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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잠실=김현회 기자] 강원FC 팬들이 잠실올림픽경기장 원정 응원석을 가득 채웠다.

28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1 FC서울과 강원FC의 경기가 열렸다. 두 팀 모두에 이 경기는 매우 중요했다. 특히나 올 시즌 11위를 기록 중인 강원은 이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승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 강원은 이 경기를 포함한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겠다는 각오로 경기를 준비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최용수 감독의 각오 역시 굳건했다.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은 매머드급 경기장이다. 약 7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날 경기장에는 6,375명의 관중이 들어찼지만 그럼에도 빈자리가 많이 눈에 띄었다. S석에 자리한 FC서울 서포터스 수호신도 대규모 응원을 펼쳤지만 워낙 경기장이 커 많은 인원이 몰려 있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육성 응원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골대 뒤 응원석이 조용한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데 원정팀 강원FC 서포터스가 상상 이상으로 경기장에 많이 왔다. 약 400여 명이 넘는 규모였다. 이들은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입장할 때 준비된 오렌지색 머플러를 펼쳐들어 조직적인 응원을 선보였다. 경기 도중에도 육성 응원을 할 수는 없지만 박수와 북소리로 선수들에게 힘을 보탰다. 클래퍼도 등장했다. 강원 홈 경기장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조직적인 대규모 응원단이었다. 이들은 원정 골대 뒤 응원석을 가득 채웠다.

강원FC가 중요한 서울 원정을 앞두고 준비한 회심의 원정 응원단이었다. 구단 측에서는 이 경기를 위해 강원도에서 출발하는 원정 응원 버스를 무려 8대나 운영했다. 이들은 경기장 입장료만 개인으로 부담하면 강원도에서 잠실까지 이 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강원FC 유소년 선수들도 함께 했고 서울에서 바로 합류한 팬들도 많았다. 강원FC 구단 직원들 역시 대거 원정 응원석으로 가 응원전에 동참했다. 최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본 가장 많은 규모의 원정 응원단이었다.

구단에서는 원정 버스를 무료로 응원하는 혜택 외에도 특별 머플러를 제작해 원정 응원단에게 무료로 배포했다. 강원 원정 팬들은 선수들이 입장할 때 이 머플러를 일제히 펴 장관을 연출했다. 이 머플러에도 특별한 사연이 있다. 이 머플러는 강원의 상징인 오렌지색으로 제작됐고 머플러 뒷면에는 사자성어가 써 있었다. ‘우수천석(雨垂穿石)’이라는 사자성어였다. ‘떨어지는 빗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말로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도 적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다보면 해결되지 않는 일이 없다는 뜻이었다.

이 사자성어는 최근 강원 수비수 신세계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귀였다. 강등을 필사적으로 막아내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긴 글귀였다. 강원 팬들은 신세계가 이 사자성어를 SNS에 올리고 바로 다음 경기에서 이 사자성어를 현수막으로 제작해 내걸었다. 이때부터 ‘우수천석’은 강원 선수들과 팬들에게는 의지를 표현하는 상징적인 문구가 됐다. 구단에서는 원정 응원단을 위해 특별 제작한 머플러 뒷면에 이 글귀를 새겨 넣어 의미를 더했다. 400여 명에 이르는 강원FC 팬들은 광활한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의 한쪽을 가득 채운채 선수들에게 힘을 보탰다.

하지만 결국 이 경기에서 강원은 0-0으로 비기면서 11위가 확정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대전하나시티즌과 두 차례 경기를 통해 피 말리는 승부를 펼쳐야 한다. FC서울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승강 플레이오프가 확정된 뒤에도 멀리까지 응원을 온 강원 팬들은 고개 숙인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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