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서귀포=김귀혁 기자] 이승우에 대한 관심은 폭설도 막지 못했다.

수원FC는 11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예래동 체육공원에서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다. 여느 때와 같은 전지훈련이었지만 관심도는 남달랐다. 바로 슈퍼스타 이승우의 등장 때문.

이승우는 지난 시즌 마지막 라운드를 앞둔 시점에서 수원FC 이적을 발표했다. 어린 시절 FC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한국 축구를 이끌 차세대 재목으로 평가받던 선수가 처음으로 K리그에 온 것이다.

화려한 플레이 스타일과 함께 스타성도 남달랐기 때문에 그의 국내 이적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프로 입성 후 유럽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으나 연령별 대표팀이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보여준 활약은 여전히 대중들의 뇌리에 박혀있다. 그런 이승우이기에 단순 전지훈련 이상의 그 의미를 지녔던 것이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 이날 제주는 강한 바람과 함께 눈 예보가 있었다. 선수들이 훈련하기에 적합한 날씨는 아니었다. 이에 따라 10시로 예정됐던 훈련은 시작 한 시간 전에 공식 취소됐다.

하지만 이승우를 보기 위해 달려온 취재진들은 이미 현장에 속속들이 모여드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승우만 나와서 간단한 트래핑 및 드리블 등을 하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현장에 도착한 이승우는 라커룸에서 5분정도 몸을 푼 뒤 취재진 앞에서 밝은 모습으로 인사했다. 이후 드리블을 시작으로 트래핑, 슈팅 등을 보여줬다. 슈팅을 위해 이승우가 위치를 옮기자 많은 취재진들이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이기도 했다.

재미난 점은 이승우가 슈팅하기 위해 공을 찰 때 선수단이 아닌 구단 관계자가 볼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선수단이 훈련을 취소한 가운데에서도 이승우의 화제성에 그만큼 신경을 쓴 구단 관계자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슈팅 훈련을 마지막으로 이승우는 인사와 함께 구장을 떠났다. 약 10분가량만 진행된 훈련이었지만 언론사는 물론 방송사에서도 이승우의 모습을 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었다. K리그에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진풍경이었다. 이승우의 스타성을 확인할 수 있던 현장이었다.

이날 구단 관계자는 "어제 이곳에 왔는데 처음에는 훈련을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제주 날씨가 워낙 변덕스럽지 않나. 그래서 이곳에서 훈련을 지속했던 선수단의 뜻을 따르는게 맞다고 생각해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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