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안산그리너스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안산그리너스는 올 시즌 K리그2에서 7무 6패 승점 7점을 기록하며 K리그2에서 꼴찌를 이어가고 있다. 뒤에서 2등인 부산아이파크가 2승을 거두는 동안 안산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올 시즌 K리그1부터 K4리그 팀 중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팀은 안산그리너스가 유일하다. 안산은 심지어 하나은행 FA컵 2라운드 평창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도 패했다.
이런 가운데 <스포츠니어스>는 지난 3일 <열악한 시민구단 안산? 알고 보면 무계획 초대형 구단>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낸 바 있다. ‘안산그리너스는 열악한 구단으로 알려져 있지만 시즌 K리그2에서 가장 많은 선수를 등록했다. 무려 45명의 선수가 안산 소속으로 프로축구연맹에 등록을 마쳤다. 기업구단인 대전하나시티즌(43명)보다도 선수가 많다. 경남(40명), 서울이랜드(39명), 전남(36명), 안양(35명)보다도 안산이 선수가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전하나시티즌은 B팀이 K4리그에 참가하고 있지만 안산은 K4리그에도 참가하지 않는다. 2군리그격인 R리그에서는 더더욱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 달 2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포항스틸러스와의 R리그에서는 무려 1-7 대패를 당했다. 심지어 안산은 K리그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를 다섯 명이나 쓰는 구단이다. 하지만 선수단 보강이 전혀 계획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선수는 45명인데 U-22로 쓸 자원이 딱히 없다’고 비판했다.
<스포츠니어스>는 이어 구단 내부의 좋지 않은 분위기를 전했다. 사무국의 상황에 대한 비판도 이어 나갔다. 하지만 이 이후 안산그리너스 구단에서는 “<스포츠니어스>에 내부 상황을 고발한 고발자가 누구인가”라며 내부고발자 색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니어스>가 전한 사실은 이미 축구계 대다수가 알고 있는 내용이다. 내부 고발자도 없었다. 구단이 이 일과 관련해 내부에서 적을 찾지 말고 개선점을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한편 보도가 나간 이후 후속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안산그리너스의 선수는 45명에 이르는 가운데 선수 선발과 관련한 의문이 적지 않다. 특히나 A선수는 B개그우먼과 C가수가 직접 안산시에 압력을 행사해 안산 유니폼을 입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안산그리너스는 여러 과정에서 청탁이 이뤄지면서 45명의 초대형 선수단을 꾸리게 됐다. 그나마 팀을 이끌던 주축 선수 김륜도와 김재봉을 올 시즌 개막 이후 이적시킨 안산은 그 대체자로 영입한 이들도 한참 기량미달이다.
안산은 이적 시장 마감 직전 김륜도와 김재봉을 각각 FC안양과 광주FC로 보냈다. 그리고는 이 두 자리에 대체자를 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김륜도의 대체자로 지목된 공격수는 K4리그에서도 전혀 활약하지 못한 선수였고 안산 입단 이후 단 한 경기도 나오지 못하고 있다. 가능성을 기대하고 선택한 영입이라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해당 선수는 우리나라 나이로 28살이다. 김재봉의 대체자 역시 대학 무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안산 유니폼을 극적으로 입었다. 그나마 이따금씩 경기에 출장 중이지만 경기력은 부족한 모습이다.
