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회] ‘최고 대우’ 이승우, 벌써부터 비난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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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이승우의 연봉에 대한 이견이 많다.

수원FC는 3일 오전 “이승우와 수원FC가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승우는 “수원FC를 통해 처음 K리그 팬들과 만날 생각에 각오가 새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팀에 빠르게 적응해 내년 시즌 수원FC가 명문구단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승우의 K리그 도전은 그 자체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함께 뛰었던 백승호가 전북현대에서 펄펄 날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승우에 대한 기대도 커질 수밖에 없다.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출신인 이승우는 2017년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2시즌 동안 43경기에서 2골 3도움을 기록했다. 완벽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이승우는 이후 벨기에 신트 트라위던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제대로 기회를 받지 못했다. 약 2년이란 시간 동안 공식 경기는 17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 시즌 포르투갈 포르티모넨세로 임대를 다녀왔지만 이곳에서도 2년간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결국 지난달 23일 신트 트라위던과의 계약을 상호 합의 하에 해지했다.

구단 국내 선수 최고 연봉, 이승우의 가치
이후 이승우는 수원FC와 접촉하며 한국행을 선택했다. 실제 취재 결과 이승우가 수원FC에서 받는 연봉은 국내 선수 최다 금액으로 확인됐다. 이승우는 수원FC로부터 1년에 약 6억 원 이상의 특급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옵션에 따라 1~2억 원 이상의 금액을 더 받을 수 있다. 수원FC 기존 국내 선수 최고 연봉이 4억 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우가 수원FC에서 받는 연봉은 국내 선수 최고 연봉이 맞다. 다만 라스나 외국인 선수 등에 비하면 부족하다. 정확한 표현으로는 ‘수원FC 국내 선수 최고 연봉’이라고 표현하는 게 옳다.

이승우가 국내 선수 최고 연봉을 받으며 수원FC에 입단할 수 있었던 건 수원시의 적극적인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 국내 선수들의 최고 연봉이 4억 원 선인 가운데 유럽 무대에서 연이은 실패를 경험한 선수에게 6억 원 이상의 큰 돈을 쓰는 건 상식에 다소 반하는 일이다. 하지만 수원시에서는 수원 출신의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해 수원삼성에 비해 인지도가 부족한 수원FC의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나가려는 의지가 강했다. 이승우 영입을 앞두고 특별 예산을 편성할 수도 있다는 말이 흘러나올 정도였다.

이승우의 고액 연봉에 대해 이견도 있다. ‘상품 가치가 있으니 그만한 연봉을 받을 수도 있다’는 측과 ‘팀 내 주급 체계를 무너트리는 일’이라는 의견이 팽팽하다. 혹시라도 이승우가 내년 시즌 부진할 경우 “저 돈으로 다른 선수를 영입했으면 더 나았을 것”이라는 말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수원FC의 이승우 영입은 다른 측면으로 바라봐야 한다. 수원시는 이승우 영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이 대형 이적을 성사시켰다. 이승우이기 때문에 가능한 영입이었다. 이승우 영입이 틀어졌다고 해 이 6억 원으로 다른 선수를 영입할 상황도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이승우 영입을 위한 시의 자금이었다. ‘이 돈으로 차라리 누굴 영입했으면’이라는 말은 앞으로도 써선 안 된다.

ⓒ수원FC

그가 수원FC를 선택해야 했던 이유는?
구단으로서는 당연히 모험을 걸어야 했다. 시에서 강력한 의지를 보였고 자금까지 마련한 상황에서 굳이 이 스타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승우가 유럽에서 연이어 실패를 거듭하며 부활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고 해도 수원FC 입장에서는 수원시가 이렇게 적극적인데 이승우를 거부할 이유는 딱히 없다. 일단 실패하더라도 몇 번 써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이승우 영입으로 벌써부터 어마어마한 파급 효과를 누리고 있다. 수원시에서는 수원삼성의 입지가 절대적인 가운데 수원FC는 이승우를 앞세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홍보 효과 등을 따져보면 그에게 전달되는 연봉이 결코 비싸다고만 볼 수는 없다.

