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아산=김귀혁 기자] 충남아산은 여전히 방역 수칙에 민감했다.

18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는 충남아산과 대전하나시티즌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11라운드 경기가 펼쳐졌다. 경기에서는 홈팀 충남아산이 전반전 대전 임은수와 이종현에게 실점을 허용한 뒤 후반 마사의 쐐기골까지 내주며 0-3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이날 결과로 충남아산은 승점 추가에 실패하며 리그 8위에 머물렀다.

이날 경기는 어쩌면 코로나19 이후 가장 의미 있는 경기였다. 변경된 방역 지침 때문이다. 지난 15일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에서 영업시간, 사적 모임 및 집회 등에 관한 거리두기 조치를 이날 경기 당일인 18일부터 모두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공연장에서의 떼창 혹은 경기장의 육성 응원 역시 원칙적으로 처벌 대상이 아닌 권고 수칙으로 변경했다.

올 시즌 들어 K리그는 경기장 내에서의 음식물 취식을 허용하거나 좌석 내 거리두기를 철회하는 등 많은 규제를 풀었다. 하지만 여전히 육성 응원은 금지된 상황에서 답답함에 지친 팬들은 시즌이 진행될수록 육성 응원의 범위를 넓혔다. 이에 경기장 마다 육성응원 금지에 대한 안내방송이 끊이지를 않았다.

하지만 중대본에서 이와 같은 원칙을 발표함에 따라 이날 진행되는 충남아산-대전하나시티즌, FC안양-광주FC의 경기는 육성 응원이 가능해졌다. 물론 공식적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 중대본의 발표 내용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육성 응원이 가능한 것이 아닌 최대한 자제해야 함을 명시했기 때문에 처벌을 위한 법적 근거만 사라진 상황이다.

물론 지난 두 시즌 간 팬들은 육성 응원을 하지 못했던 답답함이 있었다. 이로 인해 육성 응원 금지 자제가 불가능한 것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그리고 이날 경기 시작하자마자 예상대로 전개가 흘러갔다. 월요일 밤 경기임에도 많은 팬들이 찾아와 그간의 답답함을 해소했다. 대전 원정 팬들은 북을 두드리며 팀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고 충남아산 응원단 역시 이에 맞서 깃발을 흔들며 육성 응원을 전개했다.

그런데 육성 응원이 경기 초반부터 거세지자 충남아산 구단은 안내 방송을 통해 육성 응원 자제를 권고했다. 충남아산 장내 아나운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육성 응원은 자제 부탁드립니다'라고 안내했다. 이에 양 팀 응원단은 초반에 그 안내를 따르는 듯했다. 하지만 경기가 거칠어지면서 다시 육성 응원이 전개되자 장내 아나운서는 '제발 육성 응원 자제를 부탁드립니다'라며 강한 어조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중대본 발표에 따르면 육성 응원 자제가 권고 사항이 맞지만 이를 전개한다고 해서 크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장내 아나운서는 응원 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육성 응원 자제를 방송했다. 경기가 끝나기 직전 상황에서도 장내 아나운서는 '제발 육성 응원을 자제해달라'며 더욱 간절하게 호소했다.

이에 대해 충남아산 구단 관계자는 "경기 전에 연맹에도 문의해봤다"면서 "현재 연맹 지침 상으로는 아직까지 육성응원은 금지다. 왜냐하면 아직 자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내려서 제시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있던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육성 응원을 막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라며 문의 내용에 대해 전달했다.

이후 이 관계자는 덧붙이며 "그래서 구단에서도 어느 정도 상황을 이해하고 자제 방송만 해달라고 전달받았다"면서 "오늘 경기에서도 계속 육성 응원이 펼쳐져서 서포터즈들에게 다가가 '지침은 맞지만 최대한 자제를 부탁한다'고 이야기를 전달하고 왔다. 이에 일부 팬들은 '상위 법령이 있는데 막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며 당시 상황을 밝혔다.

충남아산은 코로나19와 관련하여 방역 수칙에 민감하기로 유명하다. 선수단 내부에서도 박동혁 감독의 주도 하에 마스크를 두 개로 쓰도록 정했다. 그리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벌금을 매길 정도로 철저한 방역을 펼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법적으로 육성 응원이 가능해진 상황이었지만 구단 아나운서는 연신 외쳤다. '육성 응원 자제를 제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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