼 포항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이야기였다. 얼굴이 조금 못생겨져도 괜찮다. 포항에는 강상우의 얼굴보다 마음이 훨씬 미남으로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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