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없는 빅버드, N석엔 전북팬-S석엔 서울 유니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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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수원=홍인택 기자]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이색적인 장면들이 펼쳐졌다.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1 파이널A 그룹 3차전 수원FC와 전북현대의 경기가 펼쳐졌다. 전북현대는 1위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수원FC는 최근 거둔 4연패를 끊기 위해 노력했다.

이날 경기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수원삼성이 홈으로 쓰는 경기장이다. 이번 시즌 하반기 수원FC가 쓰는 홈 구장인 수원종합운동장이 잔디보수 공사에 들어가면서 한시적으로 수원월드컵경기장을 공유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수원FC는 수원삼성 측을 최대한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함께 홈 경기장을 공유하지만 엄연히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수원삼성의 홈이다. 이 때문에 수원FC는 홈팀이 주로 쓰는 응원석인 북측 좌석(N석) 대신 남측 좌석(S석)을 홈팀 응원석으로 지정하고 홈 경기가 펼쳐질 때마다 홈 서포터즈를 S석으로 안내했다.

다만 이 때문에 묘한 장면이 펼쳐진다. 수원삼성이 늘 홈팀 응원석으로 쓰던 N석에 다른 팀 팬들이 찾아와 응원을 펼치게 된다. 무관중일 때는 크게 상관이 없었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1월부터 원정석 출입을 허용했다. 수원FC는 지난 대구FC와의 경기에서도 원정 응원을 위해 찾아온 대구팬들에게 좌석을 열었다. 대구 팬들은 수원월드컵경기장 북쪽에서 허용된 범위의 뜨거운 응원을 펼쳤다.

문제는 이번 전북현대와의 경기다. 대구FC처럼 전북현대 팬들도 수원월드컵경기장 북쪽 응원석에 대거 자리를 잡았다. 수원삼성 팬들이 끔찍히 싫어하는 전북현대 팬들이 안방에 자리를 잡고 전북 응원 걸개를 걸며 전북 선수들을 뜨겁게 응원하게 됐다. 수원삼성은 이날 대구 원정을 떠났다. 전반 킥오프 시간이 다소 차이가 있기에 수원삼성 팬들도 중계를 통해 이 장면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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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팬들로서는 팀과 선수들을 응원하는 게 당연하다. 전북 팬들은 늘 하던대로 응원을 펼쳤을 뿐이다. 하지만 수원삼성 팬들로서는 심기가 불편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응원 걸개 또한 있었다. 바로 ‘전북의 백승호’라는 간결한 걸개다. 백승호는 전북 이적 과정에서 수원삼성 측과 많은 갈등을 겪었다. 해당 문구엔 오로지 백승호를 응원하는 마음이 담겨있으나 이 걸개가 수원삼성의 홈 경기장에 걸렸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다.

또한 S석에도 흥미로운 유니폼이 걸려있다. 한승규를 응원하는 팬들이 걸어놓은 것으로 보이는 한승규의 유니폼이다. 한승규의 원 소속팀은 전북이지만 녹색의 한승규 유니폼은 걸려있지 않았다. 대신 한승규가 임대를 통해 거쳐간 FC서울의 유니폼, 그리고 수원FC의 유니폼이 걸려있다.

한편 이를 지켜보는 이날 경기 홈 주최 측 수원FC 관계자는 관련 질문에 곤란한 듯 “허허”하고 웃을 뿐 그 어떤 코멘트도 하지 않았다. 수원삼성 없는 수원삼성의 홈 경기장에 녹색 전사들과 FC서울 유니폼이 걸려있는 장면이 동시에 연출되는 혼돈의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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