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아산=조성룡 기자] 전남드래곤즈 플라나가 어쩐 일일까?

29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충남아산FC와 전남드래곤즈의 경기에서 낯익은 얼굴이 등장했다. 사복을 입고 머리에 선글라스를 얹은 외국인이 한국인 한 명과 함께 편안한 모습으로 관중석에 앉아 있었다. 바로 그는 전남의 에이스 플라나였다.

사실 플라나가 아산에 등장한 것은 제법 놀랄 만한 일이었다. 보통 원정경기일 경우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이날 플라나는 가벼운 부상으로 인해 원정길에 함께하지 않았다. 그런데 플라나는 굳이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까지 와서 관중석에 앉아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알고보니 사연이 있었다. 먼저 '여권'이었다. 플라나는 코소보 사람이다. 코소보는 지난 2008년 독립을 선언한 신생국가다. 하지만 여전히 코소보를 국가로 승인하지 않는 국가들도 많다. 대한민국의 경우 코소보를 국가로 승인했지만 세르비아와의 관계를 고려해 수교하지는 않았다.

플라나의 경우 축구선수로 뛰기 때문에 해외에 다닐 일이 많다. 그런데 코소보를 국가로 승인하지 않거나 수교하지 않은 국가가 많기 때문에 코소보 여권을 가지고 있을 경우 해외여행에 제약이 많을 수 있다. 플라나는 이러한 제약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다각도로 방법을 찾았다. 그리고 찾아냈다. '스웨덴 여권'이었다.

플라나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스웨덴 무대에서 주로 뛰었다. 이로 인해서 스웨덴 국적을 취득하고 스웨덴 여권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생겼다. 플라나가 이중국적을 취득하는 셈이다. 플라나는 이 절차를 위해 서울에 있는 스웨덴 대사관에 방문해야 한다. 플라나는 서울로 가는 길에 아산을 방문한 것이다.

하지만 이 뿐만이 아니다. 여기에 플라나는 팀 동료들을 응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좀 더 여유있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플라나는 동료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래서 플라나는 29일 아침 일찍 움직여 아산으로 향하는 KTX에 탑승했다. 경기장 앞에서 선수단 버스까지 기다린 플라나는 동료들 모두와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승리를 기원했다.

플라나는 <스포츠니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상 부위는 상당히 좋아지고 있다. 아마 다음 경기에는 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밝게 웃으면서 "경기에 뛰지는 못하지만 전남 동료들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에 왔다. 이번 경기에서 전남이 승리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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