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정태욱 “이동경과의 브로맨스요? 저 여자 좋아해요”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남해=김현회 기자] 정태욱에게 지난 시즌은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해서는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팀은 ACL 16강에서 탈락했다. FA컵도 결승까지 올랐지만 결국 전남에 대역전패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K리그에서 3위를 차지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도 그가 고개를 떨군 이유다. 하지만 그는 다시 일어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FC 전지훈련지인 남해에서 정태욱을 직접 만났다.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아직 나도 정확히 내 컨디션은 모르겠다. 우리가 훈련 위주로 시간을 보냈고 연습경기는 대학교 팀과 몇 번 한 정도다. 아직 K리그1이나 K리그2 팀과는 연습경기를 한 적이 없어서 나도 나와 우리 팀의 컨디션이 궁금하다. 내일(지난 5일) FC안양과 연습경기가 잡혀 있는데 이 경기를 통해 컨디션을 확인해 볼 수 있어서 이 경기가 기다려진다. (편집자주-대구는 다음 날 안양과의 연습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구가 매년 겨울 똑같은 이곳으로 전지훈련을 온다. 남해의 외딴 펜션을 통째로 빌려 쓰는 게 인상적이다.
여기가 가장 편하다. 호텔로 들어가면 물론 호텔 쉐프님들이 밥도 해주고 잘해주시겠지만 우리는 평소 클럽하우스에서 우리에게 음식을 해주시는 이모님들의 솜씨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에도 클럽하우스 식당 이모님들과 함께 이곳에 왔다. 그분들이 여기에서도 집밥을 먹는 느낌으로 마음을 담아 음식을 해주신다. 동계 전지훈련을 하는데 굉장히 큰 힘이 된다.

코로나19로 해외 전지훈련을 할 수 없게 됐다. 보통 대구FC는 1차 전지훈련으로 중국에 갔다가 2차 전지훈련으로 남해로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남해에 쭉 있게 됐다.
이렇게 오랜 시간 전지훈련을 한 곳에서 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통 이 시기에는 올림픽 대표팀에도 차출돼서 소속팀에서 훈련을 오래 하지 못한 것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7주 가까운 시간을 한 곳에서 동료들과 보내고 있다. 한 곳에 오래 있으면 힘들 수도 있지만 이모님들이 요리 솜씨를 매일 발휘해 주셔서 잘 버티고 있다.

이곳에서 주로 쉴 때는 뭘 하면서 보내나.
아까도 저녁식사가 끝난 뒤 같이 당구를 쳤다. 노트북을 가지고 온 친구들은 게임을 하고 요새는 대구FC에 보드게임 중에 ‘우노’라는 게임이 유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카페가 딱 세 군데 뿐인데 카페에 가면 (이)근호 형을 비롯한 형들이 있나 없나 잘 살펴본 뒤 형들이 없으면 카페에 들어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형들을 피하는 이유가 있나.
피하는 건 아니고 형들에게 좋은 시간 보내시라고 배려해 드리는 거다. 카페가 크지 않아서 형들끼리 이야기하고 있는데 우리가 들어가면 불편할까봐 우리가 다른 곳으로 간다.

ⓒ프로축구연맹

이번에 가마 감독 부임 이후 첫 훈련을 할 때 정말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동계 훈련을 하면서 처음으로 목에서 피 맛을 느꼈다. 워낙 운동 강도가 세서 호흡이 잘 안 될 정도였다. 무작정 많이 뛰기보다는 좁은 공간에서 계속 움직이는 걸 요구하신다. 그런 부분이 좀 힘들기도 했는데 우리가 이제 감독님이 오시고 2주가 넘어가면서 적응도 됐고 시즌이 다가오면서 훈련량이 살짝 줄기도 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병역특례 혜택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소식을 접했다.
비시즌을 봉사로 시작해서 봉사로 끝냈다. 1월 1일과 2일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걸 제외하면 FA컵 결승 2차전이 끝난 다음 날부터 팀에 합류하기 직전인 1월 4일까지 봉사 활동만 했다. 544시간을 채워야 하는데 이제 200시간 정도 남았다. 그래도 반 넘게 했으니까 이제 조금씩 끝이 보인다. 한 달 가까이 열심히 봉사 활동에 임했다.

