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쿠니모토 “울산 간 아마노 준, 좋은 선수지만 지고 싶지 않아”

[스포츠니어스|영암=김귀혁 기자] 한국에서 벌써 다섯 시즌째다. 일본에서 축구 천재로만 알려지며 베일에 싸였던 쿠니모토는 어느덧 리그 우승 팀의 핵심 멤버로 도약해 있었다. 어린 시절 그의 발목을 잡은 사생활 문제는 없었다. 한국에서 축구에 임하는 그의 모습은 언제나 진심이었다. 한층 성숙해진 쿠니모토의 2022시즌은 어떤 마음가짐일까. <스포츠니어스>는 전북현대모터스의 전지훈련지인 전남 영암에서 그를 만났다.

먼저 시즌 준비를 묻는 질문에 대해 쿠니모토는 “신인을 포함해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왔다. 적응하는 데 있어서 소통을 잘 하면서 준비하려 한다”라면서 시즌 전에 어떻게 휴가를 보냈냐는 질문에는 “코로나19 때문에 1년 동안 일본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동안 못 본 가족들과 친구들 위주로 시간을 많이 보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쿠니모토에게 있어 친구는 각별한 존재다. 경남FC 시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일본 가시마 앤틀러스 원정에서는 그의 친구들이 직접 응원을 오기도 했다. 만난 친구들이 그들인지에 대한 질문에 쿠니모토는 “그렇다. 그 친구들은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 같은 팀에서 축구를 하던 사이다. 어릴 때부터 많이 의지하던 친구들이다. 거의 가족과 비슷한 관계다”라고 설명했다.

쿠니모토는 작년 이맘때 제대로 된 시즌 준비를 하지 못했다. 2020시즌에 당한 피로골절 때문이다. 그 여파가 지난 시즌 전반기까지 옥죄며 그를 괴롭혔다. 이번 시즌 건강한 몸 상태로 시즌을 준비하는 것에 대해 쿠니모토는 “작년에 부상 때문에 초반 10경기 정도를 뛰지 못했다. 본연의 컨디션도 아니어서 분명 힘든 시간이었다”라고 밝히면서도 “열심히 연습한 결과 후반부에 좋은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올해는 작년과는 다른 컨디션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분명 차이를 느낀다”라며 다가오는 시즌에 기대감을 남겼다.

일본 태생의 그이지만 사실 J리그와는 좋은 인연이 없었다. 우라와레즈와 아비스파후쿠오카를 거치며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각종 일탈 행위를 일삼으며 정착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일본 대표팀에 대한 희망은 놓지 않았다. 최근 진행된 월드컵 예선에 대해 그는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현재 일본 대표팀에 비슷한 연령대의 선수들이 주축으로 활동 중이다. 이번 예선전 경기를 보면서 나도 일본 대표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라고 말한 쿠니모토는 “대표팀에 들어가기 위해서 항상 좀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라며 더욱 성숙해진 면모를 뽐냈다.

지난 시즌 쿠니모토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시즌 초반 부상 여파로 제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절치부심하며 후반기 전북의 우승에 일조했다. 김상식 감독도 이런 쿠니모토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쿠니모토는 “아직까지 감독님이 특별히 지시한 사항은 없었다. 물론 감독님이 그런 인터뷰를 해주셔서 자신감을 얻은 것은 맞다”라며 기대에 부응할 것을 밝혔다. 그러면서 “기쁜 마음도 있지만 압박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긍정적인 동기부여를 더욱더 많이 느끼기 때문에 잘 준비하겠다”라며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프로축구연맹제공

전북의 지난 시즌 리그 우승에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울산현대와의 파이널 라운드 그룹A 35라운드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일류첸코의 극적인 역전골로 전북은 3-2 승리를 거뒀다. 그때 일류첸코의 득점을 도운 쿠니모토의 당시 심정을 묻자 그는 “울산전 그 도움은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공격포인트였다. 당시 일류첸코가 출전 시간이 줄어들면서 힘든 시간이었는데 그 골을 도울 수 있어서 기뻤다”며 회상했다.

