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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안산=김현회 기자] 구단 SNS가 골 소식을 전하는 비법은 무엇일까.

5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는 안산그리너스와 서울이랜드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3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에서 안산그리너스는 서울이랜드 이재익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이 경기 패배로 안산은 올 시즌 1무 2패의 부진을 이어가게 됐다. 조민국 감독 부임 이후 첫 승 도전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이날 경기는 강풍 속에서 치러졌다. 안산 구단 관계자와 나란히 앉아 경기를 지켜보며 대화를 나눴다. 이 관계자는 구단 홍보는 물론 SNS까지 담당하고 있다. 수다를 떨다가도 안산이 골을 터트리면 곧장 SNS에 이 사실을 게재하는 일을 해야한다. 이 담당자는 미리 SNS에 게시할 양식을 준비해 놓고 경기를 지켜봤다.

포토샵을 이용해 골을 넣은 선수의 사진을 클릭하고 득점자와 어시스트한 선수의 이름을 입력하는 방식이다. ‘누끼’라고 흔히 말하는 ‘배경 제거’ 사진을 미리 준비해 놓고 해당 선수가 골을 넣으면 그 선수를 클릭하면 된다. 그런데 여기에는 비밀이 하나 있었다. 이 관계자가 골을 넣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선수만을 준비해 놓은 것이었다. 티아고와 김륜도, 최건주, 강수일, 이상민, 두아르테, 권영호만이 포토샵에 준비돼 있었다.

프로축구연맹이 각 구단에 제공한 '배경 제거' 사진 ⓒ스포츠니어스

이 중 김륜도와 최건주는 백업 명단에 있는 선수였다. 11명의 선발 선수 중 5명만이 준비돼 있는 셈이었다. 이 관계자는 “골을 넣을 것 같은 선수들만 미리 불러오기를 해놨다”면서 “다른 선수가 골을 넣어도 다시 불러오기를 해 금방 게시글을 만들 수 있다”고 웃었다. 구단 SNS를 외부 업체에 맡기는 경우도 있지만 안산은 직접 구단 담당자가 구단 SNS까지 관리하고 있었다. 이 담당자는 “예전에 한번 선발 베스트11을 공개해야 하는데 10명만 공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흔히 말하는 ‘누끼’, 그러니까 ‘배경 제거’에도 손이 많이 간다. 이 관계자의 노트북에는 안산그리너스 선수들 모두의 ‘배경 제거’ 사진이 준비돼 있었다. 상반신 사진과 전신 사진, 그리고 팔짱을 낀 전신 사진 등 세 가지 버전으로 선수단 전체의 사진이 ‘배경 제거’ 돼 정리돼 있었다. 최근에는 포토샵 등을 이용해 자동으로 ‘배경 제거’를 할 수도 있지만 세세한 작업은 그래도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한다. 축구화 등 섬세한 부분은 자동으로 배경을 제거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선수단 전체의 자료를 미리 준비해 놓은 건 놀라운 일이었다. “정말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고 하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이거 연맹에서 다 해줬어요.” 프로축구연맹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K리그 선수단 전체의 프로필 사진 촬영을 했고 그러면서 각 구단에 ‘배경 제거’ 사진을 제공했다. ‘배경 제거’ 사진은 SNS를 비롯해 구단이 홍보 활동을 위해 여러 모로 활용되는 사진이다. 구단 관계자는 “사진 촬영 후 일주일 만에 연맹에서 ‘배경 제거’ 사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안산그리너스는 득점에 실패했고 구단 담당자는 결국 90분 경기가 끝나자 조용히 준비한 노트북을 닫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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