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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부산=김현회 기자] 김천상무 수비수 하창래에게 올 시즌은 어떤 의미일까. 2017년 인천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해 첫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한 그는 이듬해 포항으로 이적해 부동의 중앙 수비수로 활약했다. 세 시즌 동안 그는 포항의 수비를 든든하게 책임졌다. 하지만 지난 시즌 군대에 입대한 그는 부상으로 좀처럼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어려운 한 시즌을 보낸 하창래는 어떤 각오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을까. 부산 동계 전지훈련지에서 하창래를 직접 만났다.

최근 컨디션이 어떤가.

많이 좋아지고 있다. 지난 시즌에 너무 많이 다쳐서 시즌 초반에만 경기에 나서고 경기에 나가지를 못했다. 무릎부터 시작해서 아킬레스도 좋지 않았고 햄스트링도 부분 파열을 당했다. 그래서 회복에 초점을 두고 한 시즌을 보내야 했다.

아킬레스 부상이면 심각한 것 아닌가.

아킬레스가 끊어질 정도의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다. 염증이 심하게 있어서 많이 쉬어야 했다. 이제는 많이 좋아지고 있다.

김천상무에서의 첫 동계훈련이다. 어떤가.

훈련 강도는 그래도 높지 않은 편이다. 김태완 감독님께서는 선수들에게 자율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내신다. 여기에는 워낙 프로 무대에서 각자 역할을 잘하던 선수들이 모여 있어서 알아서 잘하고 있다. 포항 시절에는 동계 훈련이 정말 힘들었는데 김천상무는 포항에 비해 훈련이 그렇게 강하지는 않다. 스타일이 다른 편이다.

현재 김천상무에는 대표선수들이 많다.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현재 이들이 대거 대표팀에 차출돼 선수단 운영에 어려움이 있기도 하다.

지금 7명이 대표팀에 갔는데 두 차례 평가전이 끝나고 세 명이 돌아오기로 했다. 정승현과 이영재, 고승범이 대표팀에서 빠지며 복귀 예정이다. 7명이나 빠지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기도 했지만 남아 있는 선수들은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동기부여를 한다. 우리도 더 잘해서 대표팀에 가자는 목적의식이 생겼다. 여기 남아 있는 선수들도 원소속팀에 복귀하면 다 주전이고 이름을 날리는 선수들이다. 대표팀에 대거 차출됐지만 우리도 더 높이 도전해 볼 수 있다는 걸 느끼고 있는 시기다.

중앙 수비수 중 박지수와 정승현이 대표팀으로 빠졌다. 훈련에는 큰 지장이 없나.

둘이 대표팀에 가면 우리 팀에서 중앙 수비수가 나를 포함해 네 명이 남는다. 자체 연습경기를 한다거나 훈련을 할 때 큰 문제는 없다. (연)제운이, (김)주성이와 송주훈 일병이 워낙 잘해주고 있어서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이 펼쳐지지는 않았다. 다만 주장이 정승현 상병이고 내가 부주장인데 주장이 빨리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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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부주장을 맡게 됐나.

(정)승현이가 주장을 하게 되면서 나한테 부주장을 제안했다. 그런데 너무 부담스러워서 안 하려고 했다. 내 한 마디 한 마디가 괜히 다른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칠까봐 걱정도 많이 했다. 감독님께서 승현이에게 “네가 원하는 부주장을 한 명 선정하라”고 하셨다. 내가 승현이와 사회에서는 전혀 친분이 없었는데 군대에 와서 급격히 친해졌다. 많은 대화를 나눴고 승현이가 “나를 좀 도와달라”고 하더라. 승현이의 부탁이라 부담스럽지만 거절할 수 없었다. 승현이와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수락했다. 그런데 얘가 대표팀에서 안 오고 있다.

대표팀 차출이 본인의 의사는 아니지 않나.

