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현대제철 김은숙 감독 “양강 체제? 우린 더 압도적으로 이길 것”

[스포츠니어스|서귀포=조성룡 기자] ‘숙싸커’는 10연패라는 대위업을 달성할 수 있을까?

한국 여자축구 WK리그의 절대적인 1강을 꼽자면 역시 인천현대제철이다. 지금까지 인천현대제철은 9년 연속 WK리그를 제패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있다. 이제 이들은 한국 스포츠 역사에서도 유래를 찾기 힘든 10연패라는 대위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인천현대제철은 지난 시즌 대행 신분으로 우승을 이끌었던 김은숙 감독에게 정식으로 지휘봉을 맡겼다. 인천현대제철의 이번 전지훈련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김은숙 체제’의 첫 전지훈련이다. 과연 올 시즌 ‘숙싸커’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스포츠니어스>는 제주도 서귀포 성산읍의 전지훈련장에서 김은숙 감독을 만났다.

만나서 반갑다. 전지훈련은 어떤가? 선수들이 많이 없어 보인다.
딱 이제 일주일 째 전지훈련 중이다. 얼마 되지 않았다. 시즌 끝나고 말씀드린 것처럼 여자 국가대표팀에 8명 정도 나가 있고 외국인 선수도 아직 지금 영입 전이다. 그래서 선수가 15명 왔다. 좀 작은 부상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뭐 일주일 지난 거 치고는 약간 좀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K리그에서는 전북과 울산이 A대표팀 차출로 걱정이 많다. 인천현대제철은 ‘연례 행사’라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인다.
나도 알고보면 인천현대제철에서 꽤 오래 있었다. 예전에는 여자 대표팀 차출로 인해 12명 가까이도 빠져나간 적이 있었다.

여자 대표팀으로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빠졌다. 그렇다면 대표팀 자원이 없는 이런 전지훈련에서는 지금 남아 있는 선수들에게 더 관심을 많이 가져줘야 한다. 이 선수들을 더 돌봐주고 마음을 헤아려주는 게 되게 중요한 것 같다.

왜냐하면 대표팀에 자주 차출되는 선수들은 워낙 가지고 있는 커리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서 잘하고 있고 돌아와서도 굳이 말 안 해도 그냥 틀만 잡아주면 잘 하는 선수들이다. 인천현대제철은 그런 선수들이 많다. 워낙 대표팀 자원들이 많다. 그렇다면 대표팀에 아직 가지 못하는 선수들은 소외당할 수 있다. 이런 부분들을 신경쓰고 있다.

올 시즌 우리 인천현대제철은 FA 시장에서 가장 대어급이라 할 수 있는 장창과 남궁예지를 데려왔다. 이 선수들은 워낙 유명하니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안다. 하지만 이번 신인 중에 윤혜인도 내가 꼭 데리고 오고 싶었고 김빛나 또한 5차 지명으로 인천현대제철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상당히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신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나중에 인천현대제철에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리고 강채림이 부상 당하고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시안컵 이후에는 대표팀에 충분히 갈 수 있는 선수다. 기대가 된다.

이제 인천현대제철은 전무후무한 WK리그 10연패에 도전한다.
내가 여기서 코치를 거의 한 8년 하고 감독 대행을 1년 했다. 이제 10년 차가 됐을 때 내가 7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나는 10연패라는 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년에도 항상 우리는 누군가에게 항상 도전을 받는 입장이었다. 우리에게 도전하는 하위 팀들은 지키려는 자가 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어렵긴 하다. 하지만 나는 지키려는 마음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작년보다는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것도 될 수 있다. 만약 지난 시즌에 18승을 했으면 19승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것이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그 다음에 득점을 더 많이하고 실점을 덜 하는 그런 부분을 더 세밀하게 목표로 잡을 것이다. 그거에 대한 성과를 내려고 하면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나는 무조건 정규리그 우승을 해야 된다거나 꼭 챔피언결정전에서 이기거나 그런 부담감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걸 지키려고 하면 좀 잘 안 되더라. 작년에도 오히려 우승보다는 세밀한 목표를 세웠다.

