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허율 “올해 두 자릿수 득점 찍고 아시안게임 가야죠”

[스포츠니어스|경주=김귀혁 기자] 지난해 K리그를 강타한 히트 상품 중 하나는 ‘매탄소년단’이었다. 수원삼성의 산하 유스인 매탄고등학교 출신 선수들이 맹활약을 선보이며 나온 패러디였다. 그리고 그런 매탄소년단과 필적하는 ‘광탄소년단’도 팬들 사이에 화제였다. 광주FC의 산하 유스인 금호고등학교 출신의 유망한 선수들을 가리키는 은어다. 이희균을 필두로 엄원상, 엄지성 등이 핵심 멤버였다.

그리고 이 대열에 지난 시즌 중반부터 들어간 선수가 있다. 바로 허율이다. 193cm의 다부진 체격에도 불구하고 100m를 무려 12초대에 주파하는 괴물 공격수다. 혹자는 도르트문트의 엘링 홀란드와 비교하기도 한다. 2001년생의 어린 나이임에도 벌써 프로 3년 차를 맞이하는 허율의 마음가짐은 어떨까. <스포츠니어스>는 광주FC의 전지훈련지인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고개를 위로 꺾으며 인사말을 건넸다.

만나서 반가워요. 전지 훈련의 거의 막바지인데 어떠신가요?
여전히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 힘들어야 시즌 들어갔을 때 수월하게 할 수 있거든요. 차라리 지금 힘든 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프로에 들어와서 벌써 세 번째 동계훈련입니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은 없나요?
1년차 때는 별 다른 요령 없이 했었던 것 같아요. 프로에 막 온 거다 보니까 뭐든지 열심히 하려고 했습니다. 소위 말해 무식하게 했죠. 그런데 지금은 해야 할 때는 하면서 쉬는 것도 확실하게 쉬고 있습니다. 요령이 좀 생겼다고 할까요.

최근에 다녀온 연령별 대표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이전에 발목 부상으로 한 달 정도 뛰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다가 막 운동장에 들어가던 시기여서 처음에는 못 갔죠. 이후에 2주 간 운동을 하던 와중에 성남FC에 조성준 형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체 발탁 된 거죠.

황선홍 감독님에게 공격수 특훈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많이 이야기 해주시긴 했습니다. 그러다가 스트라이커들만 따로 훈련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볼을 받기 위해서 수비를 어떻게 따돌리며 움직여야 하는지 배웠습니다. 그리고 수비가 없는 상황에서 슈팅이나 패스를 연결할 수 있는 요령도 알려주셨죠. 그 외에도 움직임과 같은 세부적인 부분을 많이 말씀해주셨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에게는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아무래도 공격수 출신 감독님이시다 보니까 그것과 관련해서 더욱 집중적으로 알려주신 것 같아요.

ⓒ프로축구연맹제공

광주가 이번 시즌에 금호고 출신의 유스 선수들을 대거 기용할 것 같은 모습입니다. 신인 선수가 많다 보니까 훈련 분위기도 좀 남다를 것 같은데요.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떤가요?
새로 들어온 신인 선수들이 많다 보니까 아직 완전히 적응한 것 같진 않더라고요. 약간 운동장에서 어색해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그래서 형들이 더욱 파이팅도 넣어주시면서 도와주세요. 그리고 그 형들을 따라서 후배들도 잘 따라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허율 선수 1년 차 때는 좀 어떠셨어요?
저는 완전 쥐 죽은 듯이 살았죠.

1년 차 때 동계 훈련 룸메이트 기억 나시나요?
지금 제주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홍)준호 형이었어요. 당시에 준호 형이 저 불편할까 봐 말을 많이 거신 편은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어떤 선수와 같이 방을 쓰나요?
(엄)지성이와 같은 방을 씁니다. 주로 운동 나가기 전에 노래와 함께 보강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 외에도 나이대가 맞다 보니까 게임도 같이 해요.

어떤 게임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피파온라인4랑 리그오브레전드 즐겨 합니다.

피파온라인 공식경기 티어가 궁금합니다.
챌린저입니다. 피파는 축구 하기 전부터 계속 하다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꽤 잘하시는데··· 엄지성 선수는 어떤가요?
지성이요? 지성이는 게임에 소질이 없어요. 그게 다 축구로 갔더라고요.

