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울산=조성룡 기자] 기대했던 아시아 도전은 어떤 결말로 이어질까?

K리그2 부천FC1995가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K리그에서 뛰던 닐손주니어와 사무엘 은나마니를 영입한 부천은 또다른 한 자리에 파나마 선수를 데려왔다. 요르만 아길라르다. 파나마와 중남미에서 주로 활동한 요르만은 이번 부천 이적으로 아시아와 한국에 처음 발을 들였다.

격리를 무사히 마친 요르만은 지금 울산광역시의 부천 전지훈련장에서 한창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스포츠니어스>는 부천의 전지훈련장에서 요르만과 처음으로 마주했다. 요르만 역시 첫 한국 미디어와의 대면이다. 그런데 정말 프로다운 모습이 엿보인다.

만나서 반갑다. 한국에서의 첫 인터뷰라 들었다.

감사하다. 내가 이렇게 인터뷰할 수 있게 와준 <스포츠니어스>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는 잘 지내고 있다. 선수들과 함께 팀에 적응하고 있는데 정말 재미있고 즐겁게 하고 있다. 이제 합류한 지 2주 밖에 되지 않았다. 피지컬 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끌어 올리고 있다. 조금 더 빨리 적응해서 리그가 시작할 때 최상의 컨디션으로 나서고 싶다.

훈련 합류하기 전 열흘 간 격리했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을 것 같다.

일단 적응하는 데 시간을 제일 많이 보냈다. 파나마와 대한민국의 문화 차이가 있기에 이에 대해 공부했다. 일단 신발을 벗고 집에 들어가거나 가끔은 방 바닥에서도 밥을 먹는 것은 내게 생소했다. 분명 다른 문화지만 내 마음에 썩 들었다. 이러한 문화 차이를 적응하도록 노력했다.

나는 한국의 예절을 참 좋아한다. 서로를 존중하는 이런 문화가 파나마와는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어른에 대한 공경이 깍듯하다. 파나마나 유럽,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예의 범절이 그리 큰 가치는 아니다. 이런 예절에 대한 동경이 있었고 실제로 겪게되니 마음에 든다.

특히 격리하는 동안 개인적으로 한국 음식을 먹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에이전트가 한국 음식을 준비해줬다. 쌈장이나 고추장 등 소스류와 먹을 만한 한국 음식을 가져다 줬다. 먹어보니 한국 음식도 내게 잘 맞는 것 같았다. 대부분의 시간은 파나마와 한국의 시차를 적응하는데 보냈다. 훈련도 틈틈히 했다. 부천 코칭스태프와 계속 소통하면서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도록 준비했다.

사실 당신도 그렇지만 우리 또한 파나마 선수가 어색하다.

일단 나를 최전방 공격수라고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래도 가까운 위치에서 움직이는 선수다. 거기서 플레이하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뛰는 것도 좋아한다. 적극적으로 공수에 관여하면서 많은 활동량을 보여줄 수 있다. 또한 '발바닥'을 잘 활용한다. 한 번씩은 인상적인 퍼포먼스도 보여줄 수 있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시아와 한국에 오게 된 것을 '꿈을 이뤘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축구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한 번은 아시아 지역에서 플레이하고 싶다는 동경이 있었다. 그리고 파나마에서도 아시아 음식 등 아시아에 대한 문화를 알고 있었고 참 좋아했다. 그래서 한국을 선택하게 됐다.

파나마에서도 한국에 대한 것은 상당히 많이 알고 있다. 물론 내가 엄청 잘 아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알고 있다. BTS(방탄소년단)는 엄청 유명하다. 친구들이 내가 한국에 간다고 하니까 BTS 상품을 사서 보내라고 성화다. 나는 바로 전지훈련에 오느라 살 시간이 없었다고 말해줬다.

BTS 상품이 비싸다. 골을 많이 넣어야 할 것 같다.

