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수원월드컵경기장=김귀혁 기자] 전진우의 벅찬 모습이 가득했던 기자회견 현장이었다.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2 12라운드 수원삼성과 성남FC의 경기가 펼쳐졌다. 경기에서는 수원이 후반 막판 전진우의 극적인 선제골에 힘입어 성남을 1-0으로 눌렀다. 이날 결과로 수원은 리그 9위까지 오른 가운데 이병근 감독 부임 이후 홈에서 전승을 포함 2승 1패의 전적을 이어가게 됐다.

득점 이전 전진우는 수원이 교체 카드를 모두 활용한 상황에서 다리를 절뚝거리고 있었다. 이후에도 경련이 계속해서 이어진 상황이었지만 마지막에 힘을 내며 결국 득점에 성공했다. 수훈 선수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진우는 "한 경기 한 경기가 간절했다. 부상으로 나가 있는 시간이 길었지만 포기하는 순간은 없었다"라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다음은 수원 전진우와의 일문일답이다.

경기 소감은.

한 경기 한 경기가 간절했고 부상으로 나가 있는 시간도 길었다. 하지만 포기하는 순간은 없었다. 항상 그려왔던 꿈들이 있어 노력했는데 그 결실이 오늘 왔다. 오늘뿐만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 앞으로 보완하고 발전해야 하는 부분도 많다고 생각한다. 오늘 하루 굉장히 의미 있는 날이었다.

후반 추가시간에 경련이 난 와중에도 득점을 기록했다. 어떤 상황이었는가.

처음에 경련이 발생했고 이후에 종아리, 햄스트링, 내전근 등 한 발자국 걸을 때마다 근육 경련이 올라오더라.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형들의 포기하지 말라는 말이 큰 힘이 됐다. 많은 팬분들의 응원도 한 발 더 뛰게 했고 결국 마지막 힘을 나올 수 있게 한 것 같다.

눈물을 쏟았다. 어떤 기분이었나.

굉장히 긴 시간이었는데 정말 꿈만 같았다. 득점하고 머리가 하얘졌다. 데뷔골보다 더욱 짜릿했던 순간이었다.

재활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꿈 때문에 버텼다고 했는데 어떤 꿈인가.

옛날에 많은 기대를 받아왔고 나도 좋은 미래를 꿈꿔왔는데 입대하자마자 큰 부상으로 오래 쉬었다. 주변에 비슷한 연령대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이어가다 보니 축구 보기가 싫었다. 나도 부모님도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결국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이 축구고 항상 잘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국가대표라는 꿈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힘을 낼 수 있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날 경기를 관전했다. 현재 23세 이하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는데 욕심이 있는지 궁금하다.

내가 감독님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운동장에서 보여드리는 것 딱 하나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경기장에서 보여주고 감독님도 좋게 생각해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다. 그 자리는 나라를 대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어떤 선수도 가기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들어가고 싶은 마음도 크다.

경기 끝나고 큰 환호성을 받은 느낌이 어땠나.

이 느낌은 수원 데뷔할 때와 득점할 때 이후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오히려 그때보다 더 소름 돋은 느낌이었다. 축구를 하는 이유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너무 행복하고 잊지 못한 순간이었다.

연습경기에서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뛰었다고 들었다. 당시 어떤 감정이었나.

매 경기 간절했다. 첫 경기를 뛰고 나서 나머지 두 경기에서 명단에 들지 못했다. 거기에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연습경기였다. '그래 죽을 때까지 해보자'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때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뛰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감독님도 그걸 믿고 기용해주셨다. 감독님과 미팅을 하고 떨어진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셨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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