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인들이 쫓겨나” 프로축구단 논의에 딴지 거는 고양특례시의회

ⓒ 고양KH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고양특례시에 프로축구단이 탄생할 수 있을까? 정치에 발목이 잡히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고양특례시의회가 프로축구단 창단 방안 및 설립 예비타당성 용역에 대한 예산을 삭감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고양시는 약 2,2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프로축구단 유치 또는 창단에 대한 예비타당성 용역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시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논의조차 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고양특례시가 예비타당성 용역을 진행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창단 추진의 과정이 아니다. 지금까지 고양시에서는 프로축구단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를 하고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기본 단계가 필요하다. 쉽게 말해서 지역 내에서 프로축구단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공론화를 위한 기본적인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다른 예비타당성 용역에 비해 예산이 적게 편성된 것도 이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시민구단 창단을 위한 타당성 조사는 두 배 이상의 예산이 들어간다. 하지만 고양특례시는 시민구단 창단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모든 문을 열어놓고 기초적인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 예비타당성 용역이 필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고양특례시의회는 아예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고양특례시의회는 지난 1일 제2차 기획행정위원회에서 프로축구단 예비타당성 용역 예산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황당한 이유를 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장상화 의원(비례대표, 정의당)은 “K4리그 연고지 협약을 맺은 이후 피해가 너무 크다”라고 주장하면서 “축구단 훈련 때문에 동호인들이 쫓겨났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송규근 의원(더불어민주당, 라선거구)은 고양시 관계자에게 “프로축구단이 타당하지 않다면 받아들일 것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관계자가 “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료를 가지고 방안을 찾기 위해 용역이 필요한 것이다. 타당하지 않다면 보완해서 설득력 있게 대안을 찾는 것이다”라고 답변하자 “용역의 결과가 타당하지 않다고 한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송 의원은 “내 전공이 스포츠 매니지먼트다”라면서 고양시 관계자들이 사전에 자신들을 설득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관계자가 “간담회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의원님들이 바쁘신 가운데 대선도 있어서 못했다.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하자 “우리가 멍청한 사람들인 것이냐, 우리가 이해도가 떨어지는 사람들이냐”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프로축구에 무지한 주장까지 등장했다. 채우석 의원(무소속, 사선거구)은 “과거 고양KB국민은행이 K2리그에서 우승해 1부리그로 승격이 되는데 안했다”라면서 “도시 브랜딩을 할 목적으로 유치했다가 1부리그 승격을 안한다면 전에 실패한 사례를 또 밟는 것이다”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결국 기획행정위원회에서는 예비타당성 용역에 대한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낮은 재정자립도로 인해 프로축구단 창단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이유다. 이어 지난 6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양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카선거구)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고 싶다. 한 번쯤 할 필요성이 있다. 심도있게 논의를 해야한다”라고 주장했지만 분위기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다. 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은 고양KB국민은행을 언급했던 채우석 의원이다.

고양특례시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단순히 시민구단을 창단하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다. 프로축구단에 대해 전문가 의견도 듣지 않고 할 수는 없는 일이라 필요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고양시에 프로축구단의 필요성과 창단 방식에 대해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고양특례시의회는 귀를 완전히 닫았다.

따라서 고양특례시의회가 예산을 전액 삭감한 상황에서 고양특례시는 프로축구단에 대한 논의조차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K4리그에 참가 중인 고양KH 또한 프로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려고 해도 고양특례시가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무언가 할 수 있는 명분이 없다. 고양KH와 고양특례시가 조금씩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고양특례시의회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지역에서는 꾸준히 프로축구단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이재준 고양시장과 정봉식 고양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 권종철 고양시축구협회장, 하연수 KH스포츠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양시 K리그2 프로축구단 창단 염원 추진위원회 발대식 및 포럼’이 개최되기도 했다.

특히 고양KH가 가능하다면 빠르게 프로화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다. 복수의 축구계 관계자는 “고양KH 축구단은 여건만 된다면 당장 내년에 K리그2 참가를 위해 프로화를 빠르게 추진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프로화 첫 단계의 기회도 주지 않는다는 것은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라며 고양시의회를 에둘러 비판했다. 고양KH는 프로화를 추진하면서 연간 20억 원에서 30억 원 가량을 투자할 수 있다고 전한 바 있지만 고양시의회에서 협조하지 않아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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