인천현대제철이 9연패를 하는 동안 정말 많은 도전자가 있었다. 누가 제일 까다롭던가?
다들 경주한수원이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선수들 얘기도 그렇고 오히려 수원FC위민이 조금 껄끄러웠다. 항상 경기할 때마다 매번 느끼는 거다. 그리고 수원FC위민의 다음이 그래도 수원FC위민을 이기고 올라오는 경주한수원 정도다. 솔직히 우리는 경주한수원보다 수원FC위민이 더 까다롭다.

‘양강 체제’를 형성하는 경주한수원이 두 번째라니 의외다.
근데 나는 양강 체제에 대해 약간 좀 다르게 생각하는 게 있다. 지금은 경주한수원이 우리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2019년도만 봐도 수원FC위민이 이기고 올라와 우리와 챔피언결정전을 뛰었다. 그 이후에 계속 경주한수원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는 것이다.

양강 체제라고 하는데 우리는 별을 9개를 달았다. 경주한수원은 별이 없다. 9개를 달고 있는데 양강 체제라는 말은 솔직히 어울리지 않는다고 본다. 챔피언 결정전까지는 누구나 올라올 수 있다. 과거 서울시청도, 화천KSPO도 챔피언 결정전 진출 경험이 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별을 달았던 팀은 한정적이다. 이들은 별을 달지 못했다. 그렇기에 양강 체제라는 말은 개인적으로 자존심 상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경주한수원과 송주희 감독은 올 시즌 우승을 외치며 인천현대제철을 노릴 것이다.
송주희 감독이 작년에도 그렇고 항상 우리를 이길 거라고 굉장히 절치부심하고 자부심 넘치는 이야기들을 했다. 나도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서 들었다. 그런데 ‘어우현(어차피 우승은 현대제철)’이라는 말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우리는 정말 큰 경기에서 굉장히 강하다. 나도 우리 팀에 경험 있는 선수들이 있다는 걸 느꼈다.

올 시즌도 솔직히 경주한수원 또한 우리를 많이 생각하고 많이 준비를 할 것이다. 그런데 한 로빈 라운드를 돌아보면 대충 나온다. 상대가 어떤 스타일로 할 건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 비해 스타일이 너무 크게 바뀌지는 않았을 것이다.

근데 우리 또한 그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다. 작년에 우리가 조금 부족했던 부분을 올 시즌에 많이 채우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막상 경기를 뛰게 되면 알 것이다. 우리는 경주한수원이 부담스럽지 않다.

어떤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먼저 수비 라인이다. 솔직히 우리는 작년에 2월부터 준비를 하느라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수비수들 중에 베테랑들이 있어 어떻게 잘 된 것이다. 그 다음은 공격적인 부분에 대해서 선수들의 활발한 움직임을 조금 더 강요하고 싶다.

그래서 코칭스태프 보강에 정말 더 신경을 썼다. 정상남 수석 코치님의 경우 원래 남자축구인 K리그에 계셨던 분이다. 스트라이커 출신이라 공격에 대해 좋은 지도를 해주실 것으로 기대가 된다. 이광석 골키퍼 코치님은 나와 소꿉친구다. 축구를 하면서 다시 만나게 됐다.

특히 이광석 코치님은 농담처럼 “혹시 네가 감독이 되면 한 번은 함께 일을 해보고 싶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농담처럼 “내가 혹시 감독이 되면 한 번은 나를 도와달라”고 했다. 그리고 내가 감독이 된 다음 연락을 했다. 당시 이광석 코치님에게 많은 러브콜이 있었는데 결론적으로는 내 손을 잡아주면서 약속을 지켜주셨다. 고맙다.

