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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김귀혁 기자] 리그 1위팀의 휴식기는 어떨까.

올 시즌 K리그2는 신생팀 김포FC의 참가로 총 11팀이 승격을 두고 경쟁한다. 이에 따라 각 팀들은 서로 4번씩 맞붙으며 총 40라운드의 경기를 갖는다. 두 팀 씩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한 라운드에 총 5경기가 진행되며 남은 한 팀은 자연스레 휴식기를 갖는 구조다. 특히 '2+1' 승강제로 규칙이 바뀜에 따라 승격의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에 따라 시즌 초반부터 치열한 순위 싸움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의외의 팀이 순위표 맨 꼭대기에 위치해 있다. 바로 지난 시즌 최하위를 기록한 부천FC다. 부천은 작년 K리그2에서 36경기를 치르며 9승 10무 17패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득점은 32점으로 리그 최하위였으며 실점도 부산아이파크(56실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53실점)였다. 후반기 반등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어려웠던 시즌이었다.

그런데 이토록 어려웠던 부천이 이번 시즌 들어 한층 달라진 모습으로 리그를 주름잡고 있다. 기존 젊은 선수들 위주였던 팀에 김호남, 닐손주니어 등의 베테랑이 합류한 가운데 오재혁, 김규민과 같은 유망한 선수들도 왔다. 외국인 자원도 전남드래곤즈에서 활약했던 은나마니와 파나마 국가대표 출신인 요르만까지 영입해내며 부지런히 겨울을 보냈다.

이런 노력 덕에 부천은 현재 4승 1무 1패로 K리그2 순위표 최상단에 위치해있다. 개막전에서 충남아산과 0-0으로 비겼지만 이후 안산그리너스-김포FC-부산에 3연승을 거뒀다. 이어진 전남과의 맞대결에서는 1-2로 패배했지만 다시 광주FC를 상대로 2-0 승리를 기록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부천이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제법 낯설다.

이 가운데 부천은 이번 라운드 휴식기를 맞이한다. 국제적으로 A매치 기간이지만 K리그2는 계속 경기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맛보는 꿀맛같은 휴식이다. 특히 직전 광주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리그 1위로 올라선 상황에서의 휴식이라 더욱 달콤하다. 좋은 분위기 속에 상대 팀의 전력을 확인하며 휴식기를 보낼 수 있게 됐다.

리그 1위 팀이 보내는 휴식기는 어떨까. 구단 관계자는 "일요일 광주전 승리 이후 감독님이 선수단에게 휴가를 지시했다"면서 "이번 주 화요일(22일)까지 휴가를 보낸 뒤에 계속 훈련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내주부터는 다음 라운드에 펼쳐지는 맞대결을 준비하며 훈련에 매진할 것 같다"고 전했다.

선수단의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는 의외의 답변이 나왔다. 이 관계자는 "사실 아직 이런 상황을 즐기지 않고 있다"면서 "감독님이 생각하시기에 남은 팀들도 만만치 않은 강팀이라고 보시는 것 같다. 아직 팀 별로 한 번씩 경기를 치른 상황도 아니라 그 이후에 어느 정도 파악이 될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아직은 조심스럽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선수단은 아직 남은 일정이 많이 있어 현재 위치를 즐기기에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하지만 부천 직원들은 팀의 순항 덕분에 다양한 콘텐츠를 창출하고 있다. 해당 관계자는 "팀 성적이 좋아서 많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면서 "작년의 경우 득점을 하는 선수가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양한 선수들이 득점을 하고 있어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덧붙이며 "예를 들어 오재혁은 부천 구단 최연소 데뷔골을 넣었다. 김규민도 K리그 데뷔전 데뷔골 기록을 만들었다. 이런 기록들이 나오면서 좀 더 이야깃거리가 생기는 것 같다"며 흡족함을 드러냈다. 오재혁은 지난 김포와의 리그 3라운드에서 득점하며 부천 구단 최연소 득점 기록을(19년 258일) 세웠다. 김규민 역시 광주와의 6라운드 경기에서 부천 구단 역사상 8번째로 K리그 데뷔전 데뷔골 기록을 만들어냈다.

단순 기록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폭도 넓다. 지난 김포와의 3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유튜브 채널 '권혁수 감성'의 "괜찮으시겠어요"를 패러디했으며 6라운드 광주와의 경기에서는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유행어 "전적으로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를 선수들이 따라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구단 마스코트인 헤르와 보라를 앞세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단 관계자는 "사실 팀 분위기가 좋지 않으면 이런 것들을 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 "부천FC의 대학생 마케터인 루키즈와 함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최근에 유행하는 것들을 바탕으로 홈경기 때마다 시도하고 있다. 팀 분위기가 워낙 좋다 보니 콘텐츠 생산에 부담이 크게 없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부천은 이번 라운드 휴식기를 보낸 이후 대전하나시티즌과 홈에서 맞붙는다. 이후에도 서울이랜드와 FC안양을 차례로 상대한다. 세 팀 모두 우승과 승격을 노리는 유력한 주자들이다. 만약 이 3연전을 좋은 결과로 마무리한다면 부천은 시즌 초반 돌풍이 운이 아님을 증명할 수 있다. 좋은 분위기 속에 부천은 홈에서의 3연전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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