승현이가 자리를 자주 비우다보니 그 책임감이 나한테 더 많이 온다. 부주장이 원래 하는 게 그렇게 많지는 않다. 포항에 있던 2020년 (최)영준이 형이 주장을 맡을 때 내가 부주장이었다. 그런데 그때는 영준이 형이 주장 역할을 다했고 나는 별로 하는 게 없었다. 하지만 김천상무에서는 주장이 대표팀에 계속 가 있어서 내가 미디어 캠프에도 참가해야 했다.

주장 역할을 해보니 어떤가.

나름대로 많이 배우고 있다. 감독님과 선수들 사이에서 중간 구심점 역할을 해줘야 하니까 힘든 부분이 없지 않다. 선수들의 의견을 듣고 그걸 감독님께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일부러 더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한다. 선수들에게 말 한 마디를 할 때도 조심스럽게 하려고 한다. 지도자 분들께 이걸 제대로 전달해 드려야 해 스트레스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번에 대표팀 경기는 좀 챙겨봤나. 팀 동료들이 대거 출장한 경기였다.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은 중간 중간에만 봤고 몰도바전은 안 봤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나도 축구선수이고 사람인지라 대표팀 경기를 보고 있기에는 마음이 복잡하다. 나도 꿈이 국가대표 선수인데 내 동료들이 대표팀으로 나서는 경기를 굳이 찾아보지는 않는다. 여러 복잡한 감정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동료들을 응원하지만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감정도 크다.

무슨 마음인지 잘 알 것 같다.

우리 팀의 좋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가는 모습을 보면 나도 한 번 대표팀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마지막 목표는 국가대표 아닌가. 그걸 보고 있으면 아쉬움이 커진다. 대표팀 경기를 하는 날 숙소에서 다들 각자 방에 있었다. 다른 동료들은 대표팀 경기를 봤는지 모르겠지만 다음 날 굳이 밥 먹는데 “어제 대표팀 경기 봤어?”하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너무나도 응원하는 동료지만 또 여기 남아 있는 선수들도 자존심이 있고 대표팀 욕심이 있다보니 분위기가 묘하게 흐른다.

그래도 팀 동료인 조규성과 권창훈 등이 골을 기록했다.

당연히 기쁜 마음이다. 선수들이 그 정도 이야기는 했다. 대표팀 경기에서 활약한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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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입대를 앞두고 포항에서 시즌 개막 후 두 경기에 나섰다. 군 입대 직전 굳이 포항에서 무리하게 출장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 아니었나.

내가 2020년 시즌이 끝난 뒤 군대에 가겠다고 김기동 감독님께 미리 말씀드렸고 허락도 받았다. 2020년 12월이었다. 그리고 이제 군 입대를 기다리고 있는데 상무 합격자 발표가 늦게 나왔고 결국 포항의 제주 전지훈련에 합류했다. 감독님께서 “뒤에서 어린 선수들하고 같이 운동 좀 하라”고 하셨고 나도 어차피 운동을 해야하니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한 달 후 창원으로 2차 전지훈련을 가는 상황인데 그때까지도 상무 합격자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감독님께서 “군대 발표 안 났으면 따라오라”고 하셔서 포항의 2차 전지훈련까지 따라갔다.

그러다 당신은 지난 해 포항 소속으로 K리그 경기까지 소화하고 군대에 갔다.

창원에 가서 운동을 이틀인가 사흘 했는데 국군체육부대 발표가 났고 합격자에 이름을 올렸다. 나는 상무에 붙으면 1~2주 안에 입대한다고 동료들한테 들어서 그렇게 몸과 마음을 준비했다. 그런데 상무 입대 발표 이후 입대까지 한 달이 남아 있더라. 바로 김기동 감독님이 방으로 나를 부르셨다. 감독님께서 “벌써부터 군대 갈 생각하고 있니?”라고 하시면서 “(김)용환이 형하고 (심)상민이 형도 작년에 군대가기 전까지 경기에 나갔던 거 알고 있지?”라고 말씀하시더라.

