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대구=조성룡 기자] 대구FC 이병근 감독이 자책했다.

1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대구FC와 전남드래곤즈의 경기에서 양 팀은 난타전을 벌였고 결국 후반에 터진 정재희의 결승골에 힘입어 전남이 4-3 승리를 거뒀다. 전남은 원정 다득점에서 앞서며 FA컵 우승에 성공했다.

대구는 다 잡았던 FA컵을 눈 앞에서 놓쳤다. 1차전에서 1-0 승리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무려 네 골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특히 경기 초반 홍정운이 퇴장당한 것은 뼈아팠다. K리그1 3위를 차지하며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지은 대구지만 FA컵 우승에 실패한 것은 아쉬울 뿐이다. 다음은 대구 이병근 감독의 경기 후 기자회견 전문.

경기 소감

많은 팬들이 찾아와 주셨는데 이겨서 즐거움을 드리고 싶었다. 그렇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 감독으로서 경기 운영이나 전술이 부족했던 것 같다. 죄송하다. 이번 경기에서 선수들이 우승하고 이기려는 마음이 굉장히 있었기 때문에 내용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항상 이런 큰 경기에는 변수가 생길 수 있는데 퇴장하고 실점을 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직력 등이 많이 무너졌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싸우려고 하고 우승하려는 마음을 드러냈기 때문에 따라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조금씩 사람이 바뀌다보니 맡긴 역할을 마음대로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우리가 잘 따라와서 비기고 있는 상황에서 코치들의 의견은 백 스리로 바꿔 경기를 마무리하려는 게 있었다. 하지만 내가 조금 그 타이밍을 놓쳤던 것 같다. 백 포에서 백 스리로 바꿔 안정적으로 하려고 했는데 타이밍이 늦어서 실점이 나왔던 것 같다. 그런 점에 대해 내가 좀 더 생각해야 한다. 감독 입장에서 미리 준비했어야 하는 것 같다. 교체 타이밍이 늦은 감이 있다. 감독 생활을 하면서 이 점을 느꼈다.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줬던 것에 대해 고맙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1년 동안 쉼 없이 달려왔는데 마무리가 좋았으면 더욱 선수들이 인정받았을 것이다. 우리 선수들에게 상당히 올라설 수 있는 계기가 됐을텐데 그렇지 못해 나와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졌을 것이다. 그래도 1년 동안 고생했고 부족한 것을 잘 채워 내년을 준비하도록 하겠다.

이근호 교체를 한 템포 쉬어간 것이 그 타이밍인가?

그렇다. 세징야도 근육 경련이 있는 상황에서 본인이 한다고 해서 기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백 포에서 백 스리로 변환해 5-3-1 정도의 포메이션을 하려고 했다. 그런 타이밍을 놓친 것이 후회스럽다. 이런 경기를 통해 알아가는 것 같다. 아쉬움이 남는다.

측면에서 발로텔리가 체력이 좋고 스피드가 뛰어나 아무래도 김재우가 체력적으로 힘들고 그 자리에서 수비 역할이 조금 힘들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거기에 이근호를 넣고 전술의 변화를 주려고 했다.

홍정운의 퇴장 장면이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

비디오를 보지 않아 그 장면이 퇴장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심판이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홍정운은 우리 팀 그 자리에서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선수다. 그래서 홍정운을 항상 꼭 세우려고 한다.

홍정운은 수비에서 팀을 안정시켜주고 맨투맨이나 커버 등 많은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그 선수가 빠져서 다른 선수들도 지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모든 것이 그 이후로 많이 떨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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