이렇듯 몇 년째 계속되는 울산현대와의 우승경쟁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올 시즌 울산에 합류하게 된 일본인 선수 아마노 준에 대해 쿠니모토 역시 기대감을 드러냈다. 쿠니모토는 “아마노 준은 일본에 있을 때도 상대팀으로 만났다. 서로 개인적인 친분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같은 왼발잡이 선수로서 좋은 킥력과 패스를 갖고 있다”면서 “울산과 세 경기 내지는 네 경기 정도 만난다. 같은 일본인 선수를 선두 경쟁하는 팀에서 만나기 때문에 기대감도 분명 있다. 하지만 경기에서 만큼은 지고 싶지 않다”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아마노 준 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간 K리그에 일본인 선수의 입성이 잦아졌다. K리그 내 일본인 선수와의 친분을 묻자 쿠니모토는 “대구에 있다가 서울이랜드로 간 츠바사와는 가끔 DM이나 댓글로 연락했다”면서 “서로 좋은 활약을 펼쳤을 때 메시지를 보내며 축하한다”라고 친분을 과시했다. 쿠니모토는 지난 시즌 화제가 된 마사의 동영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 인터뷰는 사실 잘 모르고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마사는 절대 실패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훌륭한 실력을 갖고 있는 선수이지 않은가. 당장 K리그에 충분히 통할 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생각한다”라며 견해를 밝혔다.

최근 K리그에 일본인 선수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한 질문에 대해 그는 “나를 비롯한 기존 일본 선수들이 K리그에서 잘해 다른 일본 선수들이 K리그에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물론 같은 일본인 선수들이 K리그에 오는 것은 기쁘다. 하지만 J리그와 K리그의 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 J리그가 섬세한 패스 위주의 플레이라면 K리그는 수비력이 더 강하다. 가벼운 마음으로는 오지 않았으면 한다”라며 조언을 건넸다.

쿠니모토는 경기 외적으로 크게 드러나는 스타일이 아니다. 약 4년간 한국에 있었지만 미디어로부터 노출이 많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팀 동료였던 최희원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지난해 화제가 되는 영상이 올라왔다. 쿠니모토가 한국 가요인 임재현의 ‘조금 취했어’를 부른 영상이었다. 한국 발라드 특유의 정서를 이해하고 불렀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그는 “가사 내용은 번역기를 통해 알고 있었다”면서 “즐겨 듣는 한국 노래는 크게 없었지만 팀 동료들이 주변에서 한국 노래를 듣다 보니 자연스레 나도 듣게 된다”고 답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1997년생인 쿠니모토는 2018년 한국에 입성했다. 당시 비교적 어린 나이에 K리그에 입성했지만 그는 어느덧 K리그 100경기를 소화했다. 앞으로 K리그에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전북과의 계약이 연장되거나 은퇴할 때까지 K리그에 계속 뛸 수만 있다면 그 이상의 기록을 남기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나의 가장 큰 목표는 유럽에서 뛰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고 지금도 그 꿈을 갖고 있다”라며 목표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K리그에 그가 갖는 의미는 남달랐다. 쿠니모토는 “일본에서 축구와 잠시 떠나 있었다. 그때 다시 축구를 시작할 수 있는 곳이 한국이었다”면서 “그 출발이 경남FC여서 경남 구단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또 그런 나에게 새로운 기회 준 전북 구단에도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라며 본인의 생각을 남겼다. 그렇다면 그의 올 시즌 K리그 목표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매년 10골-10도움의 목표를 갖고 시즌에 임한다”면서 “아직 한 번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끝으로 올 시즌 기대되는 동료에 대해 묻자 그는 주저없이 일류첸코의 이름을 꺼냈다. 쿠니모토는 “구스타보도 굉장히 훌륭한 선수지만 두 선수의 차이점은 분명하다”면서 “일류첸코는 미드필더 지역까지 내려오며 키핑과 연계를 할 수 있다. 공격을 조종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올해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일류첸코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gwima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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