피파 하면서 즐겨 쓰는 선수나 전술도 궁금합니다.
우선 제 팀의 핵심은 MC 호날두입니다. 전술은 무조건 침투 위주로 설정해요. ‘삐용’이라는 침투 즉각 반응 훈련 코치가 있는데 스리톱에 다 침투를 설정해놨습니다.

게임에서 모습이 허율 선수 플레이 스타일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본인이 추구하는 스타일과도 일맥상통한가요?
프로 1년 차나 2년 차 때 형들이나 코칭스태프 분들이 항상 말씀해주신게 있습니다. 프로에서 본인만의 확실한 장점과 무기를 갖고 있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도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 중입니다. 일단은 뒤에서부터 침투하는 움직임으로 넣는 방식을 좋아해요. 그런데 피지컬이 좋다 보니까 포스트 플레이도 팀을 위해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둘 중에 꼽자면 전자의 방식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알아보니까 도르트문트의 홀란드 선수를 닮고 싶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말씀하신 부분도 홀란드 선수랑 비슷하네요. 그러면 피파에서도 홀란드 선수를 쓰시나요?
아니요. 약발이 안 좋아서··· 홀란드 자리에 호날두를 넣고 양쪽 날개에는 아자르와 베일을 넣어놨습니다.

그 정도면 이번에 휴가 때도 게임을 제법 했을 것 같아요.
사실 시즌 후반부에 부상이 있어서 경기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즌을 마치고 계속 재활에 매진했습니다. 그리고 재활하면서도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서 지냈어요. 그렇게 오전에 재활하면서 운동에 힘 쓴 뒤 오후에는 잠깐 PC방에 가서 피파를 했습니다.

허율 선수가 고민하는 부분이 지난 시즌 득점에도 묻어나 있는 것 같습니다. 수원삼성과의 데뷔골은 큰 키를 이용한 헤더로 득점을 했습니다. 반대로 강원FC와의 경기에서는 빠른 발로 골망을 흔들었는데요. 두 득점 중에 더욱 의미 있었던 득점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강원FC전 골이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수원삼성과의 경기에서 득점도 데뷔골이라 물론 의미 있었죠. 그리고 당시에 (이)으뜸이 형과 룸메이트였거든요. 항상 제 데뷔골 도움을 해주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습니다. 으뜸이형 크로스를 제가 득점으로 연결했거든요. 그런데 하필 그때 무관중 경기였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골 넣은 게 잘 실감이 안 나더라고요. 반대로 강원과의 경기에서는 홈 관중이 천 명 이상은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거기에 파이널B 첫 경기다 보니까 무척 중요했거든요. 그런 경기에서 역전 골을 넣어서 엄청 짜릿했던 기억입니다.

당시에 교체투입 득점이었습니다. 감독님께 특별히 지시받은 사항이 있었나요?
우선 김호영 감독님께서는 저에게 많은 부담을 안 주셨습니다. 저 마음대로 하라고 주문하시더라고요. 그렇게 편한 마음을 갖고 하다 보니까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포항스틸러스와의 데뷔전도 교체 투입으로 기억합니다. 그때 기억도 새록새록 할 것 같아요.
그때도 전날에 지성이랑 같은 방에 지금 전지훈련지에서 숙박을 했습니다. 경주에서 자고 포항으로 이동하는 스케줄이었어요. 그래서 전날부터 지성이에게 엄청 떨린다고 말했던 게 생각나네요. 그리고 아침에 목욕탕을 갔는데 감독님이 계셨습니다. 혼자 탕 안에 몸을 담그고 계시더라고요. 저는 감독님이 계신지도 모르고 들어갔다가 만나서 대화를 나눴죠. 그때 감독님께서 저에게 오늘 경기 들어갈 수도 있으니 항상 준비하고 있으라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87분쯤에 경기장에 교체 투입으로 들어왔죠. 그런데 저 들어가자마자 바로 실점했어요. 그래서 이게 K리그구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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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에 여러 경기를 소화했습니다. 방금 말씀처럼 ‘아 이게 K리그구나’ 싶던 순간도 여럿 있었을 것 같아요.
대부분 K리그 수비수들은 베테랑에 경험 많은 선수들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하면 할수록 그 벽에 막히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이후에 형들이 조언도 많이 해주셔서 후반기 갈수록 좀 더 좋은 경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어떤 형의 조언이 인상적이었나요?
많은 형들이 다 인상적이게 해주셨지만 기억 남는 것은 (이)한도형과 (이)민기형의 조언입니다. 저에게 항상 “네 피지컬로 뭘 못하냐”고 장난식으로 많이 말씀해주셨어요. 그런데 계속 듣다 보니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피지컬 이야기가 나와서 여쭤봅니다. 옛날부터 어른들께 “뭘 먹고 그렇게 컸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을 것 같아요. 정말 뭘 드시고 그렇게 큰 건가요?
우선 삼시세끼 꼬박 챙겨 먹긴 했어요. 그런데 사실 편식을 많이 합니다. 해물은 기본적으로 별로 안 좋아해요. 국밥에 파 같은 거 들어가면 빼서 먹기도 합니다. 물론 어른들과 밥을 먹으면 그게 예의 없는 행동이니까 다 먹긴 해요.