나도 비싸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 친구들 선물 보내려면 정말 열심히 축구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한국에 오면 '두유 노우 김치'와 '두유 노우 싸이'를 물어본다.

김치는 안다. 내가 한국에 왔을 때 에이전트가 한국 음식을 준비해줬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첫 식사가 곰탕에 밥을 말아서 김치와 한 그릇 먹는 것이었다. 많이 배웠다. 격리가 끝난 이후 출입국 업무로 인해 하루 정도 시간이 있었다. 그 때 한국 음식을 정말 많이 먹어봤다. 만족스럽다. 평소에 부모님과 함께 아시아 음식을 많이 먹어봐서 어색하지도 않았다.

혹시 자네 부모님이 한국 사람인가?

하하. 아니다. 우리 가족은 부모님과 여섯 형제가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나와 부모님 두 분만 아시아 음식을 좋아한다. 나는 신기하게도 해외에 있을 때 음식 적응을 참 잘했다. 그래서 해외에서 뛸 때도 그렇게 힘든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홍수환이 1977년 파나마에서 카라스키야에게 4전5기 신화를 쓰며 복싱 챔피언이 된 것을 기억한다. 물론 파나마 운하도.

난 모른다. 그 때 나는 태어나지도 않았다. 하하.

내 생각에 파나마는 정말 예쁜 해변이 많다. 정말 예쁘다. 한 번은 보러 오면 좋겠다. 한국 사람들도 파나마 해변을 보게 된다면 정말 좋아하실 것 같다. 그리고 음식도 생각보다 맛있고 괜찮다. 중요한 것은 한국에 비해 물가가 싸다는 것이다. 여행지로 참 괜찮은 곳이다.

다시 축구 이야기로 돌아가자. 부천 이영민 감독은 150명의 영상을 보고 당신 하나를 뽑으면서 몸무게가 4kg 가까이 늘었다고 하더라.

나도 그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엄청나게 많은 영상을 보고 검증했고 그 결과 나를 선발해주셨다. 감독님이 나를 선발하는 과정은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나 또한 힘들었을 것이라고 공감한다. 이제 나는 그 믿음에 보답을 해야한다. 빨리 팀에 적응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려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

부천이 K리그 2부리그에 있는 팀이지만 내게는 중요한 게 아니다. 다른 사람들은 2부리그라고 색안경을 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보다 일단 내게 주어진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천이 그 기회를 준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다. 그렇기에 부천을 위해 부천이 잘할 수 있도록 내가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응에 있어서는 K리그 선배인 닐손주니어와 은나마니가 도움을 많이 줄 것 같다.

정말 엄청나게 많은 것을 도와준다. 은나마니는 심지어 내 룸메이트다. 이들에게 한국에서 어떻게 훈련해야 하는지 배운다. 운동장 위에서 선수들 간에 어떻게 존중하는지와 함께 훈련하면서 파이팅하는 법을 배운다. 이들 덕분에 내가 더욱 빨리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물론 다른 한국 선수들도 나를 정말 많이 도와준다. 은나마니와 닐손주니어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나를 도와주려고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는 것을 나도 느낀다. 아, 그러고보니 은나마니는 룸메이트가 된 첫 날 내게 여러가지 한국어 단어들을 좀 가르쳐줬다. 내가 영어를 조금 하니 서로 편하게 소통하며 지내고 있다.

은나마니가 가르쳐 준 한국어는 무엇이 있는가?

새X야.

역시 욕이다.

맞다. 내가 그 말을 쓰려고 하면 다른 선수들이 "그런 말 하면 안된다"라고 이야기 하더라. 하하.

다른 선수들과도 더욱 친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영민 감독님은 밥을 먹을 때마다 항상 자리 배치를 바꾼다. 항상 섞어서 앉으라고 하신다. 그래서 매번 밥 먹는 친구들이 다르다. 빨리 적응하라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밥을 먹을 때마다 새로운 친구들과 친해지고 있다.

