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빠진 K리그2 광주는 어떻게 인천에 대승을 거뒀나?

ⓒ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인천=김현회 기자] 광주FC는 주축 선수들의 휴가와 코로나19 여파에도 무서운 활약을 선보였다.

광주FC는 2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22 하나원큐 FA컵 3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전에만 세 골을 뽑아내는 괴력을 선보이며 6-1 대승을 거뒀다. 최근 K리그2에서 6경기 연속 무패(5승 1무)를 기록하며 선두에 오른 광주는 FA컵에서 인천까지 제압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광주는 내달 부천FC와 FA컵 16강에서 격돌한다.

놀라운 건 이날 광주FC는 지금까지 활용하지 않았던 자원들을 대거 기용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부상 회복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는 기회의 장이기도 했다. 광주는 이날 경기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했던 김종우를 선발로 기용했다. 김종우는 자가격리 해제 후 나흘 만에 그라운드에 나와 맹활약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두 경기나 쉬었다고는 믿을 수 없는 플레이였다.

여기에 부상으로 최근 경기에 나오지 못했던 한희훈과 이찬동도 이날 선발로 출장했다. 이 둘도 최근 광주가 K리그2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나갈 때 힘을 보태지 못했던 선수들이었다. 이찬동은 무릎 부상과 코로나19 확진이 겹치며 뛰지 못했었지만 이날 김종우와 중원에 포진해 맹활약했다. 스리백의 한 자리를 맡아 선발로 나선 호주 출신 수비수 아론은 이날이 한국 무대에서 세 번째 경기였다. 그는 지난 부천FC와의 홈 경기에서는 후반 종료 직전 출장했다.

이날 공격수로 출장한 2003년생 정종훈은 K리그2 출장 기록이 한 경기에 불과한 신인이다. 이날 선발로 나선 골키퍼 이준도 올 시즌 K리그2에서 딱 한 번 출장한 바 있다. 심지어 광주는 7명을 채울 수 있는 백업 명단에도 6명만을 집어 넣었다. 전반전에만 세 골을 기록하며 인천을 압도한 광주는 이날 경기에서 K리그1 팀을 상대로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이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광주의 골 폭풍은 그칠 줄 몰랐다.

광주는 부상 복귀 선수와 기회를 받지 못한 선수들로 선발 명단을 꾸려 인천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주축 선수인 김현훈과 김재봉, 안영규, 엄지성, 두현석, 김경민 등은 아예 엔트리에서 빼고 인천에 데리고 오지도 않았다. 여기에 주축 미드필더인 박한빈도 코로나19 여파로 자가격리 중이어서 기용하지 못했다. 지난 FC안양과의 경기를 기점으로 코로나19가 확산했던 광주는 위기를 전혀 느끼지 못할 만큼 탄탄한 선수층을 자랑하고 있다.

심지어 광주의 주축 선수들은 이날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지난 부천전 1-0 승리 이후 주축 선수들은 5일 간의 휴가를 부여했고 28일 팀에 복귀한다. 다가올 주말에 K리그2 경기가 없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선수단에 합류하라는 이정효 감독의 판단이었다. 광주는 부천전 이후 절반만 남은 선수들로 훈련을 한 뒤 이 경기를 준비했다. 부천과의 경기에 나섰던 선수들은 휴가지에서 이 경기를 텔레비전으로 지켜봤다. 로테이션 자원으로 K리그1 팀의 안방에서 대승을 거둔 광주의 모습은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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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관계자는 “경남전이 끝난 뒤 선수들이 감독님께 많이 혼났다”면서 “이기고 있는 경기인데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질책을 받았다. 경기 막판에 대충 뛴 선수들을 심하게 꾸중하셨다. 특히나 정종훈 등 어린 선수들에게 강하게 말씀하셨다. ‘왜 경기가 끝난 것도 아닌데 압박을 하지 않느냐’고 하셨는데 그 이후 어린 선수들에게 큰 자극이 됐다. 오늘 경기에 나온 김진영도 올해 프로에 입단한 선수다. 공격수인데 윙백으로 나와서 펄펄 날았다. 주전 선수들과의 경쟁 심리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광주 관계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이 관계자는 “선수들이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면서 “선수들에게 ‘나는 네가 공격을 잘해서 쓴다’, ‘너는 맨투맨 수비를 잘해서 쓴다’라고 기용하는 명확한 이유를 말씀해 주신다. 지난 훈련 때는 아론을 훈련 시작 10분 만에 집으로 돌려보냈다. 아론에게 ‘네가 그렇게 소심하게 플레이하면 널 쓸 이유가 없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여달라’고 강하게 주문하셨다. 아론이 오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서 전반 3분 만에 최전방까지 올라가더라. 감독님께 뭔가 보여주려는 의지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날 광주 관계자는 선수단과 함께 인천으로 와 그라운드에서 선수단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있었다. 그러다 후반 <스포츠니어스>의 전화를 받고 광주의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통화가 힘들 정도로 광주가 연이어 골 폭풍을 일으켰다. 광주 관계자는 “또 골이 들어갔다. 세리머니 사진을 찍어야 하니 잠시 후에 다시 전화를 하겠다”며 전화를 끊어야 했다. 광주는 이날 무려 여섯 번이나 포효했다. 통화가 되지 않을 정도로 광주 관계자는 바빴다. 광주 선수들은 이날 여섯 골을 넣고 경기 종료 후 약속이나 한 듯 모두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이날 주축 선수들을 대거 제외한 채 대승을 거둔 광주 이정효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오늘 경기에 나온 모든 선수들을 다 칭찬하고 싶다”면서 “오늘 경기에 나오지 않은 선수들이 긴장하고 경쟁해야 할 정도다. 내가 베스트11을 짜는데 머리가 아플 것 같다. 대량 득점 이후에도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공격을 주문했다. 프로 선수들은 재미로 공을 차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투혼을 발휘하고 절실하게 끊임없이 공격해야 한다. 그래야 경기장에 오신 팬들이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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