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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부천=조성룡 기자] 부천FC1995의 자신감은 다 이유가 있었다.

27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3라운드 부천FC1995와 수원FC의 경기에서 홈팀 부천이 수원FC를 1-0으로 꺾고 FA컵 16강전 진출에 성공했다. 부천은 전반전 터진 최재영의 선제 결승골로 승리했다. 두 팀 모두 로테이션을 가동한 가운데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시즌 초반 부천 이영민 감독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의 스쿼드는 작년보다 두텁다." K리그2의 시민구단 부천의 수장 입에서 나오기 쉽지 않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 감독이 이런 이야기를 한 이유는 있었다. "전체적으로 부천은 실력이 쳐지는 선수가 없다. 퇴장이나 부상 공백이 있어도 충분히 메울 수 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로테이션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부상만 없다면 주중 경기에도 충분히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는 선수단이다"라고 설명했다. 다 노력의 산물이었다. 부천과 이 감독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러한 스쿼드를 꾸리기 위해 부던히 애를 써왔다. 그 결과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러한 자신감은 허언이 아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정말 그랬다. K리그1 수원FC와의 경기에서 부천은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수원FC도 로테이션을 가동했지만 어쨌든 1부리그와 2부리그의 차이다. 비주전 멤버에서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어찌보면 비주전일 수록 격차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부천의 '로테이션 멤버'들은 이런 고정관념을 깼다. 물론 경기의 주도권을 쉽게 잡지는 못했다. 그러나 기회가 오면 확실히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전 터진 첫 번째 골도 세 차례의 완벽한 패스가 만들어냈다. 수준 높은 패스 조직력과 효율적인 압박으로 수원FC를 괴롭혔다.

재미 측면에서도 더 이상 나무랄 수 없었다. 이날 부천에는 약 700명의 비교적 적은 관중이 찾아왔다. 하지만 90분 내내 관중들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신이 났다. 시원한 역습이 펼쳐질 때마다 함성이 터졌고 득점 기회가 아쉽게 빗나가면 탄성이 터졌다. 로테이션의 여파는 보이지 않았다.

지난 시즌부터 이영민 감독은 리빌딩을 통해 팀을 발전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부천의 K리그2 순위는 최하위였다. FA컵에서도 3라운드에 K3리그 김해시청에 승부차기로 졌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부천은 모든 것이 달라졌다. K리그2 순위는 2위고 FA컵에서는 K3리그에 지는 대신 K리그1 팀을 꺾었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는 비주전 선수들까지도 탄탄한 경기력을 선보였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들 또한 리빌딩을 통해 키워낸 선수들이다. 이영민 감독이 팀을 건강하게 발전시키고 있다는 증거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감독 입장에서 많은 고민을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향후 선발 라인업에 누굴 넣을지 고민된다는 이야기다. 이런 고민은 24시간 해도 행복할 것이다. 부천은 이렇게 무서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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