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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울산=조성룡 기자]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1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울산현대와 인천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양 팀은 90분 내내 맞붙은 결과 2-2 무승부를 기록, 승점 1점씩 나눠갖는데 만족해야 했다. 전반전에 인천이 무고사와 이용재의 골로 앞서갔지만 후반전에 울산이 아마노와 레오나르도의 골로 균형을 맞췄다.

이날 경기의 주심은 김종혁이었다. 언제나 사람 좋은 미소로 경기를 진행하는 심판이다. 팬들 사이에 호불호는 충분히 갈릴 수 있다. 하지만 그가 K리그를 대표하는 주심 중 한 명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K리그1 경기에 많이 등장했고 건강 상의 역경을 딛고 다시 심판으로 복귀한 스토리도 가지고 있다.

K리그를 많이 보다보면 각 심판마다 성향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김종혁 주심의 특징은 몸싸움에 관대하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주심의 경기에서 파울이 선언되고 카드가 나올 법한 장면이 있다. 하지만 김종혁 주심은 파울을 선언하는 것보다 계속해서 경기가 이어지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심판의 성향은 존중 받아야 한다. 오심이 나올 수 있고 아쉬운 판정도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심판이 일관성을 가지고 그 기준에 맞춰 판정한다면 존중해야 한다. 그게 어느 한 팀에 기울어진 편파가 아니라면 말이다. 물론 편파 판정은 없다고 믿고 있고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그런데 이날 울산-인천 경기는 한 가지를 더 생각하게 만들었다. '과열'에 대한 부분이었다. 양 팀 선수들은 치열하게 맞붙었다. 상당히 재미있는 경기가 연출됐다. 하지만 그만큼 신경전도 많았다. 경기장 구석구석에서 거칠게 부딪치는 장면이 나왔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누워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다.

이러다보니 선수들끼리 충돌하기도 했다. 울산 선수들은 거친 플레이를 당해도 경기가 진행되자 감정 조절이 쉽지 않은 모습이었다. 아마노도 김태환도 레오나르도도 그랬다. 인천은 부상으로 인한 출혈이 너무 많았다. 델브리지를 포함해 부상이 우려되는 선수가 제법 많았다. 사실상 인천은 부상 선수를 바꾸느라 교체카드를 소진한 셈이었다.

가장 눈쌀 찌푸리는 장면은 하프타임이었다. 전반전이 종료되고 터널로 선수들이 걸어 나가는 가운데 울산 레오나르도가 인천 무고사에게 다가가 무언가 말하면서 다시 한 번 선수들 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심판진과 관계자 등이 달려나와 말렸다. 이 때 그 터널에는 어린이들이 공연을 하기 위해 나오고 있었다. 보기 좋은 장면은 결코 아니었다.

그래서 더욱 주심의 역할에 아쉬움이 남는다. 자칫 경기가 과열될 때 주심은 충분히 진정시켜줄 역할을 할 수 있다. 김종혁 주심의 미소로도 진정될 때가 있지만 때로는 냉정하게 카드도 꺼내들고 단호한 모습도 보여야 할 때가 있다. 이날 양 팀은 제법 거친 경기를 펼쳤지만 경고는 각각 한 장에 불과했다. 울산도 인천도 불만족스러울 것이다.

원활한 경기 흐름과 잘 끊기지 않는 플레이는 보는 사람 입장에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부상에서 보호 받지 못하고 오히려 그 결과로 신경전과 불필요한 몸싸움이 일어난다면 더욱 눈쌀을 찌푸릴 수 밖에 없다. 울산도 인천도 혈전을 벌였다. 너무나 열심히 뛰었고 투혼을 발휘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피 튀기지 않을 수 있어서 더욱 아쉬운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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