어떤 봉사 활동을 한 건가.
대구에서 어린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가르치는 일이다. 축구를 가르치면서 시간을 보냈다. 대구에 있는 유소년 선수들도 찾아가고 특수학교 학생들을 위한 봉사를 하기도 했다. 내가 집이 경기도 성남인데 성남에서 대구까지 매일 기차를 타고 왔다 갔다 했다. 하루에 이동 시간만 네 시간씩 걸렸다.

그렇게까지 한 이유가 있나. 너무 피곤했을 것 같다.
이건 편법은 아니고 정당한 규정인데 하루에 이동 시간으로 왕복 4시간까지는 봉사 활동 시간으로 포함시켜준다. 왔다 갔다하는 시간까지도 봉사 활동으로 인정받으니 이 시간까지도 활용해야 했다. 매일 아침 6시 반에 기차를 타서 잠이 들었다가 깨면 대구다. 그러면 차를 타고 봉사 활동을 하러 가서 오후 6시쯤 봉사 활동을 끝낸다. 그러면 저녁을 먹고 올라오거나 아니면 아예 집에서 밥을 먹을 생각으로 저녁을 굶고 기차를 탄다. 그렇게 밤에 집에 도착했다가 다음 날 또 아침 6시 반 기차를 탔다.

군 생활을 하는 것에 비해서는 힘들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나름대로 고생을 많이 한 것 같다.
무리한 일정인 것 같기도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봉사활동 시간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나는 동계훈련이 끝나고 시즌이 시작돼도 시간이 나면 계속 봉사 활동 시간을 채울 예정이다. 경기에 지장이 없다면 훈련이 없는 평일에 꾸준히 봉사 활동에 임할 생각이다.

이 봉사 활동 시간을 빨리 채우고 싶은 마음이 커 보인다.
물론 그렇다. 그리고 봉사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을 만나는 것도 즐겁다.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동료들 중에 봉사활동을 다 채운 이들도 있나.
(황)인범이 형 같은 경우에는 군 생활을 하다가 금메달을 따고 전역해서 의무 봉사활동 시간이 더 적은 걸로 알고 있다. 아마 인범이 형을 제외하면 다른 선수들은 아직 봉사활동 시간을 다 채우지 못했다고 들었다. 다들 열심히 봉사활동을 해야한다.

의무를 다하는 것도 좋지만 쉬어야 할 때 쉬지 못한 게 시즌 도중 경기력으로 나타나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내가 항상 비시즌 동안에도 개인 운동에 집중하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했다.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 그래도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힘든 것도 있지만 아이들을 만나면 너무 좋더라.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보면서 내가 처음 축구를 시작했던 그 초등학교 시절 초심을 떠올리게 됐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구나”라는 걸 느낀다. 1년 동안 지친 마음을 오히려 회복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당시 금메달을 딴 동료들끼리 서로 봉사활동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나.
수원FC에 있는 (김)건웅이가 나한테 유독 전화를 많이 해서 “이거 봉사활동 어떻게 해야해?”라면서 많이 묻는다. “이건 뭐냐. 저건 뭐냐” 시시콜콜한 것까지 나한테 너무 많이 물어본다. 그래서 그냥 “네가 알아서 잘해봐”라고 해줬다.