그러면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감독님과 일정을 따져보니 포항에서 두 경기를 뛸 수 있더라. 감독님께서 “두 경기 다 이기고 가라”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정말 그 두 경기에 나가서 다 이기고 내가 골까지 넣었다. 두 경기에 나가서 좋지 않았던 건 없다. 오히려 감독님과 팬들한테 좋은 선물을 드렸다고 생각한다. 그 두 경기에 나가지 않고 조용히 입대했으면 주목을 덜 받았을 텐데 두 경기에 나서면서 박수를 받고 입대할 수 있어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김기동 감독은 ‘밀당’을 참 잘하는 것 같다. 유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도 강력한 리더십이 보인다.

감독님께서 “네가 제대해도 내가 이 팀에 있을 것 같은데 잘 생각해 보라”고 하셨다. 감독실에 ‘끌려 들어가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평상시에는 ‘감독님’이라는 호칭보다는 편하게 ‘쌤’이라고 부르는 축구 선배님 같은 느낌이다. 스스럼 없이 지내는데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부분은 철저하시다. 공과 사를 구분해서 선수들을 대한다.

군 입대 시기를 잘못 계산해 입대 한 달 전에 삭발을 했다고 들었다.

맞다. 입대 발표가 나고 1~2주면 훈련소에 간다고 들어 머리를 밀어버렸다. 곧 훈련소에 들어갈 것 같아 고민하지 않고 바로 삭발을 했는데 군 입대가 한 달 뒤더라. 그래서 그냥 빡빡 민 상태로 한 달을 지냈다. 급하게 머리를 밀 이유가 없었는데 그때는 빨리 군대에 가고 싶었다. 빨리 군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성격이 워낙 급하다보니 그랬다.

지난 시즌 포항이 ACL에서 승승장구하면서 결승까지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심정은 어땠나.

아마 내가 있었으면 그렇게 결승까지 못 올라갔을 거다. 나도 없었고 (송)민규도 빠졌는데 그래서 더 잘 됐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거기 없었던 선수 중에 누군가 한 선수라도 있었으면 그런 결과가 안 나왔을 것이다.

너무 겸손한 거 아닌가.

아니다. 포항은 아시다시피 누구 한 명이 빠졌다고 해서 안 돌아가는 팀이 아니다. 감독님께서 그 선수들에게 맞는 전술을 짜서 대응했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왔다. 누구 한 명이 빠졌다고 전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멤버로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작년 시즌 포항 경기는 다 챙겨봤다. 그래서 더 잘 안다.

대표팀 경기는 안 보면서도 포항 경기는 다 챙겨본 이유가 있나.

내 마음이 가 있는 팀 아닌가. 김기동 감독님께도 꾸준히 경기 때마다 연락을 드렸다. 입대 전에 김기동 감독님과 식사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감독님 지인 분께서 감독님께 샴페인을 하나 선물해 주셨다. “언제 우승 한 번 하면 그때 마시라”면서 주신 선물이었다. 그때 감독님께서 “네가 군대에 간 사이에 우리가 K리그나 FA컵, ACL 중에 하나라도 우승하면 기다렸다가 이 샴페인을 같이 따자”고 해주셨다. 우승을 하나 할 테니 12월에 내가 휴가를 나오면 같이 샴페인을 마시자고 했다. 포항이 ACL 결승에 갔을 때도 감독님께 “꼭 이기고 돌아오셔서 같이 샴페인을 마시자”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김기동 감독에게는 그런 응원이 큰 힘이 됐을 것 같다.

