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성공에도 웃지 못한 ‘K리그 마스코트 반장’ 아길레온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ㅣ수원=명재영 기자] 아길레온이 당선 첫날부터 고개를 숙였다.

16일 오후 진행된 2022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에서 수원삼성의 아길레온이 당일 진행된 문자투표에서의 대역전극으로 반장에 당선됐다. 아길레온은 사전투표에서 32,507표를 얻어 33,276표를 얻은 울산현대의 미타에게 밀렸으나 당일 진행된 문자투표에서 3,998표를 얻어 2,972표를 얻은 미타를 최종 257표 차로 제치고 극적으로 3선 고지에 올랐다.

2020년 시작된 반장선거부터 내리 3선에 성공한 아길레온은 이번 선거로 확고한 K리그의 얼굴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개표 방송 이후 많은 축하를 받은 아길레온은 구단의 공식 SNS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당선 이미지를 올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문구와 이미지를 이용한 합성 이미지로 선거 기간 내내 활용하던 영화<남산의 부장들> 콘셉트의 연장선이었다.

이미지가 공개되자 곧바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5월 16일에 박 전 대통령의 독재를 미화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박 전 대통령의 3선 과정과 이후 행보는 한국 사회에서 여태껏 끊이지 않는 논쟁 주제다. 온라인을 통해 이슈가 커지면서 <조선일보>를 비롯한 메이저 매체도 보도를 시작했다. 일부 매체에서는 해당 기사를 사회면으로 분류할 정도로 분위기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수원삼성 인스타그램 캡쳐

논란이 커지자 수원 구단은 17일 오전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사과했다. 구단은 사과문을 통해 “당선 이미지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부분에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향후 SNS 운영 시 더욱 엄격한 기준과 철저한 검토를 통해 이와 같은 일이 절대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심상치 않은 여론을 의식해서일까. 수원 구단은 이날 경기에서 당선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 외에는 아길레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다. 전대미문의 3선을 기념해 떠들썩한 행사를 열 법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조용히 지나가겠다는 로우 키(low-key) 행보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에 대해 ‘지난 2년 동안 아길레온의 활약이 아쉬웠는데 코로나19 정국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시점에 부정적인 이슈로 뒤덮여 반장선거의 흥행이 퇴색된 느낌’이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원 관계자는 이날 경기장에서 “사과문의 입장과 동일하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3선에 도전했던 아길레온의 콘텐츠 콘셉트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적극 활용했다. 포스터와 영상 등 이미 많이 활용했던 부분이다. 다만 선거 결과가 나온 날이 5월 16일로 역사적인 사건과 겹쳐 문제가 된 것 같다. 이러한 부분을 고려했을 때 다소 과도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하여 이미지 게시를 중단했다. 재미가 주가 될 반장 선거에 이런 논란이 생겨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길레온의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현재 이런 상황에서는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럽다. 추후 밝히겠다”고 전했다.

hanno@sports-g.com

이 기사의 단축 URL은 https://www.sports-g.com/CCCrb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