두 분 모두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정말 내가 공 들여서 두 분을 모시고 왔다. 다른 팀들이 보면 놀랄 만한 일이다. 남자 프로팀에 계셨던 분들이 우리 팀을 선택했다는 것은 분명히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WK리그 10연패도 있겠지만 우리 선수들을 좀 더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오랜 시간이 걸려도 이분들을 모셔온 것이다.

이번 겨울은 선수보다 코치 영입에 정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그런 것도 있다. 사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추가적으로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보다 이렇게 코칭스태프 보강에 신경을 썼다. 선수 영입은 장창과 남궁예지 둘 빼고는 큰 영입이라고 할 만한 건은 없었다. 일단 기존 선수들에게 좀 더 좋은 훈련 시스템을 제공해 이들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었다.

게다가 작년에 함께 우승을 일궈낸 선수들에게 1~2년 정도는 좀 더 기회를 주고 싶었다. 지난 시즌에 솔직히 우리 인천현대제철은 정말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상황을 이겨내고 WK리그 우승을 만들어냈다. 이건 선수들이 한 것이다. 이런 선수들을 이적시키는 것보다 더 기회를 주고 업그레이드 시켜보고 싶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다행히 인천현대제철 구단에서도 “감독이 그렇게 원한다고 하면 그렇게 하자”라고 공감해줬다. 솔직히 고민도 많이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잘해줬기에 우승을 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영입으로 보강을 하는 것보다 기존 선수들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에 공을 많이 들이려고 한다.

그래도 외국인 선수 보강은 필요하지 않겠는가.
맞다. 리스트를 많이 받아보고 있다.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다는 거는 쉽지 않다. 솔직히 현장에 가서 몇 경기를 보면서 선수를 영입하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그런 상황이 될 수 없으니 항상 비디오로 확인하고 있다. 그래도 비디오로 봤을 때 좀 더 검증된 선수를 영입하려다 보니까 공을 들이고 시간도 걸리는 것 같다.

이제 화제를 좀 바꿔보겠다. 지난 시즌 WK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양 팀의 지휘봉을 여성이 잡고 있다는 건 상당히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1세대 여성 감독을 꼽자면 보은상무의 이미연 감독이다. 그리고 경주한수원의 송주희 감독도 화천KSPO에서 9년 가까이 코치 생활하다가 경주한수원의 지휘봉을 잡았을 것이다. 그 다음에 내가 도전을 해서 또 좋은 팀의 감독을 맡았다.

이미연 감독을 보면 항상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더라. 이미연 감독이 나와 친한 친구다. 그런데 친한 친구라는 것을 떠나 가끔씩 이런 화제에 대해 말을 하다 보면 인상 깊다. 본인도 굉장히 힘들었다고 하더라. 그런데 자기가 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지 또 누군가한테는 또 이렇게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고 하더라.

그 과정에 서울시청 유영실 감독도 나왔고 송주희 감독도 지금 감독직을 맡고 있다. 나 같은 경우는 인천현대제철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그리고 코치 생활을 꾸준히 하다 보니까 또 좋은 팀의 7번째 감독이 된 것도 정말 영광스럽다. 그래서 나 또한 굉장히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자부심도 있지만 사명감도 있다. 내가 정말 잘해야할 것 같다. 그래야 언젠가는 어느 누군가가 꿈꿀 수 있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인천현대제철에서만 뛰었던 선수가 감독까지 했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좋은 꿈이 되어야 한다. 그냥 꿈이 아니라 정말 이룰 수 있는 꿈인 것이다.

누구나 ‘이렇게 정말 성실하게 열심히 차곡차곡 쌓아 올라오면 나도 언젠가는 좋은 팀에서 감독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열리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이런 부분이 솔직히 우리 팀 같은 경우는 처음이다. 구단에서도 고민을 했겠지만 선수들이 지난 시즌에 정말 잘해줘서 나를 감독으로 만들어준 것이다.

