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KH에 K리그 출신 현역 해병대 선수가 뛰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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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보은=김현회 기자] K4리그 고양KH축구단 소속 정희웅의 독특한 이력이 화제다.

24일 보은공설운동장에서는 2022 K4리그 대전하나시티즌B와 고양KH축구단의 경기가 열렸다. 대전하나시티즌B는 4승 3패 승점 12점으로 리그 5위를 기록 중이었고 고양KH축구단은 6승 2무 승점 20점으로 리그 선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두 팀이 격돌했다. 이날 경기에서 고양KH축구단은 김운과 고민성의 연속골에 힘입어 대전B를 2-0을 제압하고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이날 고양KH축구단에는 반가운 이름이 백업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지난 시즌까지 대전하나시티즌에서 뛰었던 정희웅과 이슬찬이 백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희웅은 2017년 서울이랜드에서 데뷔해 이듬해 FC안양을 거쳐 전남과 대전하나시티즌에서 뛰었던 선수다. 이슬찬은 2012년 전남드래곤즈에 입단해 8년간 전남에 있다가 2020년부터 2년 동안 대전에서 활약했다. 지난 시즌까지 대전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대전B 선수단을 상대로 하는 경기에 나섰다는 건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더군다나 이 선수들의 신분은 더 독특했다.

이 둘은 군인 신분이다. 두 명 모두 현재 상근예비역으로 군 복무 중이다. 상근예비역은 대한민국의 병역 제도로 현역병과 같이 기초군사교육(육군은 5주, 해군은 5주, 해병대는 7주)을 마친 후 집에서 출·퇴근하며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특히나 정희웅은 경기도 김포 해병대에서 근무하는 상근예비역이다. 현역 해병대원이 K4리그에서 뛰고 있는 셈이다. 정희웅은 해병대에서 일과를 보낸 뒤 퇴근하면 고양KH선수단에 합류해 축구선수로서 생활하고 있다. 그 힘들다는 해병대와 축구선수를 오가는 생활을 매일하고 있다.

정희웅은 부모님 댁인 경기도 김포에서 생활하기 위해 해병대에 지원했다. 일과가 끝나면 김포에서 고양을 오가고 있다. 정희웅은 현재도 해병대 특유의 헤어스타일을 유지 중이다. 이슬찬은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한 군 부대에서 복무 중이다. 지난 18일 훈련소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다시 팀에 합류했다. 이슬찬은 “훈련소에서 나오니 커피도 마실 수 있고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행복하다”면서 “현재 군대에서 열심히 잡초 제거를 하고 있다”고 웃었다. 정희웅과 이슬찬은 상근예비역 신분이라 사진 촬영이나 공식적인 인터뷰에는 다소 난감한 반응이었다.

현재 고양KH축구단은 월요일에는 휴식을 취하고 화,수,목요일에는 덕양구에 위치한 충장근린공원에서 훈련을 하고 금요일에는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호흡을 맞춘다. 공익근무요원 10명과 상근예비역 세 명이 속한 고양KH축구단은 매일 이들이 근무를 마치는 시간인 저녁에 단체훈련을 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은 따로 훈련 시설이 없어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회복무요원과 상근예비역 선수들은 개인적으로 따로 생활하고 나머지 선수단은 구단에서 원룸 등의 숙소 비용 일부를 보조한다. 현재 고양KH축구단에는 37명의 선수가 있다. 정희웅과 이슬찬 외에도 고양KH축구단은 울산현대와 서울이랜드에서 활약한 김수안 역시 사회복무요원 신분으로 함께 뛰고 있다.

FC안양 시절 정희웅의 모습. ⓒFC안양

올 시즌 K3리그와 K4리그에는 새로운 규정이 생겼다. K3리그는 사회복무요원이 뛸 수 없고 K4리그에는 사회복무요원이 뛸 수 있다. 그런데 올 시즌을 앞두고 K3리그 A구단에서 논란을 일으킬 만한 이적을 추진했다. A구단은 사회복무요원이 K3리그에 뛸 수는 없지만 상근예비역과 산업기능요원에 대한 제한 규정은 없다는 점에 착안, 프로 출신의 산업기능요원을 대거 받아들였다. A구단은 “규정상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다른 구단들은 이를 편법이라고 반박했다. 특히나 내셔널리그에서 K3리그로 내려온 구단들은 이 문제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에서 시즌을 앞두고 부랴부랴 규정을 손보는 일이 벌어졌다. 협회는 “K3리그는 공익근무요원이 뛸 수 없고 K4리그는 공익근무요원이 뛸 수 있다. K4리그 한 팀의 공익근무요원 수는 10명 이하로 제한한다”고 했고 “K3리그와 K4리그는 모두 산업기능요원과 상근예비역은 한 팀당 5명 이하로 등록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K3리그에도 산업기능요원 등록 바람이 불었다. K3리그와 K4리그는 사회복무요원과 산업기능요원, 상근예비역 등으로 선수단을 잘 구성하면 성적을 낼 수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고양KH축구단은 해병대 소속 상근 예비역을 비롯해 규정 내에서 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양 관계자는 “군 복무 중인 선수들이 많아 낮에 훈련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워낙 프로다운 선수들이라 스스로 몸 관리를 잘 하고 있다”면서 “사회복무요원 선수들은 다 소속 관공서로부터 겸직허가서를 받았다. 상근예비역 선수들 역시 군 부대로부터 허가를 받고 뛰고 있다. 다만 경제 활동을 하면 안 된다는 엄격한 규정을 지켜야 한다. 잘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고양KH축구단은 후반 정희웅과 이슬찬을 교체 투입시켰다.

고양KH축구단에는 내달이면 또 다른 반가운 얼굴이 등장할 예정이다. 바로 포항스틸러스에서 뛰던 전민광이다. 현재 전민광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선수단과 함께 훈련 중이다. 하지만 등록기간을 놓쳐 현재 K4리그에는 나오지 못하고 있다. K4리그는 3월과 7월에 정기적인 선수 등록 기간 외에 5월과 9월에 사회복무요원을 별도로 선수로 등록할 수 있는 기간이 있다. 고양KH축구단은 내달 전민광의 선수 등록을 마무리하고 그를 수비진에서 활용할 예정이다. K4리그에서 김수안과 전민광의 수비 조합이 가동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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