입대 후 작년 6월인가 7월 쯤에 전화를 한 번 드렸더니 정말 힘들어서 죽으려고 하시더라. K리그도 잘 안 될 때고 FA컵에서도 전남한테 졌을 때였다. ACL 예선에서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서 감독님께 걱정 마시라고 응원을 보내면서 “FA컵은 잊으시고 ACL에서 우승하시면 되죠”라고 했다. 그런데 정말 ACL 결승까지 갈 줄은 몰랐다. 그냥 응원의 말이었는데 포항은 실제로 결승에 진출했다.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포항은 ACL에서 준우승을 기록했다. 아직 그 샴페인은 못 땄다.

작년 12월에 감독님께 연락이 왔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창래야, 지금 샴페인 따고 있다”고 하시더라. “그때 약속한 샴페인은 내가 지금 혼자 먹고 있다”고 웃으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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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K리그에서 두 경기를 뛰고 입대해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훈련소에서 일주일 정도 생활한 뒤 바로 국군체육부대로 자대 배치를 받았다. 그리고 시즌이 다 끝나고 다시 훈련소에 입소하는 상황이었다. 포항에서 동계훈련을 다 하고 군대에 가 다시 컨디션을 회복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았다. 훈련소에서 처음 일주일 동안 생활할 때는 몸이 많이 피곤했는데 상무에 들어와서는 곧바로 경기에 나갈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줄곧 K리그에서 스무 경기 이상 뛰던 당신은 지난 시즌 8경기밖에 나오지 못했다.

김태완 감독님이 나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하셨다고 들었다. 하지만 내가 경기에 나가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프로에 들어와서 이런 시기를 보낸 게 처음이었다. 계속 경기에 나서다가 상무 입대 후 부상으로 6개월을 날렸다. 축구 외적으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시기였다. 경기에는 나가지 못했지만 군대에서 알게된 승현이, (구)성윤이와 친하게 지내면서 대화를 많이 나눴다. 훈련이 끝나면 방에서 같이 시간을 보냈다. 축구선수라면 경기에 나서는 것도 당연히 중요한데 이런 국가대표 선수들과 지내면서 이 선수들의 장점도 배우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런 게 김천상무의 장점인 것 같다.

그렇다. 다른 팀에서 내가 친해질 수 없었던 선수들과 허물 없이 지내면서 교감할 수 있다. 특히나 어린 선수들은 군대에 일찍 오면 더 좋다. 일찍 군 문제를 해결하고 형들을 보면서 배울 수 있는 게 많다. 좋으나 싫으나 같이 붙어서 1년 반을 생활하다보니까 운동과 생활에서 다 형들을 따라하고 배우게 된다. 부대에 있으면 한정적이어서 할 게 별로 없다. 운동하고 방에 모여서 얘기하는 게 생활이다.

최근 유튜브를 보면 다른 종목 선수들의 ‘상무 체조’가 핫하더라. 상무 출신들은 다 아는 에어로빅이라고 하더라.

부대에서 아침마다 점호를 할 때 하는 체조다. 거북이의 ‘빙고’에 맞춰서 춘다. 입대하면 선임들이 후임들을 다 모아놓고 가르쳐 준다. “하루 만에 외워야 한다. 내일 바로 해야한다”고 하는데 이게 또 하루 만에 되더라. 지금 신병인 김지현, 이영재, 권창훈 이병도 오자마자 배웠다. 우리 밑 기수인 (박)지수네 기수가 훈련소에 있을 때 신병들이 들어와서 우리 기수 중에 막내인 (김)주성이와 (서)진수가 신병들에게 알려줬다. 다들 배우면 금방 금방 따라 하더라.

당신에게 ‘상무 체조’를 전파한 선수는 누구인가.

우리 위에 허용준 병장과 김용환 병장, 심상민 병장 등이 있었다. 그런데 ‘상무 체조’는 선임들 중 어린 선수들이 전파한다. 김보섭 병장과 전세진 병장이 알려줬다. 유튜브 등에 나오는 영상을 보면 ‘이게 뭐야?’ 싶지만 처음 배울 때는 이등병 때라 아무 생각 없이 열심히 배운다. 원래 밖에서 다 알고 지내던 선임들이지만 군대에 들어오면 분위기가 달라서 웃지도 못하고 열심히 배운다. 생각이란 걸 할 시간이 없다. 지금은 상병이라 아침에 상무 체조를 하면 맨 뒤에서 이등병과 일병들이 열심히 하고 있나 쭉 둘러본다.

