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ㅣ성남=명재영 기자] 오현규가 수원 공격수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수원삼성 오현규가 드디어 수원 유니폼을 입고 골을 터트렸다. 오현규는 5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4라운드 성남FC와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 출전해 1-2로 끌려가던 후반 28분 헤더로 동점 골을 터트리면서 팀에 소중한 승점 1점을 안겼다.

오현규는 이날 득점으로 2019년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준프로 계약으로 1군 무대에 데뷔한 지 3년 만에 수원 소속으로 17경기 만에 득점을 만들었다. 오현규는 지난 2020년 빠른 입대를 선택해 상주상무에서 2년 동안 38경기 7골 2도움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제대 후 수원에 복귀했지만 아직까지 수원에서의 골을 기록하지 못한 상태였다.

오현규는 이날 후반 45분 동안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로 투입됐지만 후반 5분에 페널티 박스 안에서 박수일을 밀면서 페널티킥을 내줬다. 이 실점으로 후반을 어렵게 출발한 수원은 후반 28분 뮬리치에게 추가 실점으로 0-2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어졌다.

페널티킥을 내준 오현규로서는 더욱 포기할 수 없었다. 다행히 후반 28분 김상준이 만회 골을 터트리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후반 35분 지난 3년 동안 기다리던 순간이 펼쳐졌다. 오현규는 강현묵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더로 받아내면서 성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오현규는 수원 원정 팬들을 바라보며 포효했다. 그리고 경기는 2-2로 마무리됐다. 오현규에게는 본인의 실수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 팀이 연패에 빠질 수 있던 상황에서 득점으로 결자해지한 경기로 기억에 남게 됐다.

이날을 포함해서 오현규는 제대 후 많은 부담감에 시달렸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현규는 "시즌 전부터 데뷔 골에 대한 갈망이 컸다"면서 "쉽게 골이 들어가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힘들었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에게도 죄송했고 동료들에게도 미안했다. 오늘은 또 어려운 상황을 만든 것 같아 모두에게 미안했다. 이런 상황에서 골을 터트리게 되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오현규가 부담감을 이겨내고 수원에서의 첫 골을 터트리기까지는 박건하 감독의 몫이 컸다. 오현규는 "감독님께서 공격수 출신이시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제 상황을 잘 알고 계셨다. 그래서 부담이 될 수 있는 말씀을 따로 하시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나 스스로를 채찍질을 했다. 수원 팬들에게 '오현규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수원 공격수로서 본격적인 시동을 건 오현규의 미래는 밝다. 무엇보다도 병역 문제를 성년이 되자마자 해결한 것이 큰 경쟁력이다. 20살의 나이에 입대하여 정승현, 박지수 등 국가대표 수비수들과 한 팀에서 뛰면서 공격수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 오현규는 상주 시절에 대해 "훌륭한 동료들이 많아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다. 이 과정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현규가 군 복무를 하는 동안 수원에는 '매탄소년단'이 활동했다. 같은 매탄고 출신인 정상빈, 강현묵, 김건희 등이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현규는 조용히 각오를 다졌다. 오현규는 "작년 매탄고 친구들이 많은 활약을 했는데 자극이 된 것은 사실이다"라면서 "수원에 복귀해서 친구들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오현규는 23세 이하 대표팀의 유력 공격수이기도 하다. 올해는 U-23 아시안컵과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특히 아시안게임은 젊은 선수들의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무대로 꼽히지만 오현규는 해당 사항이 없다. 오현규는 "제대했다고 아시안게임을 소홀히 생각할 이유가 없다. 나라를 대표하는 것은 큰 자부심이고 항상 꿈"이라고 밝혔다.

수아레즈와 벤제마 그리고 팀 동료로는 김건희의 플레이를 특히 좋아하는 오현규의 이번 시즌 목표는 두자릿 수 공격포인트다. K리그 최초의 준프로계약 출전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던 오현규의 수원 생활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오현규의 잠재력이 어디까지 펼쳐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시즌 수원을 바라보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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