내가 한국에 와서 파나마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화를 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나도 지금까지 여러 팀에서 뛰었다. 그런데 정말 부천만큼 가족 같은 분위기인 곳이 없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내게만 잘해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 화목하다.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지만 부천은 그걸 해내고 있다.

부천이라는 팀은 선수단 연령대도 굉장히 젊다.

예전에 뛰었던 팀에서도 이런 경우가 좀 있었다. 젊은 선수들이 많으면 그들 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무서움 없이 도전할 수 있다. 나는 이런 점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강점이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열정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부천은 당신에게 에이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감독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정말로 감사하다. 하지만 나는 이 부천이라는 팀에서 내가 제일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일단 여기서 빨리 팀에 적응해 감독님의 축구에 녹아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나는 무언가를 하려기보다 팀 동료들을 열심히 보고 있다. 다른 공격수들이 하는 것을 계속 집중해서 보고 있고 이걸 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영민 감독님이 나를 경기에 내보낸다면 나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 것이다. 물론 감독님이 나를 경기에서 제외시킬 때도 있을 것이다. 그 때 나는 뒤에서 최선을 다해 선수들을 돕고 싶다.

파나마에서도 당신의 부천행을 흥미롭게 봤을 것 같다.

파나마에서도 일단 내가 K리그에 간다는 것에 좋아했다. 파나마 사람이 한국에 갔기 때문에 엄청 좋아했다. 내가 느끼기에 한국 축구는 북중미 지역보다 더 빠르고 강한 면이 있다. 그렇기에 나도 여기서 많이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내가 K리그에는 처음으로 오는 파나마 선수다. 여기서 나는 한국에 파나마라는 나라를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다. 내가 잘해야 한다. 내가 잘 적응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야 다른 파나마 선수들도 한국에 올 수 있는 길이 열리는 법이다. 내가 나중에 추천하고 싶은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걔네들이 한국 음식에 빨리 적응하고 문화에 녹아들지는 모르겠다. 하하. 나는 시도하는 걸 좋아해서 가능하지만 그들은 과연 어떨지 궁금하다.

K리그에 왔으니 국가대표 차출 여정도 쉽지 않을 것이다.

편도 30시간이다. 정말 힘들기는 하다. 하하. 일단 내가 해외에 진출한 상황이고 파나마 국가대표팀 또한 나를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내가 잘 준비해 골도 넣고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가대표팀에서 나를 부를 것이다. 나는 나를 불렀을 때 언제든지 잘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내가 첫 번째로 생각하고 싶은 것은 국가대표가 아닌 부천이다. 부천에서 잘 뛰면서 한국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적응만 잘하면 될 것이다. 지금 한국 생활에서 가장 힘든 점이 있는가?

거의 없다. 다만 잠은 잘 자는데 파나마와 한국의 시차가 너무나도 반대다. 그래서 새벽에 한두 번씩 깨는 경우도 있다. 굳이 꼽자면 이런 것이다. 심지어 나는 해외 생활을 했기 때문에 추운 것도 좋아한다.

파나마는 굉장히 더운 나라다. 하지만 나는 추운 것보다 더운 게 싫다. 정말 더워서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곧바로 땀이 나서 다시 샤워를 하러 들어가야 하는 그런 상황은 겪어본 사람만 안다. 나는 그래서 추운 게 좋다. 지금 날씨가 마음에 든다.

이제 요르만의 한국 도전이 시작된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가?

여기서 나는 항상 더 잘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고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성장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리고 최대한 부천을 돕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노력하려고 한다. 부천과 동료들을 돕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우리 팀이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하고 싶다.

요르만은 굉장히 겸손하면서 친절했다. 한국에 처음 오면 개성을 한껏 드러내는 다른 외국인 선수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이제 요르만의 첫 한국 도전이 시작된다. 파나마 선수의 첫 K리그 무대다. 비상을 준비하고 있는 부천에 요르만이라는 참 독특한 무기가 등장했다.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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