내가 감독 자리에 오르게 된 것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인천현대제철에서 뛰었던 원 클럽 플레이어가 감독직을 맡는다는 것은 선수들에게 분명히 귀감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고 목표가 될 것 같다.

인천현대제철에서 뛰었던 선수가 감독이 된다는 게 이 팀이 명문이라는 그 증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가 감독 대행 됐을 때와 정식 감독이 됐을 때 진짜 느낌이 다르더라. 정말 변함없이 선수들에게 더 소통하려고 하는데 뭔가 다르게 느껴지기는 하다.

사실 인천현대제철이라는 팀은 팀 뿐만 아니라 한국 여자축구의 발전에도 분명히 기여해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 감독 입장에서는 머리가 아프지 않을까?
항상 우리는 그래왔다. 과거 인천현대제철의 지휘봉을 잡았던 최인철 감독님께서도 그랬다. 어쨌든 우리나라 여자 국가대표팀이 잘해야지 여자 축구가 더 발전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최 감독님도 국가대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사명감을 선수들에게 항상 심어주고 계셨다.

나도 그렇다. 그래서 대표팀에 차출되는 선수들은 솔직히 우리 팀 선수들이지만 딱 대표팀에 가는 순간은 인천현대제철이 아닌 국가대표 선수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 신경 절대 쓰지 말고 대표팀 가서 진짜 같이 잘하고 오라고 떨어지지 말고 오라고 한다.

여기에 나는 올해도 하나의 목표를 더 가지고 있다. 우리만 성장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유소년 시스템도 제대로 갖추고 싶다. 유소년도 제대로 정착을 시켜서 선수들도 인천 쪽에 있는 가림초등학교나 가정여중, 인천디자인고등학교 여자축구부에 재능 기부를 하려고 한다. 그래서 지금 만들어가며 추진하고 있다. 과정 중이다.

나도 잘 몰랐다. 하지만 이제 감독이 되다보니 내가 이런 것도 해야 진짜 무언가를 발전을 시킬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 팀의 성장 만이 아닌 것이다. 요즘 여자 축구 선수가 정말 없다고 한다. 그거를 내가 조금이라도 우리 지역만이라도 뒤돌아보고 재능 기부를 하며 바꿔보고 싶다.

이런 것을 경험한 어린 선수들이 ‘내가 조금만 잘하면 인천현대제철을 갈 수 있어’라는 희망을 조금이나마 심어주고 싶다. 그래서 지금도 이런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 질문이다. 인천현대제철은 WK리그 9연패를 하며 ‘우승을 해도 본전’이라는 인식이 있다. 올 시즌 인천현대제철이 예년에 비해 달라졌다는 걸 알려면 어떤 것을 봐야할까?
내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작년에 비해 올해 성적이 조금 더 좋아야 된다. 골 넣은 득점 수를 늘리고 실점을 좀 더 줄이는 것이다. 지난 시즌 우리가 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 5년 만에 우승을 하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웃었다. 하지만 WK리그에서는 선수들을 고르게 기용하는 등의 상황에서 조금의 아쉬움도 있었다.

올 시즌에는 우리를 까다롭게 하거나 라이벌을 형성하고 있는 수원FC위민이나 경주한수원을 만날 때 접전 끝에 이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원사이드’ 게임으로 압박해 경기를 이기고 싶다. 그래야 우리 인천현대제철이 좀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까?

‘아주 그냥 압도적으로 이기겠다’라고 정리하면 되겠나?
열심히 한 번 해보겠다.

항상 인천현대제철을 이야기할 때 밖에서는 ‘동기부여’를 논한다. 하지만 나름대로 인천현대제철에는 가야 할 목표가 있었고 이뤄야 할 꿈이 있었다. WK리그 10연패라는 대기록을 넘어 더 나은 팀이 되고 한국 여자축구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것. 올해 처음으로 정식 지휘봉을 잡은 김은숙 감독의 여정은 이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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