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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포항=홍인택 기자] 포항 김기동 감독이 베테랑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포항스틸러스를 이끄는 김기동 감독은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1 FC서울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다른 경기보다 부담은 없었다. 그래도 마지막 경기고 범석이가 은퇴를 한다. 팬들에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안겨줘야 한다. 선수들과 좀 더 편안하고 즐겁게 경기를 했으면 한다"라며 마지막 경기 각오를 전했다.

포항은 이날 경기가 시즌 50번째 경기다. 얇은 선수층으로 대장정을 치러왔다. 이 중에는 AFC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라는 괄목할만 한 성적표도 있다. 얆은 선수층으로 시즌을 소화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혹사'를 당하는 선수도 있다. 권완규는 이날도 선발 명단에 포함됐다.

김기동 감독은 50번째 경기에 앞서 "어휴, 정말 힘들었다. 작년엔 27경기를 치르고 우리가 3위를 했다. 경기 끝나면 경기를 분석하고 선수들과 훈련을 계속 해왔다. 작년보다 선수층도 얇고 부상도 많았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권완규의 '혹사'에 대해서는 "완규가 48경기 뛰었을 거다. 경고누적으로 한 경기 못 뛰었을 거다. 진호, 광훈이도 43경기~44경기를 뛰었다. 베테랑들이 올 한해 고생했다. 인천전 때는 강제적으로 뛰게 했다. 그래도 본인이 경기에 대한 욕심이 있고 그래서 완규한테는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그랜트도 복귀를 못한다. 1년 동안 완규가 중추적인 역할을 잘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베테랑들이 많은 경기를 소화했지만 포항은 그럼에도 로테이션을 돌리지 않았다. 김 감독은 "오늘 마지막인데 선수들에게 '쉬고 싶냐'고 물어봤다. 그래도 선수들이 뛰고싶어 한다. 아무래도 선수 한 명을 보내야 하는 입장에서 기분 좋게 보내야 한다는 느낌이다. 진호는 어제 운전하다가 담 걸린 거 같은데 그래도 뛰겠다고 한다"라며 흐뭇한 미소을 지었다.

앞서 언급한 '보내야 하는 선수'는 오범석이다. 오범석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유스 출신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해 포항을 떠날 당시 잡음이 있기도 했지만 다시 포항으로 돌아와 이번 시즌 포항이 어려울 때마다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오범석을 바라보는 김기동 감독의 마음은 어떨까.

김 감독은 "나도 은퇴를 해봐서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범석이한테도 고맙다는 말을 했다. '자기가 생각하는 경기력이 안나올 때 그만두는 게 낫지 않겠냐'고 본인이 얘길 하더라. 모든 선수들은 본인이 나이가 들어도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결단을 내려줘서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마지막까지 범석이를 보낼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이어 "범석이가 팀에 돌아오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팀이 하나로 뭉친 점이 그 중 하나다. 팀이 어려웠을 때 방향을 제시했고 후배들이 잘 따라가줬다. 올해도 어려운 상황이 일어났는데 컨트롤 해줬고 구심점 역할을 해줬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도 김기동 감독의 아들 김준호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게 됐다. 선발 명단에는 김준호 대신 조재훈이 포함됐다. 김준호의 투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기 상황을 봐야한다"라고 일축한 반면 조재훈의 선발 투입에 대해 더 자세히 전했다. 김 감독은 "조재훈이 선발에 들어간 건 일단 U-22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며 "서울 강성진도 준프로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일부러 넣었다. 자존심 대결을 시킬 작정이다. 자존심 대결을 펼치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넣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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