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심 좋고 돈을 유독 잘 쓰기로 유명한 수원삼성 팬들이 이날 경기장에서 기자에게 전한 선물들.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파주=김현회 기자] 경기장에는 수원삼성 팬들이 넘쳐났다.

파주시민축구단과 김천상무가 9일 파주스타디움에서 2022 하나원큐 FA컵 2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에서 김천상무는 120분 간 혈투를 2-2로 마친 뒤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따냈다. 김천상무는 이날 파주를 제압하고 FA컵 3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 관중석에서 가장 많이 보인 유니폼은 의외로 수원삼성이었다. 수원삼성 팬들은 여기저기 등장해 무리를 지어 경기를 지켜봤다. 한 켠에는 김천상무에 입대한 원소속팀 팬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이들은 서진수와 김주성 등의 원소속팀 유니폼을 걸어놓고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파주스타디움에 제주와 FC서울의 유니폼이 여기저기 걸렸다.

하지만 유독 수원삼성 팬들은 유니폼을 걸어놓고 해당 선수를 응원하기보다는 경기 자체를 즐기러 온 모습이었다. 김천상무와는 관련이 없는 최성근 마킹을 한 유니폼도 보였다. 이날 수원삼성 머플러와 유니폼 등을 입은 관중만 20명은 족히 넘었다. 대통령 선거일이라 법정 공휴일이기도 했지만 파주스타디움은 그다지 시내에 위치한 곳이 아니다. 그렇다고 파주에 특정 팀 팬들이 많은 것도 아니다. 수원삼성과도 큰 연관은 없다.

이날 유독 수원삼성 팬들이 파주스타디움으로 몰린 이유가 있었다. 바로 파주-김천전 승자가 내달 27일 수원삼성과 FA컵 3라운드를 치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혹시라도 파주가 승리를 거둔다면 파주스타디움에서 수원삼성전 경기가 열리기로 돼 있었다. 사전답사 겸 전력분석(?) 차원에서 파주를 찾은 것이었다. 대다수 수원삼성 팬들은 파주를 응원했다. 김천이 상대적으로 더 껄끄러운 상대일뿐더러 파주가 김천을 이기면 다음 라운드 원정경기 동선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파주는 전반 선제골을 넣고 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내준 뒤 연장 전반 다시 먼저 골을 넣었다. 하지만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자책골을 내주며 2-2로 경기를 마무리한 뒤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경기장을 찾은 파주 팬은 물론 수원삼성 팬들도 탄식했다. 한 수원삼성 팬은 “언제 김천까지 원정 응원을 가냐”면서 “여기에서 한 번 더 하면 얼마나 좋아”라고 넋두리를 했다. 수원삼성은 내달 27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FA컵 3라운드 김천상무와의 경기를 치른다.

한 수원삼성 팬은 "혹시 오늘 이 경기장에 수원삼성 전력분석관이 왔느냐"고 걱정 어린 질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유독 돈을 많이 쓰고 가는 구매력 좋기로 유명한 수원삼성 팬들은 이날 기자석에 앉은 기자를 보고는 챙겨온 음식을 하나씩 선물하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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