올 시즌 대구에는 새로운 선수들이 꽤 많다. 이들과의 호흡은 잘 맞고 있나.
새로 온 선수들과 4~5주 동안 함께 했다. 이제는 지난 시즌부터 계속 같이 있던 선수나 올 시즌에 새로 온 선수나 전혀 다를 게 없을 정도로 친하다. 서로 편하게 이야기하고 원하는 걸 맞춰준다. 새로 온 형들도 우리를 편하게 대해주셔서 친해지고 있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전지훈련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언제인가.
4주차 때가 힘들었다. 한 군데에 너무 오래 있어서 4주차에 접어드니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회복이 필요했던 시점이다. 그런데 그 시기를 잘 넘기니까 또 사람이란 게 신기할 정도로 적응을 하더라. 이제는 집에 가는 걸 체념하고 그냥 잘 버티고 있다. 이게 내 삶이라고 생각하고 운동을 하고 있다.

명절 때는 이 곳에서 뭘하면서 보냈나.
코로나19가 심해져서 그냥 남해에서 우리끼리 있었다. 아예 외부인들을 안 만나고 웬만하면 팀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다들 조심하는 분위기다.

지난 시즌을 한 번 돌이켜 보자. 여러 모로 아쉬웠던 시즌이었을 것 같다.
그렇다.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따지 못했고 AFC 챔피언스리그도 16강에서 탈락했다. FA컵은 준우승을 거뒀다. 올림픽도 아쉬웠지만 나에게는 ACL이 가장 아쉬웠다. 그때 몸 상태도 좋았고 컨디션도 괜찮아서 뭔가 더 많을 걸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부상을 당하면서 타격이 컸다. 16강에서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내가 부상을 당하면서 결과가 바뀐 것만 같다. 그 순간이 가장 아쉬웠다. 그래서 올 시즌 ACL이 더 기다려진다. 올 시즌에는 아시아 무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FA컵 준우승도 아쉬운 순간이었다. 많은 이들은 결승 1차전이 끝난 뒤 대구가 여유롭게 우승하지 않을까 예측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도 솔직히 마음 속으로는 ‘우리가 우승하겠지’라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그러면서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 우리가 원정 1차전에서 1-0으로 이기고 홈에서 2차전을 치렀기 때문에 너무 편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우리가 원정에서 차라리 비기거나 0-1로 지고 홈 경기에 임했다면 아마 태도가 달라졌을 거다. 아니면 1차전에서 더 많은 골을 넣고 아예 전남이 따라올 생각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었다. 돌이켜 보면 원정 1차전 1-0 승리가 우리 선수들의 정신력을 나태하게 했고 여기에 승부가 뒤집어 질 수 있는 빌미가 됐다.

ⓒ프로축구연맹

그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분위기가 정말 좋지 않았을 것 같다.
사실 우리가 K리그에서는 3위를 차지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FA컵에서 우승하지 못하면서 한 시즌이 다 망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리그 3위는 창단 이래 우리 팀 최고 성적이고 ACL 16강도 창단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물론 FA컵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이거 하나로 한 시즌을 다 망친 느낌이고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처럼만 느껴져서 마음이 무거웠다.

동료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형들이 “우리는 여기에서 축구를 그만둘 게 아니니 다시 시작해 보자”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그러면서 다가올 시즌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고 의기투합했다.

지난 시즌 대구는 경기장 외부에서도 적지 않은 잡음이 있었다. 당신이 저지른 일은 아니지만 팀의 일원으로서 어떤 심정이었는지도 궁금하다.
일이 이렇게 터지고 나서야 선수들이 경각심을 갖게 된 점이 많이 아쉽다. 물론 반성해야 하는 일인데 그래도 이런 일로 일해서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방할 수 있길 바란다. 우리 선수들이 다같이 경각심을 느끼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느꼈으면 한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일이었는데 이제는 선수들과 팬들이 얼굴 붉히지 않고 웃으면서 한 시즌을 보냈으면 좋겠다.

