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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대전=김현회 기자] FC안양 ‘전설의 1군’이 실현됐지만 그들은 웃지 못했다.

FC안양은 23일 대전한밭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1 대전하나시티즌과의 원정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이날 안양은 마사에게 두 골을 허용하고 이현식에게도 한 골을 내준 뒤 후반 김경중이 한 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이날 무승부만 거둬도 남은 한 경기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안양은 다음 경기 결과에 따라 3위까지 내려 앉을 수도 있다.

이날 경기에서 안양 이우형 감독은 김경중과 아코스티, 조나탄 등 세 명의 선수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전략을 썼다. 이 셋은 올 시즌 안양을 2위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선수들이다. 조나탄은 26경기에 나와 13골 1도움을 기록 중이고 김경중은 24경기 5골 4도움, 아코스티는 13경기 3골 1도움을 올렸다. 이 셋이 합작한 골만 해도 올 시즌 21골이다. 안양의 올 시즌 득점이 46점이니 이 셋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셋은 올 시즌 스리톱으로 동시에 출격한 적이 거의 없다. 지난 6월 20일 FC안양이 부산 원정에서 부산아이파크를 5-4로 제압했을 때 딱 한 번 가동된 조합이다. 그것도 후반 막판 잠깐 가동됐던 조합이었다. 당시 안양은 조나이 선발로 출장했고 전반 25분 최민서 대신 김경중이 투입됐다. 그리고 후반 33분 심동운 대신 아코스티가 출장하면서 이 스리톱이 완성됐다.

이날 이 스리톱은 딱 12분 가동됐다. 놀라운 건 후반 19분 교체 투입된 김경중의 도움을 받아 조나탄이 골을 넣었고 후반 종료 직전에는 김경중의 어시스트로 아코스티가 득점했다는 점이다. 이 세 명이 모이면 더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것도 이날 보여준 삼총사의 활약 때문이었다. 김경중과 아코스티가 측면을 돌파한 뒤 조나탄이 마무리하는 모습은 안양 팬이라면 누구나 그려왔던 장면이었다.

올 시즌 이 셋의 활약은 훌륭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 셋이 한 자리에 모일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다. 시즌 초반에는 아코스티가 부상으로 뛰지 못했고 그가 복귀할 때쯤 김경중이 부상을 입었다. 이 와중에 조나탄은 코스타리카 대표팀 차출과 자가격리 등으로 팀을 떠나 있어야 했다. 지난 3월 개막해 정규리그를 딱 두 경기 남은 이날 대전전이 돼서야 이 세 명이 동시에 선발로 나서는 ‘꿈의 조합’이 실현됐다. 안양 팬들은 이 셋이 대전과의 경기에서 나란히 선발로 나서자 ‘전설의 1군이 출동한다’고 기대했다. 이우형 감독도 늘 기다렸던 조합이다.

하지만 이날 ‘전설의 1군’ 혹은 ‘전설의 스리톱’은 그다지 인상 깊은 활약을 남기지 못했다. 세 골을 허용한 뒤 김경중이 한 골을 만회했지만 이 세 명의 선수들이 유기적인 호흡을 선보이며 대전 골문을 위협하는 장면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이우형 감독은 후반 30분 조나탄을 대신해 하남을 투입했고 김경중-조나탄-아코스티로 이어지는 이 스리톱은 이날 75분 동안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안양 관계자는 “우리도 궁금했던 이 조합이 이제야 이뤄지게 됐다”면서 “오늘 패했지만 그래도 이 조합이 실현된 만큼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활약을 기대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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