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었던 대구 홍정운의 퇴장, 준우승으로 이어진 ‘나비효과’

[스포츠니어스|대구=조성룡 기자] ‘멍청하다’라는 표현이 나올 장면이었다.

1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대구FC와 전남드래곤즈의 경기에서 양 팀은 난타전을 벌였고 결국 후반에 터진 정재희의 결승골에 힘입어 전남이 4-3 승리를 거뒀다. 전남은 원정 다득점에서 앞서며 FA컵 우승에 성공했다.

전반전 대구는 전남을 상대로 한 수 위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지켜보는 홈 팬들 입장에서는 즐거울 만한 모습이었다. 공격 삼각 편대를 중심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전남은 긴장한 탓인지 공중볼 연결도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대로면 대구가 무난히 1차전의 우위를 바탕으로 우승할 수 있어 보였다.

그런데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전남이 잘한 것이 아니었다. 대구가 자멸했다. 전반 23분이었다. 대구가 평범하게 코너킥을 준비하는 장면이었다. 이 때 전남 황기욱이 쓰러졌고 김종혁 주심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여러 이야기가 오갔고 김종혁 주심은 VAR 판독을 선언했다.

리플레이 장면에는 황당한 모습이 담겨 있었다. 황기욱 옆에 몇 발자국 떨어진 홍정운이 갑자기 그에게 달려들더니 팔꿈치로 얼굴을 가격했다. 그 장면이 등장한 순간 모두가 퇴장을 직감할 수 있었다. 김종혁 주심도 짧게 VAR을 보고 홍정운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퇴장이었다.

이후 대구는 정말 힘겹게 경기를 끌고갔다. 대구 이병근 감독은 공격수로 뛰던 김진혁을 수비 자리에 배치하며 수비 공백을 메웠다. 그러다보니 대구의 최전방에서는 공중볼 경합할 선수가 없었다. 경기는 꼬여갔고 전남에 계속 실점했다. 대구의 공수 균형이 무너지니 여기저기 구멍이 등장했다.

전남은 K리그2에서도 3득점을 쉽게 하기 어려운 팀이다. 게다가 대구는 수비가 탄탄한 팀이다. 대구가 4실점을 하는 것도 믿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전남이 4득점을 한다는 것도 희귀한 상황이다. 결국 홍정운의 퇴장이 불러온 나비효과가 이런 상황을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다.

홍정운이 빠지자 남은 10명의 선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뛰었다. 세징야는 혼자 만의 힘으로 멋진 골을 만들었고 센터백 정태욱은 집중력을 다해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며 도움을 기록했다. 그토록 이리 뛰고 저리 뛰었지만 홍정운의 공백은 쉽게 메워지지 않았다.

그나마 대구는 3-3 동점을 만든 이후 후반 30분 전남 정호진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면서 수적 균형을 다시 맞출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풀 수 있는 경기를 홍정운 퇴장이라는 변수로 어렵게 만든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리고 대구는 결국 3-4로 무너졌다. 마지막까지 홍정운이 떠오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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