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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수원=김현회 기자] 수원FC 서포터스가 임시 홈 경기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N석이 아닌 S석을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원FC는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광주FC와의 홈 경기에서 1-3으로 완패했다. 수원FC는 엄지성과 이희균, 엄원상에게 연속골을 내준 뒤 정재용이 한 골을 만회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로써 수원FC는 최근 세 경기 연속 무승(1무 2패)을 이어가게 됐다. 수원FC는 12승 9무 12패 승점 45점을 유지하게 됐고 파이널A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는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무관중 경기로 열리던 수도권 지역 경기가 제한적 관중 입장이 허용된 이후 열리는 첫 경기였다. 정부는 실내 스포츠는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경기장 수용 규모의 최대 20%, 실외 경기는 수용 규모의 최대 30%의 관중 입장을 허용할 수 있도록 했고 프로축구연맹은 백신 접종 2주 경과자에 한해서 수도권 경기에도 관중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수원FC 서포터스는 골대 뒤에서 열심히 북을 치며 응원했다.

수원FC는 수원종합운동장의 잔디 보수 공사 문제로 후반기 들어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임시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처음으로 관중을 받았다. 수원FC 관계자는 “우리 구단이 가족 단위의 관중이 많은 편인데 아직 학생들은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못해 경기장에 올 수가 없었다”면서 “그러다보니 아직은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기에는 무리가 있다. 11월이 되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 지금보다는 더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수원FC 팬들은 홈 응원석인 N석이 아니라 원정 응원석인 S석에서 응원을 진행했다. 앞으로도 이들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임시로 열리는 홈 경기에 관중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S석에서 쭉 응원을 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수원FC 관계자는 “N석은 수원삼성이 오래 자리를 지켜온 곳”이라면서 “우리는 원래 이 곳을 홈으로 쓰는 수원삼성 팬들을 존중한다. 그래서 N석이 아닌 S석에 자리를 잡게 됐다”고 전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빅버드’라는 애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수원삼성은 홈 경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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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날 수원삼성도 적지에서 대구FC를 2-0으로 제압하면서 파이널A에 진출하게 됐다. 구단 창단 이후 최초로 파이널A에 진입한 수원FC와 수원삼성은 올 시즌 수원더비를 한 번 더 치르게 됐다. 수원FC와 수원삼성은 나란히 12승 9무 12패 승점 45점을 기록하며 각각 4위와 6위에 올랐다. 수원FC가 45골을 넣어 41골을 넣은 수원삼성을 다득점에서 앞섰다. 수원FC와 제주유나이티드, 수원삼성은 나란히 같은 승점으로 4위부터 6위를 기록했다.

수원FC와 수원삼성이 나란히 파이널A 진출을 확정지은 가운데 이 두 팀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올 시즌 한 번의 경기를 더 치른다. 아직 프로축구연맹이 일정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순위가 상위인 구단이 하위인 구단을 상대로 홈 경기를 배정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FC와 수원삼성이 경기를 펼칠 때 수원FC가 홈 경기 지위를 획득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빅버드’의 오랜 주인인 수원삼성으로서는 홈 팀 라커와 벤치, N석 등을 수원FC에 내줘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펼쳐진다.

하지만 수원FC는 혹시라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삼성과 홈 경기를 치르더라도 모든 선택권을 수원삼성에 맡길 계획이다. 수원FC 관계자는 “우리는 이곳을 임시로 쓰고 있다”라면서 “일단 우리는 남은 경기를 N석이 아닌 S석에서 응원하기로 결정했고 라커와 벤치 등은 수원삼성의 선택에 따르는 게 예의다. 우리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홈 경기를 치를 때는 홈 팀 라커를 쓰고 있지만 상대가 수원삼성이라면 우리가 홈 경기 지위를 얻더라도 원정 팀 라커를 쓰는 게 맞다고 본다”고 전했다.

수원FC는 ‘빅버드’의 주인 수원삼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있다. 이날 S석에 자리한 수원FC 서포터스는 ‘내셔널리그, K리그2, K리그1 이제는 아시아로!’라는 걸개를 내걸고 열심히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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