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통역사가 벤치 아닌 관중석에서 편하게 경기 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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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인천=홍인택 기자] 생존을 확정한 두 팀이 경기를 치렀다. 인천의 한 관계자는 “이벤트 경기 같다”라며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2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는 인천유나이티드와 포항스틸러스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파이널B 그룹 4차전 경기가 열렸다. 두 팀 모두 생존을 확정한 상황이라 큰 긴장감은 없었다. 포항스틸러스는 AFC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여파로 신인들에게 대거 기회를 줬고 인천은 이번 시즌 마지막 홈 경기이기에 가장 강력한 선발 명단을 꾸리고 나왔다.

특히 포항은 그동안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흥미로운 점은 포항 선발 명단에 과거 인천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점이다. 남준재와 트레이드 되어 팀에 합류한 상황에서도 인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호남을 비롯해 군 복무를 마치자마자 포항에서 선발 기회를 잡은 김용환, 그리고 김성주까지 포항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가 열리기 전 양 팀의 선발명단을 확인한 한 인천 관계자는 “이벤트 경기 같다. 포항에도 인천에서 뛴 선수들이 엄청 많더라”라며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해당 관계자에게 “행복 축구를 하고 있지 않느냐”라는 농담 섞인 질문을 던지니 환하게 웃으면서 “행복 축구다. 안심 축구다”라며 맞장구를 쳐줬다.

다른 흥미로운 인물도 눈에 띄었다. 예전 안데르센 전 인천 감독이 인천에서 지휘봉을 잡았을 때 통역을 맡았던 기지용 통역도 이번엔 포항 트레이닝복을 입고 코치들과 함께 자리를 잡았다. 기지용 통역은 인천과 제주 등을 거쳐 현재 포항에서 일하고 있다. 기지용 통역은 “인천은 언제나 특별한 곳”이라며 “오늘은 외국인 선수들도 없어서 위로 올라왔다”라고 말한 뒤 AFC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다녀온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다만 감독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김기동 감독은 신인 선수들과 그동안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프로라면 부담은 있겠지만 핑계가 될 순 없다”라고 강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조성환 감독 또한 “언제까지 생존을 목표로 하는 팀이 될 수는 없다”라며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특히 조성환 감독은 경기 전 각오를 전할 때부터 비장한 마음으로 임했다. 이유는 오랜만에 경기장에 찾아온 팬들 때문이다. 조 감독은 “이번 시즌 부분 관중 입장, 무관중이 이어지다가 이번에 마지막 홈 경기를 앞두고 많은 팬분들이 오신다”라면서 “팬들에게 반드시 기분 좋은 승리를 선물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두 팀의 경기는 득점은 없었지만 역동적인 경기였다. 마지막 득점 기회에서 아쉬운 장면들이 많이 나왔다. 인천의 경우는 경기력 측면에서 아쉬운 장면들이 많았다. 그래도 경기장을 찾은 인천 팬들은 뜨거운 박수와 상황에 따른 반응으로 경기장을 들썩였다. 경기를 마친 후 김호남과 김용환, 김성주는 인천 팬들에게도 인사를 잊지 않았다.

경기 후 김기동 감독은 만족했고 조성환 감독은 부진한 경기력에 고민을 잔뜩 안고 가는 경기였다. 하지만 두 팀 모두 강등과는 거리가 멀었던 경기였다. 두 팀 모두 나름대로의 소득도 있다. 인천과 포항의 경기는 이렇게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intaekd@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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