그러면 유전적인 요인이 있는 건가요?
외가 쪽이 키가 많이 큽니다. 어머니가 큰 편은 아닌데 할머니나 외삼촌께서 키가 많이 커요. 삼촌하고 사촌 형도 다 길쭉길쭉합니다. 삼촌 키가 아마 187cm 정도 될거에요. 제 친누나도 170cm 정도 됩니다.

외가의 영향이 큰 것 같군요. 허율 선수는 어렸을 때 부터 계속 키가 컸던 건가요?
원래도 큰 편이긴 했습니다. 그러다가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키가 180cm 이상으로 막 크더라고요.

축구 시작하고 중앙 수비로 권유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요.
축구를 초등학교 3학년 때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윙 포지션을 보다가 5학년 때는 중앙수비 포지션에 있었어요. 이후 6학년 때부터 스트라이커 포지션으로 정착했습니다. 어렸을 때는 감독님이 여러 포지션을 경험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중에 잘 맞는 포지션이 스트라이커였던 거죠.

어렸을 때 여러 포지션에 있으면서도 공격에 대한 본능이 있지는 않았나요?
골을 한 번 넣어보니까 공격수에 대한 본능이 생기더라고요. 골을 막는 것 보다 골을 넣는 선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초-중-고를 모두 광주에서 보냈습니다. 광주FC 경기도 자주 접했을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부터 광주 경기를 보러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프로 선수라는 꿈을 갖게 된 것 같아요. 금호고 시절에도 광주 경기 볼 보이를 많이 섰습니다. 볼 보이는 1, 2학년 때 주로 하는데 3학년이 되서도 경기장에 가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경기 의료 지원 쪽에 앉아서 관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고등학생의 시선에서 정말 잘한다고 느꼈던 선수는 누구였나요?
지금 포항에서 뛰는 신진호 선수요. 경기를 하다 보면 제가 중앙 수비나 수비형 미드필더들을 마크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신진호 선배님은 진짜 공을 너무 잘 차시더라고요. 제가 수비를 해야 하는 입장이니까 짜증이 날 정도로 잘하셨습니다. 공격수 중에서는 전북현대의 구스타보 선수가 눈에 띄더라고요.

그런 고등학생이 지난 시즌 프로 무대에서 골 맛을 봤습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새로운 목표도 생겼을 것 같아요.
이번 시즌 무조건 두 자릿수 이상 득점이 목표입니다. 거기에 30경기 이상 출전하고 싶습니다.

그 정도면 영플레이어상 욕심이 생길 만한 기록인데요.
저도 그 정도 기록이면 영플레이어상은 무조건 따라올 거라 생각합니다.

조금 이른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해외 진출 욕심도 있었을 것 같아요. 특히 이번에 연령별 대표팀 소집되면서 정상빈 선수의 이적 과정을 지켜봤잖아요.
선수라면 당연히 해외 무대에서 뛰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상빈이가 가는걸 보니까 저도 동기부여가 생기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 각오 듣고 싶습니다.
팀이 승격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에 아시안게임도 있다 보니까 중요한 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욱 간절하게 시즌 준비에 임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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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자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허율의 체격은 노력과는 별개였다. 타고난 유전자를 바탕으로 지난 시즌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그럼에도 휴식기 때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로 노력까지 열심이었다. 포스트플레이에 능한 김신욱과 빠른 스피드가 강점인 홀란드가 동시에 비견될 만큼 무기도 다양하다. 3년 차를 맞이하는 그는 이제 운동장에서 활약할 일만 남았다. 마치 ‘MC 호날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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