하부리그에도 원석이 많다. 포항스틸러스의 박승욱은 K3리그 부산교통공사에서 뛰던 무명이었다. 이런 이들을 발굴해 내는 것도 프로 팀의 능력이다. 하지만 안산그리너스가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한 이들 대다수는 하부리그에서도 번뜩이는 능력을 보여준 적이 없다. 더군다나 안산그리너스는 스카우트 직책도 따로 없다. 감독과 단장이 선택하면 그대로 시의 허가를 받아 영입할 수 있다. 권한은 막강한데 견제 세력은 없고 여기에 누가 봐도 헛웃음이 나오는 실력 미달의 선수들이 즐비하다면 이걸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 중심에는 김진형 단장이 있다. 김진형 단장은 1999년 프로축구연맹에 입사해 마케팅과 홍보, 기획업무 등을 맡았다. 하지만 2000년대 초중반은 K리그 최악의 암흑기였다. 방송 중계가 없어 득점 하이라이트도 찾아볼 수 없던 시대였고 K리그에는 온갖 부정적인 기사들이 쏟아질 때였다. 이때 연맹에서 책임자로 일했던 이가 바로 김진형 단장이다. 또한 김진형 단장은 2013년 고양 Hi FC가 창단될 때 연맹의 파견 단장으로 고양 단장을 맡게 됐다. 당시 고양 Hi FC는 역사상 최악의 팀으로 평가받는다.
이 팀은 중남미로 전지훈련을 가장한 선교 활동을 떠났고 팀명 역시 ‘안녕(Hi)’이라는 뜻이라고 거짓말을 했지만 이는 ‘할렐루야’와 ‘임마누엘’의 앞글자를 딴 것이라는 게 뒤늦게 <스포츠니어스>의 취재 결과 밝혀졌다. 당시 이 팀의 파견 단장을 맡은 인물이 김진형 단장이다. 그는 2019년 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을 그만두고 2020년을 앞둔 상황에서 하나금융그룹이 인수한 대전하나시티즌 단장으로 부임했지만 압도적인 성적으로 승격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대전은 현재도 2부리그에 남아있다. 2021년 3월 대전하나시티즌 단장에서 물러났다.
시즌 개막 시점에 단장이 물러난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었다. 이후 김진형 단장은 4개월 만인 2021년 7월 안산그리너스 단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안산은 김길식 감독이 사퇴하며 민동성 감독대행이 팀을 이끄는 동안 4승 3패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구단에서도 민동성 감독의 거취에 대한 논의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김진형 단장과 대전하나시티즌에서 함께 했던 조민국 감독이 새로운 안산의 감독으로 선임됐다. 그리고 현재 김진형 단장과 조민국 감독이 이끄는 안산그리너스는 45명의 초대형 선수단을 구성하고도 단 1승도 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안산그리너스는 앞으로 선수단 규모를 더 키우겠다는 복안을 드러냈다. 조민국 감독은 지난 5일 FC안양전이 끝난 뒤 “선수단 보강을 생각하고 있다. 중앙 수비수 한두 명과 좌우 윙백 한두 명을 더 보강하려고 한다”면서 “단장과 팀장이 잘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45명의 선수단으로도 부족한 안산은 여름이적시장이 되면 선수단이 50여 명에 육박할 수도 있다. 성적은 부족했어도 마케팅은 잘했던 안산그리너스는 최근 들어 사회공헌활동도 눈에 띄게 줄었고 지역 내에서의 관심도 역시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한편 안산은 지난 대전과의 원정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안산 선수단은 경기가 끝난 뒤 다음 경기 준비를 위해 안산으로 곧바로 복귀했다. 하지만 당시 조민국 감독과 김진형 단장은 선수단을 따로 안산으로 보내고 대전에 남아 음주와 골프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들은 대전 지역 호남향우회원들과 따로 만남을 가졌고 이후 다음 날 골프 모임까지 연 뒤 따로 안산으로 복귀했다. 조민국 감독은 지난 7일 FC안양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뒤 13경기 연속 무승의 깊은 터널을 빠져 나가지 못한 시점에서 곧바로 다음 날이 8일에도 골프 모임을 열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골프도 사생활이니 크게 관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정서상 이 분위기에 골프를 치러 다니는 걸 누가 좋게 보겠느냐. 선수단은 따로 올려 보내고 단장과 감독이 남아 타 지역 친목모임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골프를 치는 게 상식적으로 용납할 수 있는 상황인가. 단장과 감독이 선수를 챙겨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김진형 단장과 조민국 감독은 안산그리너스를 떠나 내년 시즌 K리그2 입성이 유력시 되는 청주FC에서 요직을 차지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도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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