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보다 더 유스 같은 수원삼성 이한도, “이 팀을 사랑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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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ㅣ명재영 기자] 수원삼성이 살아나고 있다. 지난 4월까지 리그에서 단 1승을 거두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던 수원은 이병근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5월에만 4승 2무 1패를 거둔 수원에 최근 많은 주목을 받는 이적생이 있다. 중앙 수비수 이한도다.

이한도는 2017년부터 지난 해까지 광주FC에서 핵심 전력으로 활약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수원에 합류한 이한도는 헌신적인 수비와 팬들에 대한 사랑을 아낌없이 나타내며 최근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4월에는 팬들이 선정하는 월간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조용하면서도 뜨거운 이한도를 <스포츠니어스>가 2일 수원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만나서 반갑다. 요즘 어떤가?
성적으로 나타나듯이 요즘 팀 분위기가 좋아져서 나도 기분이 좋다. 개인적으로 인터뷰가 팀에 합류하고 얼마 안 됐을 때 전지훈련에서 했던 것이 전부였다. 그 이후 처음이라 조금 어색하기도 하다.

팬들이 요즘 워낙 좋아해서 만나보고 싶었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팀에 온 지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응원해주시니 힘이 절로 난다.

경기를 보면 수원에 대한 애정이 엄청난 것 같다.
수원은 다들 한번 뛰어보고 싶은 팀 아닌가? 나 또한 그랬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소속감을 중요시한다. 수원에 몸을 담고 있기 때문에 수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수원 유스 출신의 향기가 난다. 혹시 매탄고를 다녔는가?
아니다. 하지만 수원고와 용인대를 나왔다. 학교가 근처라서 수원월드컵경기장(빅버드)에서 경기를 많이 봤다.

이 정도면 이적해서 바로 적응했을 것 같다.
그건 또 아니다. 처음에는 아는 선수도 별로 없어서 너무 어색했다. 그런데 동료들이 먼저 다가와 주고 훈련을 계속 같이하면서 조금씩 마음을 녹일 수 있었다. 불투이스도 새로 왔지만 이기제, 민상기, 장호익 등 모두 베테랑이라서 조직력은 생각보다 빨리 맞출 수 있었다.

4월에 열린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날 주장 완장을 찼다. 당시에 팀에 코로나19 감염으로 이탈한 선수가 많았다. 형들이 대부분 못 나오는 상황에서 주장 완장을 차라는 코칭스태프의 지시가 있었다.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경기가 안 풀렸다. 너무 분했다. 원정이지만 많은 팬이 응원해주셨는데 결과가 안 좋아서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 ‘나 때문에 졌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병근 감독 부임 후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나서고 있다.
FA컵 김천상무 원정에서 처음 나섰다. 사실 프로에서는 뛰어본 적이 없는 역할이다. (최)성근이 형, (유)제호 등 기존에 뛰던 선수들이 부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신 셈이다.

프로에서 처음 소화하는 것 치고는 잘하는 것 같은데?
일단 모든 기회가 소중하니까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물론 부담스러운 것도 있다. 프로 생활 내내 중앙 수비만 봤다. 최후방에서 막는 것만 생각하면 되는데 수비형 미드필더로 경기에 나가게 되면 공수 연결까지도 생각해야 한다. (한)석종이 형같이 공격적인 역할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더 신경이 곤두선다. 경기 전에 항상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데 요즘은 중앙 수비랑 수비형 미드필더를 둘 다 하니까 조금 헷갈릴 때도 있다(웃음).

이한도는 최단기에 슈퍼매치에 주장을 완장을 찬 이적생이 되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5월에서야 팬들의 응원을 제대로 맛봤다.
5월 5일 어린이날 울산현대전. 아직도 기억난다. 그날 경기가 진짜 힘들었다. (유)제호가 부상 때문에 빠지면서 투입된 것도 그렇고 상대가 강했다. 한 명이 없는데도 너무 어렵더라. 평소 같았으면 무너질 수도 있었다. 그런데 팬들의 응원이 엄청났다. 이게 수원이구나 싶더라. 그래서 버티자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팬들을 엄청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다.
당연하지 않나. 수원은 K리그에서 가장 많은 팬이 있는 팀이다. 선발로 나서지 않고 후보 명단에 있을 때는 맨날 팬들 응원하는 것만 쳐다본다. 목소리가 경기장을 다 덮는다. 원정을 가도 분위기가 홈처럼 된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이한도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이 늘고 있다.
나도 경기장에서 봤다. 주위를 봤는데 내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난다. 사실 시력이 그렇게 좋은 건 아니라서 헷갈릴 때도 많은데 등번호를 보고 알게 된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좋아해 주실까’라는 생각에 더 뛰게 된다. 그냥 요즘 모든 것이 좋다. 이곳에 온 것이 단 하나도 후회되지 않을 만큼 수원이 자랑스럽다.

헌신적인 모습도 그렇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곽희주가 떠오른다.
아유, 비교할 수 없다. 수원의 상징이자 전설적인 선배다. 하지만 그건 있다. 사랑해주시는 만큼 나도 곽희주 선배처럼 팀에 헌신하고 희생하는 선수가 되자는 각오를 하고 있다. 요즘 경기를 치르면 팬들의 모습에 매번 놀라는데 (이)기제 형이 6월에 홈에서 열리는 슈퍼매치가 ‘진짜’라고 했다. 벌써 흥분되고 무조건 이길 것이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지금 흐름이 좋은데 개인적인 목표는?
개인 목표는 거창한 건 없다. 주전으로 나서서 팀에 보탬이 되는 것. 그게 전부다. 우리는 더 올라갈 수 있는 팀이다. 초반엔 조금 힘들었지만 앞으로 잘하면 된다. 그럴 힘을 가지고 있는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다.

FA컵 우승도 탐난다. 광주에서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FA컵에 인연이 별로 없었다. 경기 자체를 별로 못 뛰었다. 클럽하우스에 역대 우승 사진이 걸려있는데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 팬들이랑 같이 환호하는 그 순간을. 닥치는 대로 다 해보겠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다.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게 없다. 이적생인데도 이렇게 큰 사랑을 주셔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운동장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 계속 지켜봐 주시고 더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경상도 남자인 이한도는 무뚝뚝한 말투였지만 팬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만큼은 어린아이처럼 해맑았다. 유스 출신도 아니고 1년 차 이적생이지만 팬들한테 큰 사랑을 받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헌신적인 수비와 팀에 대한 애정. 팬들의 말처럼 곽희주가 떠오르는 순간도 있었다. 그가 수원의 역사에 어디까지 이름을 남길 수 있을까. 수원에 제대로 흥미로운 선수가 나타났다고 전한다.

hanno@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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