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 화면 캡처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홍준표(국민의 힘) 후보의 대구FC에 관한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홍준표 후보는 지난 20일 대구시 수성구에서 정치버스킹을 개최했다. 이 행사는 시민들의 질문을 받고 홍준표 후보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런 가운데 한 시민은 자신을 대구FC 팬이라고 소개하면서 “경남도지사 시절에 경남FC 팬들의 불만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면서 “그것 때문에 대구FC 팬들도 걱정이 많다. 대구FC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응원의 한마디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홍준표 후보는 “지금 1부리그에 12팀이 있다. 12개 팀 중에 시민축구단은 강원과 경남, 대구, 대전, 성남이다. 나머지는 다 기업이 한다”면서 “시민축구단은 재정이 워낙 열악하다. 축구단을 운영하려고 하면 매년 140억 원이 들어간다. 이게 많이 지급할 땐 200억 원이 들어간다. 하지만 서울FC 같은 경우엔 그걸 기업이 운영을 한다. 지방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게 아니다. 기업구단과는 다르게 시민축구단은 많은 돈을 주고 좋은 선수를 스카우트 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서 홍준표 후보는 “그래서 시민축구단이 우승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라면서 “어렵다. 늘 강등되는 축구단을 보면 거의 시민축구단이다. 이게 지방자치단체에서 돈을 그렇게 대줄 수가 없다. 내가 경남FC를 운영해보니까 돈이 들어가는데 한도가 없다. 그니까 시민축구단은 전부 기업구단으로 전환을 해야한다. 유감스럽게도 대구는 인수할 기업이 없다. 대구에는 제일 큰 기업이 대구은행이고 지금 대구은행이 유일하게 대구FC를 지탱해주는 재정적인 후원자다. 대구은행한테 전적으로 너희들이 운영해라 넘겨주려고 해도 대구은행이 받기를 꺼려할 거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홍준표 후보는 축구팬들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홍준표 후보는 “지방자치 단체에서 운영해 나가면 투자를 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라면서 “그런데도 많은 축구팬들이 그 내용을 모른다. 야구단은 기업이 인수하려고 한다. 월요일을 빼고 매일 텔레비전에 하루종일 나오기 때문이다. 자기 기업에 로고를 붙이고 선전이 된다. 축구는 해보면 주말에 한 경기. 주중에 한 경기가 전부이고 그것도 제대로 중계를 안 한다. 기업에서 돈을 그렇게 투자를 해도 광고효과가 없다. 축구단을 기업에서 잘 안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홍준표 후보의 주장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다. 시민구단임에도 2018년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대구FC는 이후 이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는 아시아 최강으로 평가받는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안방에서 3-1로 격파하는 등 파란을 일으켰다. 2019년 개장한 DGB대구은행파크는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았고 지난 해에는 K리그1 3위와 FA컵 준우승이라는 기록을 쓰기도 했다. 시민구단 중 가장 성공한 구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세징야를 비롯한 K리그 최고 스타들도 포진해 있다.

과거 홍준표 후보는 경남도지사 시절 경남FC가 2부리그로 강등 당하자 “"특별감사 후 팀 해체를 결정하겠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홍준표 구단주는 ”지난 2년 간 그렇게 많은 예산을 확보해 주고 단 한 번도 간섭하지 않았고 지역 기업 등에게 구걸하다시피 돈을 얻어다 주고 했는데 프로 근성이 없다“면서 "프로는 과정이 필요 없고 결과만이 중요하다. 결과가 나쁘면 모든 것이 나쁜 것이다. 이것이 아마추어와 차이다. 감사 결과 경남FC가 존속해야 할 것으로 결정되면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지, 아니면 전격 해체할 것인지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성적에 대한 질타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지만 2부리그로 팀에 내려간다고 해서 해체 운운하면 프로리그가 어떻게 운영되느냐”는 반발도 적지 않았다.

홍준표 후보는 지난 8일 아내와 대구FC 경기장을 찾았다. ⓒ홍준표 페이스북 캡처

홍준표 후보의 이번 발언에 대해서도 찬반 양론이 거세다. 홍준표 후보의 의견을 지지하는 이들은 “대구경제가 도산 직전인데 축구타령하고 있노” “이 부분까지 꿰고 계실 줄이야. 지식 정도도 정도인데 듣기 좋은 말 할 수도 있지만 경남 운영해보고 냉정하게 말씀해 주신 점 존경합니다” “존경합니다. 무대홍 건강 잘 챙기시고요” “실력과 카리스마가 넘치는 천재정치인 홍스타님 파이팅입니다” “즉문즉답이 가능한 유일한 정치인 홍준표 대통령 만세” “대통령 되실 분이 대구시장으로 오셨으니 대구의 영광입니다” “대구 부럽습니다. 홍반장님이 시장하시면 천지개벽할 겁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 축구팬은 “1부리그에 대전과 경남이 있다고요? 어떤 시민구단이 있는지도 모르는 분이 축구팬들에게 내용을 잘 모른다고 할 자격이 있나요?”라고 반문했고 또 다른 팬은 “요즘은 1등주의 시대가 아니다. 개인주의화되고 도시화되는 현대사회에서 매주1.2회 시민들이 한 곳에 모여 ‘대구’를 외치며 대구시의 구성원으로서 공동체 의식을 느끼고 애향심을 함양하는데 1년에 5~60억 원의 예산은 아깝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는 “대구FC와 경남FC를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본다는 건 잘못된 비교다”라고 했고 “응원 한마디 부탁드린다는데 대뜸 ‘라떼식’ 정보 나열하는 대화 방식이 황당하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FC요? ‘힘민의 국’이라고 하면 기분 좋으신가요?” “1등만 기억된다면 대선에서 2등한 당신은 뭔가요?”라는 네티즌도 있었다.

한편 대구FC 장내 아나운서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단순히 지원을 얼마한다에만, 그리고 예전 ‘라떼시절’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니 시민구단만 강등 당한다니 시민구단은 자생력이 없다고 하지. 최근 평균 관중수, 성적, 입장권 수익만 확인했어도 그런 말이 나올까? 구도심에 지어진 구단 덕분에 지역 경제 활성화,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시 도시의 홍보효과, 원정팬들의 방문으로 인한 관광경제 효과,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한 시민들의 자긍심 등등 나열할 게 EH 없이 많은데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다양성부터 확인이 필요할 듯. 정치 이야기가 아니고 대학원에서 스포츠마케팅을 전공한 스포츠아나운서의 넋두리다”라고 홍준표 후보의 발언을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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