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시국’에 ‘이디야 경남 남해점’ 매출이 급증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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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남해=김현회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남 남해의 한 카페가 호황을 누리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경상남도 남해군 남해읍은 규모가 크지 않은 작은 동네다. 인구가 4만 2천 명밖에 되지 않는다. 읍내 역시 규모가 작다. 약 500m 거리에 몰려 있는 상가들이 읍내의 전부다. 남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지는 않지만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시장 경제가 얼어 붙어 있었다. 그런데 이 중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도 있다. 바로 남해 읍내에 위치한 ‘이디야 경남 남해점’이다.

이 ‘이디야’는 남해 읍내에 위치한 유일한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이다. 인근에 위치한 카페 ‘데일리 에스프레소’와 함께 남해 읍내에서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유이한 곳이다. ‘이디야’와 ‘데일리 에스프레소’는 읍내에서 가장 근사한 카페다. 하지만 지역 경제가 얼어 붙으면서 최근 손님이 급감했다. 고령 인구가 많은 남해는 코로나19에 유독 취약한 지역이다. 저녁만 되면 거리에 사람이 없을 정도로 긴장감만이 흘렀던 동네다.

그런데 이곳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남해로 전지훈련을 온 축구 팀이 한두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남해에는 수원삼성을 비롯해 대구FC, FC안양, 충남아산, 김포FC, 화성FC, 부산교통공사 등 많은 팀들이 전지훈련 캠프를 꾸렸다. 이들은 남해 일대를 돌며 훈련과 연습경기를 펼친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전지훈련을 떠날 수 없는 상황에서 비교적 온화하고 훈련 환경이 좋은 남해는 최적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들 팀 외에도 남해에서 이미 훈련을 하고 떠난 팀들도 많다. 유소년 선수들도 남해로 전지훈련을 온다.

이런 가운데 ‘이디야’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전지훈련 도중 선수단은 가벼운 레크레이션으로 내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마지막에 걸린 선수가 선수단 전체에 커피를 돌리는 식의 내기다. 내기에 걸린 선수는 다음 날 훈련 시간에 맞춰 약 서른 잔이 넘는 선수단 전체의 커피와 음료를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남해에는 이렇게 많은 커피를 한 번에 준비할 수 있는 곳이 사실상 ‘이디야’가 유일하다. ‘이디야 경남 남해점’은 오전마다 커피 단체 주문으로 쉴 틈 없이 바쁘다. 오전에 이 카페에 가면 선수단 스태프나 막내들이 커피를 양 손에 가득 챙겨들고 나서는 모습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한 번 내기에 지면 10여만 원의 돈이 깨진다. “이 내기의 유일한 승자는 ‘이디야’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뿐 아니다. 선수단이 훈련을 마치고 유일하게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사실상 카페에서의 즐기는 차 한 잔뿐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동도 어려운 가운데 전지훈련지에서 즐길 다른 취미 생활도 딱히 없다. 선수들은 훈련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한 뒤 삼삼오오 카페에서 커피를 즐기며 힘든 훈련의 피로를 푼다. 저녁 식사 이후 밤 9시면 카페가 문을 닫는 터라 이 시간도 즐길 시간이 길지 않다. 선수단에는 짧지만 달콤한 휴식시간이다. 저녁에 이 카페에 방문하면 테이블별로 구단 점퍼를 입은 이들 여러 무리를 볼 수 있다.

‘이디야 경남 남해점’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급감했다. 하지만 전지훈련을 온 선수들 덕분에 이 불경기 속에서도 최근 기존의 평균 매출보다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디야 경남 남해점’에서 일하는 김동석 씨는 “하루 평균 매출액이 30만 원 이상은 올라갔다”면서 “오전에는 커피를 테이크아웃 해가는 단체 손님이 많고 저녁에는 직접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손님이 늘었다. 다들 축구선수들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지난 해에는 오산고등학교 차두리 감독님과 이천수 전 선수도 왔다갔다. 이 시기에는 정말 많은 축구인들이 우리 카페에 온다”며 웃었다.

함께 일하는 박선주 씨는 “이 전지훈련 기간이 더 길었으면 특수를 더 오래 누렸을 텐데 기간이 길지 않아 아쉽다”면서 “그래도 이 기간 동안 매출이 많이 올라 바쁘게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카페 2층에는 점심 식사를 마치고 휴일을 맞아 휴식을 취하던 충남아산 선수들이 삼삼오오 모여 차 한 잔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카페 매니저 인터뷰를 마치고 나가려던 차에는 화성FC 선수단이 카페로 들어왔다.

김동석 씨는 “우리 카페는 방역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선수들이 더 믿고 방문하고 있다. 앞으로도 방역을 철저히 해 선수들이 카페를 안전하게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카페는 키오스크 시스템을 도입해서 비대면 주문을 받고 음료 배출구 역시 비대면 접촉을 위해 가림막을 설치해 놓았다. 이 카페는 남해로 전지훈련을 온 선수들 외에도 여러 감독들이 찾는 ‘핫플레이스’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유명 인사들이 오가는 곳으로 ‘취재의 요새’가 됐다.

한편 이 카페 뿐 아니라 지역 상권도 전지훈련을 온 선수단 덕분에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취재를 마치고 카페를 나서자 이 작은 읍내에는 온통 축구선수들만 보였다. 여기저기 얼굴만 봐도 알만한 선수들이 읍내 일대에서 휴식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경남 남해에서 만나면 반가울 법도 한데 지나가다 만난 충남아산 관계자는 기자에게 아무렇지 않게 익숙한 듯 인사를 건넸다. 남해 읍내에는 온통 축구선수 천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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