다들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지난 시즌 가장 기억에 남았던 환희의 순간은 언제였나.
지난 해 초반에 좀처럼 이기지 못하다가 홈에서 ‘정태욱 데이’라는 걸 했다. 구단에서 내 모습을 담은 배지도 제작해 관중에게 돌렸고 내가 선택한 노래를 하프타임에 틀어주는 이벤트 등도 했다. 그때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을 내가 신청곡으로 틀어달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날 우리가 울산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정태욱 데이’에 그런 의미있는 승리를 거둬서 더 좋았다. 동료들이 우리가 연패를 하면 장난으로 “또 ‘정태욱 데이’를 한 번 더 하자”고 하기도 했다. 그 경기를 잊을 수 없다.

지난 시즌을 돌이켜 보면서 어떤 점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느꼈나.
지난 시즌에는 ‘난 할 수 있다’는 강한 의욕만 가지고 경기에 임했던 것 같은데 올 시즌에는 좀 더 냉정하게 내가 팀에 어떤 보탬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려고 한다. 어떤 역할을 해야 팀에 플러스 요인이 될까 생각하면서 차분한 플레이를 펼치고 싶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드레드 펌을 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너무 일찍 다시 원래 머리로 돌아온 것 같다.
어머니가 굉장히 보수적이신데 내 머리를 보고 “한 명이라도 더 이 꼴을 보기 전에 빨리 풀어”라고 말씀하셨다. 정말 큰 마음을 먹고 한 머리였는데 3~4일 만에 풀었다. 딱 그 머리를 했을 때 구단에서 하는 유튜브 영상을 하나 찍어서 사람들에게 그 머리를 보여줄 수 있었다. 그걸 안 찍었으면 우리 팀 사람들만 알고 팬들은 내가 그런 머리를 했는지도 몰랐을 거다.

그런 파격적인 머리를 한 이유가 있나.
잘 어울릴 거라는 자신감은 있었다. 드레드를 하기 위해서 한 석 달에서 넉 달은 고민을 했던 것 같다. 하면 어울릴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평소 에드가 형의 드레드를 보고 좀 섹시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나도 좀 섹시해 보고 싶었고 고민 끝에 이걸 실행에 옮겼다.

어디에서 한 건가. 이태원이었나.
아니다. 대구에서 했다.

혹시 에드가가 소개해 준 집이었나.
에드가가 소개를 해줘서 거기에서 하려고 했는데 마침 거기가 일요일에 문을 닫더라. 나는 봉사활동 때문에 일요일밖에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일요일에도 영업하는 곳을 급하게 찾아서 그날 머리를 했다. 가서 인모를 붙여서 땋는 게 4시간 정도 걸렸다.

머리가 완성된 순간 섹시하다는 느낌을 받았나.
처음에는 좀 어색했는데 괜찮더라. 어울릴 줄 알았다.

ⓒ대구FC 유튜브 캡처

혹시 부모님의 반대가 아니었더라면 시즌 중에도 계속 그 머리를 할 생각이었나.
일단 이 머리로 한 경기 정도는 무조건 뛸 생각이었는데 부모님이 극구 반대하셔서 결국 일찍 풀어야 했다. 물론 불편하긴 하더라. 불과 나흘이었지만 다른 분들은 그 머리로 굉장히 오랜 시간 생활하지 않나. 머리를 감지 못해 가렵기도 하고 자기 전에 찝찝하기도 했다. 그게 단점이었다. 이 머리를 하고 운동도 했다. 이제 풀었으니 다시 그 머리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너무 시간도 오래 걸린다.

주변 동료들의 반응은 좀 어땠나.
“오? 괜찮다”라는 반응이 솔직히 제일 많았다. 어울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그 자신감 만큼 사람들이 반응해줬다. 여기에 정말 직설적인 형들이 많다. 그 형들은 웬만하면 ‘디스’다. 그런데 그 형들한테도 그런 반응을 받았다는 건 정말 그 머리가 잘 어울렸다는 거다.

