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인천=김귀혁 기자] 의외의 지점에서 민원이 발생했다.

1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2 13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와 대구FC의 경기가 펼쳐졌다. 경기에서는 홈팀 인천이 대구 홍정운과 세징야에게 실점했지만 전반전과 후반전 추가시간 무고사의 득점으로 경기는 2-2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이날 결과로 인천은 승점 1점 만을 추가하며 리그 3위를 유지했다.

이날 인천은 지난 14일 울산현대와의 리그 12라운드 원정 경기 이후 사흘 만에 치른 홈경기였다. 평일 경기인 탓에 많은 관중을 기대하기 힘들었지만 올 시즌 인천은 달랐다. 주중 경기임에도 무려 2,754명의 유료 관중이 찾아와 극적인 무승부를 관전했다. 인천 조성환 감독이 홈 관중 만 명 이상 달성 시 제주 원정 항공권 10장을 제공하는 공약을 펼치는 등 팀의 순항과 함께 인천의 관중수도 꾸준한 상승세다.

그런데 이날 경기 2,754명의 관중뿐만 아니라 집계되지 않은 관중들도 있었다. 사실 공식 관중은 아니다. 현재 K리그가 유료 티켓을 구매한 경우에만 관중수에 포함시키는 가운데 이 관중들은 경기장에 있지도 않았다. 해당 관중들은 바로 인천축구전용경기장 E석 부근에 위치한 '스타디움센트럴시티' 주상복합 단지의 주민들이다.

해당 주상복합은 사용승인일이 올해 4월 14일에 나온 최신 건물이다. 최고층이 47층에 달하는 만큼 꽤나 높은 아파트이기도 하다. 워낙 인천축구전용경기장과 거리가 가까워 어느 정도 높은 곳에 사는 주민들은 인천 경기를 창문 너머로 볼 수 있는 이른바 '축세권' 환경이 조성된다. 실제 센터서클 부근에서 직선거리로 150m만 가면 바로 아파트가 나올 정도다.

워낙 가까운 만큼의 고충도 있다. 물론 아직 분양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현재 많은 주민들이 이곳에 살고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인천 구단은 경기 날만 되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홈 경기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와 음악을 포함해 웅장한 스피커가 쉴 새 없이 경기장을 울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관중들의 응원 소리와 함성까지 더해진다.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들어올 여지가 분명 있다.

하지만 이 주상복합으로부터 나온 민원 1호는 응원 소리 때문이 아닌 의외의 곳에서 나왔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지금까지 딱 한 번 민원이 있었다"라면서 "경기날에 E석 바깥에서 일부 관중들이 흡연한 것이 원인이었다. 사실 담배 냄새가 주민들 사는 곳까지 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흡연 장면이 보이면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직접 구단에 전화를 주셨다"며 첫 민원 소식을 이야기했다.

이후 그는 "원래 경기장 전체가 금연구역이다"라면서 "그럼에도 우리가 관중이 흡연한 부분에 대해서 벌금을 물 수는 없다. 최대한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하며 안내를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흡연하시는 분들이 나온다"며 고충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다행히 우려하던 응원에 대한 민원은 아직까지 없었다. 그래도 분양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물론 해당 민원에 대해 인천 구단은 허투루 넘기지 않았다. 위 과정을 설명한 관계자는 "인천시에도 해당 내용의 민원이 들어간 것으로 안다"면서 "이후 시에서 대책을 마련하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원래 E석에는 안내 직원을 따로 배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민원 이후 따로 상주하는 인원을 배치해 혹시라도 흡연을 하는 것에 있어서 팬들께 안내를 드리고 있다"며 대책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흡연 구역도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면서 "원래는 홈팬들이 많이 있는 S석과 E석 바깥에서 팬분들이 흡연을 많이 했다. 그런데 E석에서 흡연을 할 경우 주민들이 이를 볼 수도 있고 해당 내용에 대해 민원도 들어온 상황이다. 그래서 주민 분들이 아예 보지 못하는 S석과 같이 구석에 따로 흡연 구역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며 향후 대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건넸다.

실제 이날 경기 시작 전 인천의 장내 아나운서는 경기장 내 수칙을 이야기하며 흡연에 대한 이야기를 강조했다. 이에 구단 관계자는 "흡연자분들도 다 인천의 팬이시다"라면서 "그 분들도 만족을 하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해서 흡연구역 조정이나 안내 직원 인력 배치 등 여러 방면을 모색하고 있다. 원정 팬들도 다 우리 팬이라 생각하고 담당할 예정이다"라면서 반드시 수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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