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성’ 찾은 포항 원정 팬들 사이에 등장한 ‘의외의 인물’

[스포츠니어스|전주=조성룡 기자] 예상 외의 인물이 등장했다.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전북현대와 포항스틸러스의 경기에 수십 명의 포항 원정 서포터스가 자리했다. 요즘 포항 팬들은 여기저기 원정을 다니느라 바쁘다. 개막 이후 제주도와 경상북도 김천, 그리고 전라북도 전주로 향했다. 이 여행은 인천광역시와 경기도 수원, 마지막으로 울산광역시까지 가야 한 숨 돌릴 수 있다. 4월이 되어야 포항의 홈 경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굉장히 낯익은 얼굴이 포항 원정석에 있다. 포항 스틸야드에 한 번이라도 가본 방송과 미디어 관계자라면 모를 수가 없는 인물이다. 그는 전주 원정석 한가운데 떡하니 서서 유심히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포항 스틸야드 북문광장에서 주차 관리를 하는 이재환(39) 씨였다.

포항을 찾는 관계자들은 무조건 이 씨를 한 번은 보고 스틸야드에 들어가야 한다. 포항 스틸야드를 찾는 관계자들이 이용하는 주차장 입구는 딱 한 군데다. 이 곳을 이 씨가 버티고 있다. 신원을 확인하고 출입을 통제한다. 올해도 이 씨는 어김없이 스틸야드 북문광장 주차장 입구를 지키고 있을 예정이다.

이 쯤 되면 ‘팬을 하다가 구단을 돕는 서포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오히려 정반대다. 이 씨는 구단 진행요원을 하다가 팬이 됐다. 이 씨는 “지난 2007년에 처음 구단 진행요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구단과 인연을 맺게 됐다”라면서 “이후 대학 후배를 스틸야드에서 만나 포항 서포터스 소모임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팬이 됐다”라고 웃었다.

포항이 고향이었던 그는 포스코 직원인 아버지를 통해 어릴 때부터 포항 축구를 접했다. 하지만 팬은 아니었다. 그저 경기나 조금 보러 다니는 정도였다. 하지만 군 전역 이후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는 와중에 포항스틸러스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었다. 그 인연이 15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 씨는 홈 경기에서는 주차장을 통제하지만 원정에서는 열혈 서포터로 변신한다. 그는 “홈 경기 때는 경기 진행 업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경기를 거의 볼 수 있다. 가끔 일을 쉴 때 홈 경기를 본다”라면서 “이렇게 포항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는 것은 원정에서나 가능하다. 그래서 원정 경기를 많이 간다”라고 전했다.

원정 경기에서만 ‘팬심’을 드러낼 수 있는 약간 서글픈 마음이 포항 선수들에게 전달된 것일까. 이 씨와 인터뷰를 하던 도중 정재희가 환상적인 돌파로 팀의 선제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격하게 환호하던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팀에 원톱 자원이 없기에 허용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3월까지 그는 열혈 서포터로 활동하다가 4월부터는 다시 북문광장 주차장에 배치될 예정이다.

wisdrago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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