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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김귀혁 기자] 축구 만큼이나 큰 화제 거리가 있었다.

30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는 충남아산과 수원FC의 경기가 펼쳐진다. 해당 경기는 리그나 FA컵이 아닌 친선 교류전이다. 정확하게는 아산시의 대표적인 지역 축제인 '아산 성웅 이순신 축제'의 일종이다. 아산 성웅 이순신 축제는 1961년부터 명맥을 이어온 축제로 온양온천역 광장 및 현충사, 온양민속박물관 등 아산시 곳곳에서 진행한 행사였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여파로 이 축제는 지난 2020년부터 개최되지 못했다. 올해 역시 광장에서의 축제는 진행하지 못한 가운데 충남아산 구단과 아산시, 아산시 문화재단이 함께 손 잡아 친선 교류전을 추진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리그가 한창 진행되는 와중에 친선전이지만 큰 제약 사항은 없다. 오는 30일에는 K리그 일정이 없기 때문이다. 수원FC가 속해있는 K리그1은 일부 팀들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으로 잠시 휴식기에 돌입한 상황이다. 충남아산이 속한 리그인 K리그2 역시 친선전이 펼쳐지는 이번 주말(30일-31일)에 일정이 없었기 때문에 친선전이 이뤄질 수 있었다.

수원FC는 올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이다. KBS 육아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현한 박주호와 함께 '코리안 메시' 이승우의 영향으로 매 경기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이승우의 득점은 지상파 3사 스포츠 뉴스의 메인으로 등장할 뿐만 아니라 유튜브 영상 조회수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자랑한다.

이러한 뜨거움 탓일까. 지난 26일 티켓링크에서 시작한 친선 경기 예매 티켓은 금세 매진됐다. 물론 충남아산도 지난 홈 개막전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경품으로 현재까지 K리그2 최다 관중인 5,612명의 관중 몰이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치열함과는 거리가 먼 친선 경기에서 이러한 화제성을 보였다는 점은 분명 흥행에 긍정적인 요소였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흥행의 요소가 축구 뿐 아니라 다른 곳에도 있었다. 올해 진행하는 성웅 이순신 축제는 기존 광장에서 진행했던 축제와는 달리 대안 행사로서 '성웅 이순신 탄신 기념 주간'으로 운영한다. 이에 따라 지난 26일 제23회 이순신 학술 세미나를 시작으로 신정호, 현충사 등 아산시의 여러 지역에서 행사를 진행한다.

충남아산과 수원FC의 경기가 진행되는 이순신종합운동장도 이 지역들 중 하나로서 이번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행사의 이름 역시 '축구 보고, 공연 보고'라는 이름의 행사로 1부는 충남아산과 수원FC의 친선전, 2부는 가수들의 공연으로 구성됐다. 가수의 명단은 몽돌, 바비핀스 등의 지역 가수를 시작으로 홍시, 김필, 스테이씨, 민경훈, 영탁 등 유명 가수들이 총출동했다.

이 가수들 중 최근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가수는 영탁이다. 영탁은 2020년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인 '내일은 미스터트롯'에 출연해 2등 격인 선을 수상하며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특히 중년 팬들의 큰 사랑을 받은 영탁은 '미스터트롯' 출연 이후 다양한 행사와 방송에 나오며 인기를 누렸다.

'미스터트롯' 출연진들의 인기는 엄청나다. 지난 2월 19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펼쳐진 올 시즌 하나원큐 K리그1 개막전에서도 이찬원의 방문 소식에 전국의 이찬원 팬들이 이찬원 응원 티셔츠를 입고 집결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의 티켓 매진 역시 축구 경기와 더불어 영탁의 공연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충남아산 구단 관계자도 영탁의 인기를 실감했다. 친선 경기와 관련해 얼마나 많은 문의전화가 왔는지에 대해 묻자 그는 "행사 진행을 발표하고 초반에 문의가 많이왔다"면서 "좌석 문제나 경기 관람 시간 등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아무래도 영탁 씨를 보기 위해 오시는 분들이 축구장에 자주 오셨던 분들은 아니시기 때문에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답했다.

이후 이 관계자는 "특히 가수 영탁 씨에 관한 문의가 제일 많았다"면서 "경기장 시야나 영탁 씨가 어느 방향을 보고 공연을 하는지 등 다양한 질문이 쇄도했다. 우리뿐만 아니라 시의 체육진흥과 공무원 분들이나 이번 경기 예매를 진행한 티켓링크 측에서도 많은 연락을 받았다고 들었다"면서 영탁의 인기를 실감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탁이 등장하는 입구 쪽에 티켓을 예매해 영탁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한 팬들의 노력이었다.

문제는 현재 이 행사의 티켓이 매진이라는 점이다. 영탁의 공식 팬카페 '영탁이딱이야'에서는 "다음 주 30일 아산 가시는 분 있을까요?", "아산 콘서트 티켓 필요하신분 드릴게요" 등 영탁의 이번 행사 출현 소식과 관련한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무료로 진행한 예매였기 때문에 그만큼 더욱 뜨거웠던 티켓팅이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아직 티켓의 여유분이 있다는 것이다. 구단 관계자는 "현장 판매분 일부를 남겨놨다"면서 "좋은 자리는 아니지만 너무 예매로만 진행한 것 같아서 현장 판매분 1,500장을 빼놨다. 경기 두 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티켓을 오픈할 예정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후 그는 "티켓만 있으면 언제 들어오거나 나가는지는 크게 상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서는 충남아산 선수들은 물론 상대팀인 이승우에 대한 관심도 크다. 하지만 그라운드 밖에서는 이승우 못지 않게 영탁의 파급력도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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