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회] 그 재미있는 거 우리도 같이 좀 보면 안 될까요?

ⓒ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안양=김현회 기자] K리그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을 연이어 팬들이 놓치고 있다.

FC안양과 안산그리너스는 7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22 하나원큐 K리그2 경기에서 1-1로 비기며 승점을 1점씩 나눠가졌다. 안산 최건주가 선취골을 넣었지만 안양 조나탄이 동점골에 성공하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날 무승부로 안양은 5경기 연속 무승(3무 2패)을 이어가게 됐고 안산은 13경기 연속 무승(7무 6패)의 깊은 부진을 끊지 못했다. 이날 무승부로 안양은 5승 5무 3패 승점 20점으로 4위를 유지하게 됐다. 개막 이후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안산은 7무 6패 승점 7점으로 11개 팀 중 10위를 이어가게 됐다.

안산이 전반 28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김보섭이 중원에서 왼발로 찔러준 패스를 정준연이 끊어냈지만 이 공이 최건주의 발 앞에 떨어졌고 최건주가 침착하게 밀어 넣으면서 앞서 나갔다. 안양은 1분 뒤 조나탄이 안산 골망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노골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김희곤 주심은 약 3분 간 VOR 교신을 한 뒤 골 판정을 내렸다. 이 과정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조나탄의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은 뒤 주심이 무전 교신을 통해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눈 뒤 득점이 선언되는 과정은 이날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 중계 화면의 기술적인 부분이 아쉬웠다. 중계 화면은 조나탄이 득점을 한 뒤 한 번 리플레이를 보여준 뒤에는 김희곤 주심이 VOR 교신을 하는 3분 내내 김희곤 주심을 비췄다. 중간 중간 양 팀 벤치의 장면을 보여주고 다시 귀에 손을 대고 대화 중인 김희곤 주심의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가장 긴장감을 고조해야 할 3분 동안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물론 텔레비전 앞에 있는 시청자들 역시 주심이 무전 교신을 통해 대화하는 장면만 지켜봐야 했다. 오프사이드인지 아닌지 리플레이로 반복적인 화면을 보내줘야 훨씬 더 긴장감이 넘칠 만한 장면에서 중계진은 귀중한 3분을 엉뚱하게 소모했다.

경기 후 차상해 경기감독관에게 해당 상황에 대해 문의했다. “혹시라도 규정에 VOR 교신 중에는 중계 화면으로 리플레이를 보여주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차상해 경기감독관은 “그런 규정은 없다”면서 “다만 주심이 VAR 판독을 할 때는 주심이 보는 화면이 중계 화면으로 송출되기 때문에 리플레이로 반복해서 해당 장면을 볼 수 있지만 VOR 교신은 다르다. 주심도 화면을 보지 않고 VAR실에서 전달되는 음성만을 듣기 때문에 리플레이를 반복해서 보지 않는다. 물론 중계 방송사에서 해당 장면을 임의적으로 리플레이로 송출하는 건 방송사 고유의 권한이다”라고 설명했다.

중계 방송사에서 3분 간의 VOR 교신 동안 리플레이를 편집해 방송하는 건 규정상 전혀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중계 방송사는 이 긴장감 넘치는 3분 동안 조나탄이 오프사이드 라인을 넘었는지 아닌지 그 미묘한 장면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한 축구 관계자는 현장에서 “프리미어리그는 이런 장면이 나오면 가상의 오프사이드 라인까지 그려가며 중계를 하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해 아쉽다”면서 “이런 장면 하나에 팬들이 열광하고 좌절하는 건데 기술적인 면이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조나탄의 득점은 결국 인정됐지만 3분의 교신 동안 시청자들의 알권리(?)는 충족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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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뿐 아니다. 지난 5일 벌어진 수원FC와 인천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는 후반 막판 인천의 두 골이 연이어 취소된 뒤 무고사가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골을 터트렸다. K리그 역사에 남을 명장면이었다. 득점에 성공한 무고사는 곧바로 트랙을 넘어 원정 온 인천 팬들을 향해 달려갔다. 무고사 특유의 ‘스트롱맨’ 세리머니가 나올 딱 그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 명장면을 감상하려던 찰나 방송사 중계 화면은 엉뚱하게도 실점한 수원FC 골키퍼 유현을 비춰버렸다. 무고사의 세리머니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는데 이 장면은 생중계로 담기지 못했다.

최근 가수 성시경 씨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발라드는 노래 마지막 한 소절을 위해 4분 동안 감상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노래가 쭉 이어지고 마지막 한 소절에 모든 감정을 담아내면 관객은 그 한 순간에 감동한다고 했다.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무고사의 세리머니 그 한 장면을 위해 팬들은 90분을 기다렸고 조나탄의 오프사이드 여부를 반복적으로 돌려보며 “저거, 골 맞네”라고 하기 위해 3분 동안 화장실도 가지 못한 채 기다린다. 하지만 K리그는 아직 이런 숨겨진 1cm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장면 하나가 주는 감동과 여운을 생각해야 한다. 단순히 승패만을 전하는 게 스포츠 중계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 재미있는 걸 팬들도 함께 다같이 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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