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포항=홍인택 기자] 포항 김기동 감독이 고된 시즌을 마무리했다. 김 감독은 일주일 동안 휴식하고 다시 달릴 예정이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스틸러스는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FC서울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임상협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1-2 역전 패배를 당했다.

이날 포항은 중원에서 서울의 패스 길목을 잘 차단하면서 경기를 주도했지만 공격지역에서의 세밀한 플레이가 아쉬웠다. 결국 후반전 지동원의 투입과 동시에 수비 집중력이 흔들렸고 수비에 맞고 굴절되는 실점을 당하는 등 불운까지 겹치면서 서울에 패배, 9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포항스틸러스 김기동 감독 기자회견 전문.

경기 총평.

리그에서는 결과적으로 올해 쉽지 않은 거 같다. 내용은 괜찮았다. 준비한대로 잘했고 팬들도 경기를 보면서 재밌었을 거 같다. 서울도 템포를 올리고 우리도 올렸다. 결과적으론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팬들에게 결과와 상관 없이 재밌는 축구를 보여드려야 한다.

마지막 홈 경기에서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줬다면, 범석이 가는 길에 안겨줬다면 좋았을텐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내년에는 한단계 성장하는 포항스틸러스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고된 시즌을 마무리하며.

한 시즌을 돌이켜보면 나에겐 감독생활 하면서 엄청난 경험을 한 거 같다. 선수 구성과 관리, 부상자가 많이 나오고 힘들었다. 당시엔 너무 힘들었는데 지나고 나니까 내 지도자 생활에 엄청난 경험이 된 거 같다. 많은 도움이 된 거 같다.

힘든 상황들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을 떄, 선수가 이적했을 때, 골키퍼가 다쳤을 때 안정기를 걷다가 선수가 빠지고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는 게 반복되다 보니까 많이 지쳤다. 하지만 지친 가운데에서도 희망을 봤던 건 우리 베테랑 선수들이 그 어려운 시기들을 자기들이 단합하고 후배들을 이끄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힘을 얻었다. 경기에서 가장 좋았던 건 ACL 울산과의 4강전이 기억에 남는다. 선수들과 많은 기쁨을 만끽했다.

내년에 가장 보강하고 싶은 자리는? 구상해놓은 게 있는지?

올해 기회를 만들면서도 결정짓지 못한 게 많아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공격수를 알아보고 있다. 파괴력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계속 선수를 알아보고 있기 때문에 보강이 된다면 올해보단 좋아질 것이다.

쉬면서 뭘 가장 먼저 하고 싶은지?

안그래도 구단 직원이 "휴가 때 뭐하실 거냐"고 물어보더라. 그런데 "벌써 내년이 걱정된다"고 대화를 나눴다. 모르겠다. 내 직업이고 천성이 자꾸 걱정을 하고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 사람이다. 편안하게 쉬진 못할 거 같다. 일주일은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1년 동안 부모님을 한번도 못 뵀다. 바로 찾아가고 싶다. 나머진 외국인 선수 동영상을 봐야할 거 같다. 그렇게 휴가를 보낼 거 같다.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거 같다.

항상 같은 질문과 같은 얘기다. 어려움이 있었고 선수가 중간에 나가면서 힘든 상황이 있었다. 나에겐 그런 팬들의 지지가 엄청나게 힘이 됐다. 플랜카드를 걸면서도 "나와 함께 가겠다"는 걸개를 보고 힘을 얻었다. 그런 게 중간중간 힘든 상황에서 큰 에너지가 됐다. 그러면서 ACL 때도 팬들보단 가족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내가 잘하든 못하든 나쁜짓을 하든 가족은 항상 내편이다. 팬들이 내 편이었던 거 같다. 큰 힘이 됐다. 나도 그런 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팬들 눈에 맞춰서 축구를 하려고 하고 계속 준비한 거 같다. 앞으로도 내년에도 ACL은 참가하지 못하지만 다시한번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서 팬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다.

intaekd@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