이동경과의 사이를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상대팀으로 경기장에서 만나 선수 입장을 하기 전에 이동경에게 다가가 당신이 뽀뽀를 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던 적도 있다.
(이)동경이하고는 친구들 중에서도 가장 친한 친구다. 동경이도 부모님이 대구에 사시는데 항상 대구에 오면 같이 밥도 먹고 시간을 보내는 사이다. 그만큼 너무 가까운 친구다.

친하다고 그렇게 뽀뽀를 하지는 않는다.
동경이가 원래 말하는 거나 행동하는 게 귀엽다. 그래서 내가 귀여워하고 있다. 평상시에도 어깨동무도 자주 하고 그런 스킨십을 동경이하고 많이 한다. 동경이도 밀어내지 않는 걸 보면 일방적인 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지 않은가. 물론 그 뽀뽀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힐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혹시 정체성에 대한 오해를 받은 적은 없나.
무슨 소린가. 나는 확실히 여자를 좋아한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알겠다. 이동경이 독일에 진출하기 전에 따로 만나거나 연락을 주고 받았나.
대표팀에 가기 전에 같이 밥을 한 번 먹었다. 그때 동경이가 대표팀에 간 이후로 거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동경이에게 들었다. 일이 잘 풀리면 독일 쪽으로 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 해주더라. 그리고는 동경이가 대표팀에서 바로 독일로 가서 볼 시간이 없었고 연락은 했다. 동경이가 워낙 바쁘고 시차도 있어서 내가 연락을 먼저 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눴나.
너무 축하할 일이어서 진심으로 축하를 전했다. 독일에서 잘하라고 해줬다. 유럽에서 축구를 한다는 것 자체로도 대단한 일 아닌가. 18살 때 청소년 대표팀에서 안익수 감독의 지도를 받을 때 동경이를 처음 만났는데 그 어렸던 애가 독일에 진출한다고 하니 기특한 마음이었다.

이동경을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것 같다. 이동경은 어떤 매력이 있나.
얘가 말하는 게 속된 말로 딱 싸가지 없어 보일 수 있다. 얘가 말투가 너무 강해서 그렇게 오해를 받는다. 그런데 내가 볼 때는 그냥 그 모습도 너무 귀엽다.

키 차이도 너무 잘 맞는다는 얘기도 있다.
그건 맞다. 키가 딱 나하고 적당한 차이다.

ⓒ방송 화면 캡처

올 시즌 가마 감독의 축구는 어떤 스타일이라고 봐야할까. 아직 가마 감독의 축구를 제대로 본 적이 없는 이들에게 살짝 전해주자면.
우리 지역에 들어가서 강한 압박하는 축구를 좋아하신다. 가마 감독님께서 “이전의 대구는 공을 오래 소유하지 않는 축구를 하다가 실속을 챙겼다면 이제는 이런 장점을 살리면서도 우리가 공을 가지고 있는 시간을 더 즐거워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다. 이게 바로 감독님의 철학이다. 우리 팀 특성상 상대보다 더 높은 점유율을 이끌어 내지는 못해도 우리가 과정을 만들어가는 재미를 찾길 바라신다. 공을 가지고 있는 시간이 더 즐거워지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더 유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런 축구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당신은 팀에서 어떤 선수와의 호흡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나.
나는 (홍)정운이 형과도 잘 맞고 (김)진혁이 형하고도 호흡이 좋다. 오른쪽 편에 있는 선수들과 플레이하는 게 좀 더 수월하다.

김진혁이 수비수로 뛰어야 하는지 공격수로 뛰어야 하는지 늘 논쟁이 있다. 당신이 감독이라면 김진혁은 어디에 세우고 싶은가.
진혁이 형이 공격도 잘하고 수비도 잘하는데 내가 봤을 땐 공격수로서의 모습이 더 위협적이었던 것 같다. 특히나 슈팅력이 정말 좋다. 그런데 수비에 있으면 그 장점인 슈팅력을 보여줄 수가 없지 않은가. 내가 감독이라면 진혁이 형은 무조건 공격에 넣고 시작할 것 같다.

