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 너머 왼쪽 구역은 대전 팬들을 위한 곳이다.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대전=김현회 기자] 대전 팬들과 안양 관계자들이 일촉즉발의 상황을 연출했다.

대전은 23일 한밭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1 FC안양과의 홈 경기에서 마사의 두 골과 이현식의 한 골을 보태 김경중이 한 골을 만회한 안양에 3-1 완승을 거뒀다. 이 경기 승리로 대전은 승점 58점을 기록하며 2위 안양을 승점 1점차로 추격하게 됐다. 마지막 라운드 경남FC와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하고 FC안양과 부천FC의 경기 결과에 따라 2위까지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안양으로서는 무승부만 거둬도 2위를 확정짓는 상황에서 마지막 경기까지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이날 경기 도중 양 팀이 관중석에서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다. 전반 5분 정회수 주심이 VAR 판독 끝에 FC안양의 파울과 함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닐손주니어가 파투를 밀었다는 판정이었다. 이를 마사가 침착하게 차 넣으면서 대전이 1-0으로 앞서 나갔다. 실점 이후 안양 벤치에서는 이우형 감독이 직접 심판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후 관중석에서 양 측이 충돌했다. 본부석에서 안양 엠블럼을 단 옷을 입은 이들이 심판평가관을 향해 “저게 어떻게 파울이냐”, “그 전에 오프사이드였어야 한다”고 외치자 이 소리가 철창을 사이에 두고 있던 대전 팬들에게까지 전달됐다. 대전 팬들은 “원정팬들이 와서 원정팀을 응원하고 있다”면서 “당장 나가라”라고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안양 엠블럼을 단 옷을 입은 이들은 대전 팬이 아닌 심판평가관 쪽을 향해서만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창 오른쪽은 안양 관계자들을 비롯한 이들이 앉는 구역이다. ⓒ스포츠니어스

결국 안전 요원이 출동했고 대전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상황을 수습했다. K리그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원정 팬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원정 팬들이 경기장에 입장해 원정팀을 응원하는 구호를 외치거나 유니폼, MD 상품 등만 노출시켜도 퇴장 조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충돌은 좀 달랐다. 안양 엠블럼을 단 옷을 입은 이들은 원정 팬이 아니라 안양 관계자들이었다. 이들은 안양의 코치 및 사무국 직원, 전력분석관 등이었다. 이들은 안양 엠블럼을 단 옷을 입고도 원정 경기장에 출입이 가능했지만 육성으로 판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까지 허용되지는 않는다.

페널티킥 상황 이후 안양 관계자들이 그라운드를 향해 판정에 불만을 나타내자 이에 발끈한 대전 팬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벌어진 소동이었다. 동선이 철저히 분리된 월드컵 경기장 등 최신식 구장이 아니라 철창을 하나 두고 나뉘어진 경기장 내 환경도 이들의 충돌 원인이 됐다. 이후 안양 프런트에서는 “원정에 왔으니 자중하자”고 했고 사과의 뜻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팬들도 안전 요원의 설명을 들은 뒤 “우리가 먼저 도발할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는 양 팀의 올 시즌 정규리그 중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 안양은 무승부만 거둬도 남은 한 경기에 상관없이 2위를 확정지을 수 있었고 대전은 안양을 반드시 잡아야 마지막 경기에서 실낱 같은 2위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중요한 승부에서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양 측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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