시장이 큰 해외 축구를 보면 유니폼 광고 하나에 수십억 원을 호가한다. 그만큼의 홍보를 누리니 누가 뭐랄 것이 없다. 이승우는 이미 영입이 성사된 이후부터 막대한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고 이 자체만으로도 인지도가 부족한 수원FC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전히 수원시에는 수원삼성만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수원삼성은 삼성팀, 수원FC는 이승우팀’이라고 소개하면 이해도 쉬울 것이다. 올림픽을 할 때마다 무슨 경제학 가치를 따져 홍보 효과가 어떻고 하는 걸 믿지 않는 편이지만 이승우의 수원FC 입성은 그 자체로도 벌써부터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6억 원이 적지 않은 돈이지만 이승우의 파급력을 보니 그만한 가치가 없는 건 아니다.

이승우의 K리그 입성은 수원FC였기에 가능했다. 그의 고향이 수원이었고 시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협상에 임했다. 그가 최근 유럽 무대에서 보여준 부진한 모습 때문에 다른 구단들은 모험을 걸기가 부담스러웠지만 수원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원 출신의 스타를 모셔온다(?)는 입장에서 이해한다면 쉬울 것이다. 수원시와 구단, 이승우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는 선택이었다. 유럽에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선수에게 팀 내 최고 대우를 약속한 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일 수도 있지만 스타를 원하는 구단과 그에게 돈을 쓸 준비가 된 지자체가 있다면 이해 못할 일도 아니다.

이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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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주급 체계가 무너진다고요?
일부에서는 이승우로 인해 구단의 주급 체계가 무너진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고 이렇게 팬 목소리를 대변한 듯한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유럽 축구를 너무 많이 봤거나 FM을 너무 많이 했거나 한국 축구를 너무 모르는 내용이다. 우리나라 프로축구에서는 급여를 주급으로 주지 않고 월급으로 받는다. 급여 지급 방식도 모르면서 체계가 무너진다고 하는 건 이제 FM을 끄고 <스포츠니어스>를 켜 축구 소식을 접하는 게 어떨까 싶다. ‘주급 체계’라는 말 자체가 얼마나 한국 축구에 무지한지 보여준다. 진짜 수원FC 팬들은 기대를 하거나 지켜보자는 반응인데 인터넷에 숨어있는 ‘샤이 수원FC 팬’들이 이 팀의 ‘주급 체계’를 걱정한다. 백승호가 전북현대에 갈 때도 이승우와 비슷한 수준의 대우였다. 그런데 그 누구도 백승호의 몸값을 지적한 적이 없다.

팀 규모가 작은데 너무 큰 돈을 받았으니 주급 체계가 무너진다고? 도민구단 경남FC에 룩이라는 외국인 선수는 10억 원 가까운 연봉을 받았는데 한 것 없이 돌아갔다. 그저 이런 영입을 한 팀과 룩을 비판했지 누군가 “이렇게 실력이 부족한 선수를 영입하는데 10억 원을 쓰다니 주급 체계가 무너졌다”고 한 적은 없다. 이승우가 싫으면 싫은 건데 그렇다고 해서 그가 받는 거액의 연봉으로 마치 팀이 무너져 내릴 것처럼 묘사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그냥 싫으니까 싫다고 하자. 나도 사실 이승우가 유럽 무대에서 보여준 기량 부족과 지인들의 ‘언플’ 등으로 그를 달갑게 보는 편은 아니지만 K리그에 이런 스타가 와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응원할 것이다.

물론 이승우가 K리그에서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다른 문제다. 수원FC 내부에서도 이승우의 영입을 놓고 여러 의견이 오갔다. 이승우가 성인 무대에서 제대로 보여준 게 없다는 혹평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수원FC는 이승우와 계약서에 사인을 했고 동행을 결정했다. 이승우는 수원FC 국내 선수 중에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됐다. 부담감도 스스로 이겨내야 하고 이제는 실력으로 답해야 한다. 이슈몰이는 확실한 선수가 왔다. 다가올 시즌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승우와 백승호의 맞대결, 이승우와 수원삼성 간의 격돌 모든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승부의 연속이다. 이승우의 연봉 하나로 벌써부터 그를 비난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잘할 것이라고 응원하고 그래도 못 하면 그때 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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