지금은 누가 가장 열심히 상무 체조를 해야할 군번인가.

김지현 이병이다. 뭐든지 열심히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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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후 시즌이 끝나고 훈련소에 뒤늦게 들어가는 게 특이하다.

나는 지난 해 3월에 입대해 시즌이 끝나고 12월 4일날 훈련소에 갔다. 그리고 (박)지수네 기수가 일주일 뒤에 훈련소에 입소했고 김지현 이병과 같은 군번들은 12월 말에 훈련소에 들어갔다. 이렇게 일주일 텀을 두고 훈련을 받았다. 나도 훈련소 4주 교육을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머리가 이렇게 짧다.

상병이 되고 나서 훈련소에 입소하는 기분은 어떤가. 안 좋을 것 같다.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지난 해 3월에 입대했을 때는 아무 것도 모르니까 긴장도 됐고 분위기도 험악해 보였는데 상병 때 훈련소에 가니 여유가 생기더라. 바닥에서 기어다니는 유격 훈련이 좀 힘들었고 사격은 재미있었다. 20발 중에 딱 12발을 맞춰서 겨우 살았다. 한 발만 더 놓쳤으면 PRI 훈련을 더 받을 뻔 했다. 커트라인을 간신히 통과했다.

지난 시즌 김천상무를 보면 시즌 초반에 삐끗하면서 승격은 물론 우승이 힘들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하지만 김천상무는 초반 부진을 이겨내고 우승과 승격을 이뤘다.

우리 팀은 저력이 있다. 확실히 선수들의 클래스가 느껴진다. 시즌 초반에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었다. 우리는 이등병이었고 적응하기 바빴다. 고참들은 제대로 앞두고 있었고 팀도 알아봐야 되는 상황이었고 우리는 적응을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나로 뭉치는 게 어려웠는데 시즌을 치르면서 어느 정도 조합이 맞춰졌다. 선임들이 제대하면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 또 있었지만 그래도 워낙 능력이 출중한 선수들이라 그 위기를 잘 극복했다. 괜히 K리그에서 다들 주전으로 버티고 있는 선수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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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에는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는데 올 시즌에는 어떤 목표를 두고 있나.

이번에는 그래도 연말 K리그 시상식에서 상을 한 번 타봐야 하지 않나 싶다. 2019년과 2020년에는 베스트11 후보에만 두 번 연속 이름을 올렸는데 상을 못 받았다. 2019년에는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이라 시상식에는 갔었는데 수상을 하지 못했고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수상자만 시상식에 참석했다. 나도 한 번 시상식에 가서 상을 받아보고 싶다. 더 높은 목표를 잡고 가야하는 게 프로 선수의 숙명이다. 아무래도 20경기 이상 출장해야 이 목표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무의미하게 경기 수를 채우기 보다는 그래도 30경기에는 나가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여야 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질문이다. 군 생활이 7개월 남았다. 남은 군 생활은 어떻게 보낼 생각인가.

여기에 있는 모든 선수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다. 좋은 선수이고 경쟁력이 있다는 말을 듣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어느 팀에 가도 살아남을 수 있고 국가대표도 노려볼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남은 군 생활도 허투루 보내지 않고 노력하겠다.

하창래는 지난 시즌 힘든 시기를 보냈다. 2017년 K리그에 데뷔한 이후 줄곧 주전으로 활약했던 그는 지난 해 군 입대 후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올 시즌이 더 간절하다. 남은 7개월의 군 생활 동안 하창래는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려고 한다. 팀의 부주장으로서도 그의 어깨는 무겁다. 2022 시즌 하창래는 중요한 길목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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