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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파주=김현회 기자] “우리팀 투표율은 100%죠.”

파주시민축구단과 김천상무가 9일 파주스타디움에서 2022 하나원큐 FA컵 2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에서 김천상무는 120분 간 혈투를 2-2로 마친 뒤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따냈다. 김천상무는 이날 파주를 제압하고 FA컵 3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사흘 전인 지난 6일 안방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홈 경기에서 FC서울을 2-0으로 잡은 김천상무는 이날 FA컵에서도 주전 선수들을 최대한 아끼며 승리를 따냈다.

이날은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열린 날이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정치 지도자를 뽑는 중요한 날이었다. 하지만 김천상무 선수단의 일정을 살펴보면 도저히 투표를 할 시간이 없을 것처럼 보인다. 사전투표일인 지난 4일과 5일에는 FC서울전을 준비해야 했다. 그렇다고 대통령 선거 당일인 9일도 투표를 할 시간이 없었다.

선수단은 경기 하루 전인 8일 서울 상암동의 한 호텔로 이동해 하루를 보낸 뒤 경기 당일 오전 파주에 입성했다. 경기가 4시에 끝나고 투표를 할 시간도 따로 없다. 이들은 경기가 끝난 뒤 바로 다음 경기 준비를 위해 국군체육부대로 복귀했다가 휴식을 취하고 인천유나이티드 원정길에 올라야 한다. 워낙 일정이 빡빡해 이날도 15명만의 단촐한 선수단을 꾸렸다.

그렇다면 이들은 대통령 선거 투표를 하지 못했을까. 아니다. 이들은 지난 4일 국군체육부대 내에서 진행된 사전투표에 임했다. 저마다 지지하는 후보는 다를 수 있어도 투표율은 100%였다. 선수들은 물론 김태완 감독과 성한수 코치 등 코칭 스태프도 모두 이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각 구단 사정에 따라 투표율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군 팀 특성상 김천상무는 100%의 투표율을 보였다.

축구단 뿐 아니라 국군체육부대 소속 선수들은 모두 이날 사전 투표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천상무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도 소중한 국민의 권리를 행사했다. 부대 전체가 사전 투표에 나선 가운데 김천상무 선수단은 기권을 했으면 했지 투표를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김태완 감독은 “나도 고민 끝에 한 표를 행사했다”면서 “우리 만큼 투표율이 높은 팀이 또 있을까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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