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전주=조성룡 기자] 홈팀이 아니다. A팀이다.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챔피언스리그(ACL) 4강전 울산현대와 포항스틸러스는 경기 시작 전부터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전주에서 처음으로 동해안더비가 열리는 만큼 축구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잠시 후 경기가 시작되면 더 많은 소식이 전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날 무엇보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전주성에서 동해안더비가 열린다는 점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ACL 8강과 4강 개최지로 전주시를 신청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가능해진 시나리오다. 여기에 울산이 전주성을 홈 구장으로 쓰는 전북을 꺾으면서 동해안더비가 완성됐다.

울산과 포항의 경기에서 홈팀의 역할을 하는 것은 울산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울산 팬들은 이날 전주성 N석에서 응원을 진행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경기 표기 등 제법 많은 부분에서 울산이 홈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이 아닌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홈 같은 기분이 드는 셈이다.

농담 삼아 울산 구단 관계자에게 "전주에서 홈 경기를 하는 기분이 어떤가"라고 물었더니 구단 관계자는 웃으면서 "우리는 홈팀이 아니다. A팀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AFC에서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번 ACL 4강전은 중립 경기다. 따라서 홈과 원정을 구분하지 않는 대신 A팀과 B팀이라고 표기한다는 것이다.

다만 홈팀처럼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은 있다. 경기 진행 프로토콜에서 A팀이 홈팀의 것을 따라가고 B팀이 원정과 같다. 하지만 엄연히 중립경기기 때문에 ACL에서는 홈과 원정이라는 구분을 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울산이 홈팀 대신 자신들을 A팀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AFC는 ACL 8강전과 4강전에서 중립경기라는 점을 유독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강전에서도 AFC 측은 중립경기에 맞는 경기장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 톤까지도 신경쓴 것으로 전해졌다. 어쨌든 이날 경기에서 울산 팬들은 전북 M.G.B.가 자리하던 곳에서 응원할 예정이지만 '홈팀 팬'이 아닌 'A팀 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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