당신도 가끔 후반 막판 공격진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공격력은 어떻게 평가하나.
나는 공격력이랄 게 그냥 헤딩밖에 없다. 슈팅은 잘 안 된다. 나도 잘 알고 있다.

자신에 대한 평가가 냉정하다.
진짜 급박한 순간에 내가 올라가서 단순한 플레이가 필요하면 나도 제공권에는 자신이 있으니까 당연히 그런 플레이를 해야한다. 그래도 헤딩에서는 남들보다는 낫은 모습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슈팅은 5개를 때리면 그 중에 3개 정도는 빗나갈 것이다.

K리그가 전북과 울산의 양강 구도로 가고 있다. 대구가 이걸 좀 깨주길 바라는 팬들도 많다. 당신의 생각도 궁금하다.
이번에 미디어 캠프에서 감독님도 그랬고 진혁이 형도 그랬다. 우리 목표는 우승이라고 이야기했다. 나 역시 목표는 항상 높게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고의 한 시즌을 끌고 가기 위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목표를 우승으로 잡고 선수들이 그걸 이뤄내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어떤 부분에서 대구가 전북과 울산에 앞서야 그 팀들을 넘을 수 있을까.
자신감 차이인 것 같다. 울산이나 전북과 만나면 우리 선수들이 위축되는 게 없지 않아 있었다. 당연히 전북이나 울산 선수들은 자신감에 찬 상태에서 경기장에 들어온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 선수들이 좀 더 생각을 바꿔야 한다. 우리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팀이고 전북이나 울산을 상대로 꿀리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 그러면 결과가 더 재미있게 나오지 않을까.

올 시즌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면.
시즌이 끝난 뒤 리그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 또한 공격 포인트를 7개 정도는 하면 좋을 것 같다. 어시스트가 됐건 헤딩 골이 됐건 공격 포인트를 7개를 올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지난 시즌에는 1골 4도움을 했는데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지난 시즌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우승팀인 전북의 김상식 감독과 홍정호의 표를 받았다.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다.
나도 나중에 누가 말해줘서 알았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는 기분이 좋았다. 리그 우승팀 감독과 K리그 MVP 형이 나를 뽑아줬다는 소식을 듣고 ‘내 어떤 걸 보고 뽑아주셨을까’ 생각이 들면서도 ‘다음에 전북하고 경기할 때는 더 잘해야지’라고 다짐했다. 아마 내가 전북과의 경기에서 세트피스 상황이 되면 위협적인 장면을 좀 보여줘서 뽑아주신 것 같다.

올 시즌 대구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마지막으로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전해달라.
동계훈련을 이렇게 길게 한 건 처음인데 분위기는 정말 좋다. 선수들이 하려는 의지도 좋고 새로 들어온 선수들의 기량도 좋다. 너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우리 선수들이 더 발전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올 시즌에는 지지 않는 대구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지난 시즌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지만 마지막에 그렇게 패하면서 한 시즌을 망쳤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쉬웠는데 올 해에는 우리 팬들이 더 환호할 수 있는 끈끈한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정태욱은 올 시즌 할 일이 많다. 대구를 이끌고 K리그와 ACL에서 활약을 보여줘야 하고 대표팀 도전도 이어가야 한다. 병역 혜택을 위해서 봉사 활동에도 충실해야 한다. 지난 시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FA컵 결승 2차전에서 패하며 고개를 떨궈야 했던 정태욱은 올 시즌에는 리그 마지막까지 웃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과연 올 시즌 정태욱은 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에도 밝게 웃을 수 있을까. 정태욱은 힘들지만 시즌 마지막을 떠올리며 전지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footballavenue@sports-g.com

이 기사의 단축 URL은 https://www.sports-g.com/a2bwT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