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이나 부활(?)한 대전의 ‘정말 마지막 한밭 홈 경기’

ⓒ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대전=김현회 기자] 정말 한밭종합운동장의 마지막 경기가 막을 내렸다.

8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1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대전하나시티즌과 강원FC의 경기에서 홈팀 대전은 후반전에 터진 이현식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강원을 1-0으로 꺾고 승리했다. 대전은 강릉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무승부 이상을 거둘 경우 K리그1으로 승격한다.

이날 경기는 한밭종합운동장의 마지막 경기였다. 이 경기장은 내년 3월 철거된 뒤 이 자리에 새 야구장인 베이스볼드림파크가 조성될 예정이다. 대전월드컵경기장을 홈으로 사용한 대전하나시티즌은 올 시즌 후반기부터 대전월드컵경기장 잔디 보수 공사 문제로 한밭종합운동장을 임시 홈 경기장으로 쓰고 있다. 1997년부터 대전월드컵경기장 준공 전까지 홈경기장으로 사용한 이곳은 2014년 K리그1 승격의 기쁨이 깃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밭종합운동장은 1959년 대전공설운동장으로 건설됐다. 2만6천여 명 수용 규모에 천연잔디 축구장과 400m 트랙 8레인을 갖춘 제1종 육상경기장이다. 한밭종합운동장은 1979년 재건축돼 갑년 체전(제60회 전국체육대회) 주 경기장, 1988년 서울올림픽 축구경기장 등으로 사용되는 등 63년 동안 대전을 대표하는 경기시설로 자리매김하며 전국 종별육상선수권 대회 등 육상과 축구경기가 열렸다. 대전 체육계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낡고 비좁은 환경 탓에 취재진도 그리 반길 만한 경기장은 아니다. 입장과 취재 동선도 복잡하다. 화장실에는 대부분의 조명이 나가 볼 일을 보고 스마트폰 손전등을 켜야 뒷처리가 가능한 수준이다. 화장실 칸마다 손전등을 켠 이들의 불편함이 불빛을 통해 느껴졌다. 어차피 사라질 경기장이라 보수도 하지 않았다. 동선이 복잡해 바로 관중석 20m 옆에 있는 지인을 만나려면 꼬불꼬불 통로를 몇 개나 통과하고 계단을 여러 번 지나야 한다. 불편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경기 전 대전 구단 관계자는 “취재석이 협소해 호명하신 분들은 반대쪽에 마련된 취재석으로 가 주시길 바란다”면서 기자들의 이름을 호명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곳에서 새겨진 역사를 떠올리면 한밭종합운동장의 철거는 아쉽다. 대전시는 한밭종합운동장 철거를 앞두고 전국실업육상챔피언십 등 대회를 유치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무산됐다. 고별 경기를 열지 못한 대전시는 지난 달 한밭종합운동장에서 대전마라톤대회를 열며 이곳을 추억하기 위한 행사를 마무리했다. 강원FC전은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공식 경기였다. 많은 추억이 쌓인 이 경기장은 이렇게 마지막 공식 경기를 펼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한밭종합운동장의 마지막 경기는 그 동안 몇 번이나 미뤄졌다. 한밭종합운동장에서의 마지막 경기는 지난 10월 23일 FC안양전이 될 수도 있었다. 이날 대전이 안양을 3-1로 이기며 K리그2 3위를 확정짓지 못했더라면 이 경기가 한밭종합운동장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될 뻔했다. 대전은 K리그2 3위로 지난 달 3일 한밭종합운동장에서 한 경기를 더 할 수 있게 됐다. 전남과의 K리그2 준플레이오프였다. 만일 이 경기에서 패하면 그게 정말 한밭종합운동장의 마지막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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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대전은 0-0으로 비기면서 K리그2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2위팀 FC안양과의 원정 단판 승부였다. 만약 이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더라면 한밭종합운동장에서는 더 이상의 경기를 할 수 없었다. 11월 3일 전남전이 마지막 경기로 그대로 역사에 남을 뻔했다. 그런데 대전은 안양전에서 한 골을 먼저 내준 뒤 세 골을 뽑아내는 기염을 토하며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다시 한 번 한밭종합운동장이 부활(?)했다. K리그2 대표 자격으로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대전은 K리그1 11위 강원FC와 승강 플레이오프 홈 앤드 어웨이 경기를 펼친다.

최근 한밭종합운동장을 취재하러 갈 때마다 ‘이 경기가 이곳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대전은 시즌 막판 승승장구하며 한 경기, 한 경기씩 더 치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왔다. 강원FC전은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치르는 정말 마지막 경기였다. 대전이 승격을 하건 못하건 더 이상의 한밭종합운동장 홈 경기는 없다. 상황에 따라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었던 경우의 수는 이제 사라졌다. 대전은 이날 한밭종합운동장에서의 역사적인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했다. 6,171명의 많은 관중이 이날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를 앞두고 대전 구단 관계자는 “정말 한밭에서의 마지막 경기다”라면서 “그래도 정이 든 곳인데 이곳에서의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대전 내 유일한 종합운동장으로 대전시티즌 창단 첫 시즌부터 안방으로 사용된 한밭종합운동장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대전시는 한밭종합운동장을 대신할 종합운동장을 2029년 학하동 일원에 조성한다는 계획이고 대전하나시티즌은 내년 시즌부터 대전월드컵경기장으로 다시 돌아간다. 비싼 잔디를 깔고 고가의 채광기까지 구입한 대전은 월드컵경기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정말 한밭종합운동장 시대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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