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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대전=김현회 기자] K리그에서 한 경기만 치른 감독의 선택은 어떤 선수였을까.

프로축구연맹은 7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1 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와 관련해 프로축구연맹 관계자의 뒷이야기가 흥미롭다. 8일 대전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1 승강 플레이오프 대전하나시티즌과 강원FC의 경기를 찾은 연맹 관계자는 하루 전 열린 K리그1 대상 시상식에 관한 뒷이야기를 전했다.

K리그 대상 시상식은 감독(30%), 주장(30%), 기자단(40%)의 득표를 더해 개인상 부문 투표가 이뤄진다. 감독과 주장은 소속팀 후보는 뽑지 못한다. 그렇다면 감독과 주장의 투표는 어떤 식으로 진행될까.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각 구단에 감독과 주장이 어떤 선수를 찍을지 공문 형식으로 전달한다”면서 “그러면 각 구단 감독과 주장이 표를 행사한 뒤 직접 서명한 공문을 스캔해 연맹으로 보낸다. 미리 연맹에서 엑셀 파일을 만들어 기다리고 있다가 입력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단의 투표는 무기명으로 진행되지만 감독과 주장의 투표는 공개된다. 연맹 관계자는 “미리 공문을 보낼 때 ‘이 투표는 누굴 찍었는지 공개된다’고 공지한다”면서 “서로 친하다고 찍어주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누가 누굴 찍었는지 알기 때문에 친하다고 막 찍어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기자단 투표는 연맹 홈페이지에서 진행되고 감독과 주장의 투표는 공문으로 받아 엑셀 파일에 붙여 넣는다. 이렇게 투표가 마감되면 곧바로 그 결과가 나온다.

감독과 주장의 투표는 37라운드가 끝나고 마감됐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기자단 투표는 K리그 38라운드 최종전이 끝나고 세 시간 뒤인 5일 밤 8시까지 진행됐다. 그러면서 독특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지난 달 16일 강원FC 감독직을 시작한 최용수 감독은 K리그에 복귀하고 한 경기만을 소화한 뒤 K리그 대상 시상식 투표에 응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달 28일 FC서울과의 경기에서 강원FC 데뷔전을 치른 최용수 감독은 K리그를 더 탐색할 시간도 없이 곧바로 투표에 임했다. 최용수 감독은 미드필드 베스트11 후보 중에 기성용에게 한 표를 던졌다.

K리그에 이제 막 돌아온 최용수 감독의 선택에 연맹 관계자들도 큰 관심을 가졌고 최고의 미드필더로는 기성용을 뽑았다는 점도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한 동안 K리그를 떠나있던 감독이 한 경기를 치른 뒤 찍은 표는 모두의 관심이었다. 연맹에서는 “감독이 공석일 경우 수석코치가 대신 투표를 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감독과 수석코치가 모두 없어서 투표권이 한 장 날아간 적이 있다. 지난 2019년 수원FC가 김대의 감독이 사퇴하고 김성근 수석코치도 연이어 사퇴하면서 수원FC는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맹 관계자는 “K리그가 종료되면 하루 이틀 안에 시상식을 마무리해야 한다”면서 “선수들이 시즌이 끝나면 곧바로 휴가를 떠나기 때문에 참석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르게 시상식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K리그 최종전이 끝나고 연맹 직원들은 곧바로 시상식 준비에 들어갔다”면서 “이틀 밤을 꼬박 새웠다. 보도자료를 준비하고 득표 현황 등을 정리해야 했다. 정신없이 보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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