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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강릉=김현회 기자] 대전하나시티즌 팬들 900여 명이 강릉종합운동장을 뒤덮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 2021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강원FC에 1-4로 패했다. 지난 8일 홈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던 대전은 이날 선제골을 넣은 뒤 연이어 네 골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결국 강원은 K리그1 생존을 확정지었고 대전은 7년 만의 승격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대전하나시티즌을 응원하는 팬들은 골대 뒤를 가득 채웠다. 대전에서 공식적으로 움직인 원정 버스만 총 11대에 이른다. 이들은 오전 8시 반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모여 강릉으로 향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최대한 대화를 줄였고 버스 역시 3~4대나 한 조로 묶여 휴게소도 따로 방문했다. 하지만 경기장으로 향하는 이들의 표정만은 비장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지난 1차전 홈 경기 당시에도 어묵 3천 개와 구단 응원 타올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당시 입장권 가격을 1,111원으로 책정한 뒤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이날 원정 경기에는 원정 버스 비용과 입장권을 모두 구단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팬들은 몸만 오면 되는 상황이었다. 이 버스를 통해 이동한 인원만 400명이 넘는다.

이 외에도 자차를 이용해 강릉으로 온 팬까지 합치면 900명이 넘는 인원이 경기장에 몰려 들었다. 강원FC 측이 사전에 대전 측에 제공한 900석의 원정 관중석 중 오전까지 남은 수량은 14석에 불과했다. 이미 경기 시작 한참 전부터 대전 원정 관중석은 매진이었다. 역사적인 현장을 함께 하기 위해 몰린 대전 팬들로 강릉종합운동장은 넘쳐났다.

대전의 이런 대규모 원정은 지난 2007년 울산전 이후 14년 만의 일이다. 당시 극적으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대전은 울산과의 원정경기에 10여 대의 원정 버스가 등장한 적이 있다. 당시와 이날 강원전 모두 원정 응원을 온 최해문 대전 콜리더는 “그때와 비교해 오늘 원정 응원 관중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승승장구하던 대전은 울산 원정에서 0-2로 패했고 이날 대전 팬들이 집어던진 물병을 울산 김영광이 다시 관중석으로 던지는 등 긴장감이 팽팽했었다.

최해문 콜리더는 “2003년 리그컵 마지막 경기 성남 원정 때 원정 버스가 20대 넘게 뜬 적이 있다”면서 “아마 그 경기 이후 오늘이 가장 많은 관중이 찾은 경기가 될 것 같다. 역사적인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그만큼 많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결국 대전은 선제골을 넣고 이 골을 지키지 못하며 네 골을 허용하고 무너졌다. 900여 명의 대전 팬들은 이날 경기 막판까지 대전을 응원했지만 결국 승격이라는 인생을 건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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